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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제빵왕’에서 ‘프랜차이즈 제왕’으로
‘제빵왕’에서 ‘프랜차이즈 제왕’으로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5.03.24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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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허영인 SPC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업계에서 ‘프랜차이즈 왕’으로 불린다.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커피전문점인 파스쿠찌와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베스킨라빈스, 도너츠 브랜드인 던킨도너츠 등 내로라 하는 굴지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가맹점 수만 전국에 걸쳐 6000개가 넘는다. 아버지 허창성 회장으로부터 ‘샤니’를 물려받아, 형인 허영선 회장에게서 ‘삼립식품’을 인수했고, 해외에서도 특유의 사업 감각을 내세우며 힘찬 도약을 하고 있는 그의 경영 노하우를 살펴본다.
 

‘제빵왕 김탁구.’ 지난 2010년 방영된 이 드라마는 시청률 30% 이상의 호응을 얻으며 빅히트를 친 프로그램이었다. 이 드라마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SPC그룹 허영인 회장에 대한 평가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평가와 비슷하다. 물론 드라마는 픽션일 뿐 시대적 배경도 다르고 인물 간 대립이나 설정도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빵왕 김탁구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은 허영인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거의 고사한 제빵업계를 살려내고 기업화를 주도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영인 회장은 드라마 주인공처럼 ‘제빵왕’이다. 동네빵집이었던 ‘상미당’에서 출발한 가업을 물려받아 연매출 4조원이 넘는 SPC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허 회장은 국내 어느 재벌회장이 부럽지 않은 부자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4월 ‘올해의 한국 50대 부자’를 공개한 것에 따르면 허 회장은 자산 10억 달러(약 1조240억 원)를 넘어서며 27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자산이 지난해보다 무려 75%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례해 그의 재산도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1년 새 자산 75% '껑충‘…한국 50대 부자 중 27위 올라

허 회장이 프랜차이즈 왕국을 이룩하게 된 원동력은 우선 ‘빵에 대한 열정’에서 찾을 수 있다. 허 회장이 맛있는 빵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1981년 33세의 나이에 미국에 건너가 제빵학교에 다닌 일화는 유명하다. 허 회장은 지금도 신제품을 내놓기에 앞서 미리 시식하고 출시를 최종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경영 마인드뿐만 아니라 엔지니어처럼 기술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가 미국 캔자스시티에 있는 AIB(American Institute of Baking)에 가서 1년6개월 동안 제빵학교를 다닌 것도 이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허 회장이 스스로 키워온 전문성이 오늘의 그를 만든 원동력이다. 허 회장은 학창시절에도 밤마다 제빵공장을 직접 찾아가 공정 하나하나를 모두 살펴보곤 했다. 대학 입학 후 아버지 허창성 회장을 졸라 중고 트럭을 구입해 빵이 맛있다는 곳을 찾아다녔다는 일화도 있다.
허영인 회장이 2002년 형으로부터 모태기업인 삼립식품을 인수하자 아버지 허창성 회장으로부터 “너는 어렸을 때부터 빵을 좋아했으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빵에 대한 열정이 일찍이 남달랐다.
허 회장에게 이런 열정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일에 관해서는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끈기’를 가지고 있다.
이런 허 회장의 물러나지 않는 기질은 ‘샤니’를 맡은 후 주력상품인 식빵생산을 자동화했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가혹한 근무환경으로 이직률이 가장 높고 1인당 생산성도 떨어졌던 식빵 2차 발효실의 자동화를 추진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모두 그가 실패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그는 설비투자를 강행해 6개월 만에 2차 발효실 자동화시스템 가동에 성공했다.
허 회장의 ‘빵에 대한 열정’과 ‘사업에 대한 끈기’는 결국 ‘품질 고급화’로 이어졌다. 허 회장은 미국 유학 후 제빵업계 최초로 정부 공인 식품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품질 고급화에 주력했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계시장에서 치밀한 현지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품질경영과 글로벌경영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매장별 주력제품?매출 꿰뚫는 꼼꼼한 ‘현장경영’

허영인 회장이 ‘프랜차이즈의 왕’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열정과 끈기, 품질이었다면 연 매출 4조원대의 SPC그룹을 이끌어 가는 경영 노하우는 ‘현장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지금도 현장을 강조한다. SPC그룹의 한 관계자는 “허 회장은 주말마다 브랜드와 지역별 프랜차이즈 매장을 둘러본다”고 말했다. 허 회장이 매장별 주력제품과 매출을 모두 꿰고 있어 임직원들이 실적을 보고할 때면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허 회장이 가업을 이어받아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가를 알 수 있다.
허 회장의 가업은 ‘상미당’에서 출발했다. 아버지 허창성 회장은 서울 을지로 4가에 있던 상미당이란 작은 빵집에서 출발해 빵사업을 일궜다. 허창성 회장은 1963년 서울 신대방동에 공장을 세워 공장빵 생산에 주력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게 바로 ‘크림빵’이다. 1964년부터 생산된 크림빵은 2012년까지 16억 개나 팔렸고 오늘의 SPC그룹을 만들어준 스테디셀러인 셈이다.
상미당은 공장빵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과정에서 회사 이름을 삼립산업제과(1959년)에서 삼립산업제과공사(1961년)로 바꿨다. 이어 삼립산업제빵공사(1966년)를 거쳐 삼립식품공업(1968)에 이르게 된다. 삼립식품공업은 주한미군에 빵을 납품하는 군납업체로 이름을 올리며 빠르게 성장했다.
삼립식품은 1960년대 후반부터 고려당과 태극당, 뉴욕제과 등 새로운 경쟁자들의 도전에 직면했다. 경쟁회사들은 경제개발로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공장 빵보다 맛있고 질 좋은 고급 빵을 찾는 것을 주목하고 시장을 파고들었다.
이에 따라 허창성 회장도 1972년 케이크 등 고급 빵을 생산하는 한국인터내셔날식품(현 샤니)을 세웠다. 직영 판매점인 ‘샤니의 집’을 세우는 등 샤니를 통해 고급 베이커리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후 허창성 회장은 장남 허영선 회장에게 삼립식품을, 차남 허영인 회장에게 샤니를 물려줬다.

 

‘샤니’ 물려 받아 9년 만에 시장 선도

 
허영인 회장은 1983년 물려받은 샤니를 기반으로 제빵왕국을 세우기 시작했다. 허 회장은 소비자 취향이 고급화되자 기존의 공장 빵만으로 시장을 넓히기 힘들다고 보고 1984년 ‘후레쉬나’라는 베이커리 점포를 열었다. 후레쉬나는 지금의 파리바게뜨처럼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구워 팔며 신선한 이미지로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허 회장이 사업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1986년 서울 반포동에 처음 문을 연 파리크라상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파리크라상은 프랑스풍의 정통 고급 빵을 즉석에서 구워내 판매한다는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다.
그는 1988년 파리크라상의 프랜차이즈 사업인 파리바게뜨 브랜드를 만들어 가맹점사업을 시작했다. 허 회장이 가맹점 사업에 뛰어들 무렵 업계 1위는 크라운 베이커리였다. 허 회장은 크라운 베이커리의 생크림 케이크를 벤치마킹한 뒤 매장에서 빵을 직접 굽는 베이크 오프 방식을 홍보수단으로 삼았다.
허 회장은 사업 9년 만인 1997년 업계 1위에 올랐다. 당시 파리바게뜨의 가맹점 수는 600여 개로 프랜차이즈 업계 최다였다. 허 회장은 고려당과 신라명과, 크라운베이커리 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제과점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를 독보적인 1위로 올려놓았다.
그는 국내 외식사업이 다변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허 회장은 1985년 미국의 던킨그룹과 손잡고 비알코리아를 세웠다. 허 회장은 1988년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를 프랜차이즈사업으로 도입해 성공시켰다. 던킨그룹은 허 회장이 배스킨라빈스를 성공적으로 경영한 것을 보고 1993년 던킨도너츠의 국내 사업을 위탁했다.
그가 본업과 새로운 사업에서 승승장구했지만 형인 허영선 삼립식품 회장은 제과점업계에 밀려 입지가 점점 좁아졌다. 허영선 회장은 본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콘도와 음료사업, 패스트푸드사업, 유선방송사업 등으로 다각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1997년 5월 어음 3억 원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를 낸 뒤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허영인 회장은 2002년 삼립식품을 901억원에 인수하며 모기업을 위기에서 구했다. 그가 형과 분리경영을 한지 20년 만의 일이다. 허영인 회장은 늘어난 계열사를 관리하기 위해 2004년 SPC그룹을 만들었다.

中·美로 달려 가는 파리바게뜨
        해외서도 ‘SPC 신화’ 재현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출점규제로 국내 사업이 정체위기에 직면하자 해외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허 회장의 해외사업 성패는 수익성을 얼마나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SPC그룹 간판인 파리바게뜨는 최근 미국 동부 보스턴과 서부 밀피타스에 2개의 매장을 새로 열었다. 이로써 파리바게뜨의 해외 매장 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총 176개로 늘었다.
SPC그룹은 10여 년 전부터 해외에 진출했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첫 해외매장을 열었다. 파리바게뜨는 2012년 8월 중국에서 100호점을 돌파했고 현재 12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SPC그룹이 중국 다음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2002년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2005년 10월 로스앤젤레스 한인 타운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었다. SPC그룹은 주로 한인상권 지역에 신규점을 열며 교민들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다. 지난해 10월부터 뉴욕 맨해튼에 진출하며 현지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재 미국 매장 수는 35개다.
SPC그룹이 해외진출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본격적인 해외공략은 2012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1년 동안에만 39개의 해외점포를 새로 열었다.
허영인 회장은 2012년 신년사에서 “올해를 해외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SPC그룹은 지난 2012년 3월 ‘2020 글로벌 비전’을 발표했다. 오는 2020년 해외 60개국에 매장 3000개를 열어 해외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었다. SPC그룹은 제품의 신선함을 내세운 마케팅과 고품질화, 다양화, 철저한 현지화를 핵심전략으로 선정했다.
허 회장이 해외사업에 힘쓰는 까닭은 국내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 32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파리바게뜨가 지난해 3월 이후 국내에 새로 연 매장 수는 29개에 불과하다. 신규점포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매출 성장률도 하락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의 2010년과 2011년 매출 증가율은 각각 31.1%와 19.9%로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2012년 3.2%로 성장세가 꺾인데 이어 지난해 1.6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적부진이 이어지자 SPC그룹은 5월 30일 조상호 SPC그룹 총괄사장을 파리크라상 대표로 복귀시켰다. 지난해 3월부터 파리크라상 대표를 맡았던 정태수 부사장은 실적부진에 책임을 지고 취임 1년 3개월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허 회장의 국내 사업이 정체에 빠진 이유는 내수시장의 오랜 침체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정부 규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4월 파리바게뜨 등 제빵 프랜차이즈 업체가 기존 가맹점으로부터 500미터 이내에 신규매장을 열 수 없도록 규제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발표했다. 동반성장위원회도 지난해 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제과업종을 포함시키며 2016년 2월 말까지 중소 제과점 500미터 이내에 신규점을 열지 못하게 제한했다.
SPC그룹은 정부규제 때문에 국내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심지어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SPC그룹 본사 사옥에도 파리바게뜨를 열지 못하고 있다. 500미터 이내에 기존 파리바게뜨 가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이 2012년부터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5월 21일 공정위가 거래제한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히며 다소 숨통이 트이는 듯 했다. 하지만 여전히 동반성장위 규제가 남아 있고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국내 사업을 벌이기도 어렵다. 결국 해외사업은 허 회장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허 회장이 공을 들인 해외사업은 최근 상당히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매장을 진출시킨 중국시장의 매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중국법인인 베이징SPC공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59억9132만원으로 2012년보다 13% 늘었다. 상해SPC공사의 경우 507억6530만원을 기록해 무려 20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낮은 수익성 문제는 허 회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중국법인인 북경SPC공사와 상해SPC공사는 지난해 각각 14억7000만원과 4억40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2006년부터 8년째 이어진 적자행진 탈출에 실패했다. 미국법인의 경우 1억4000만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2012년 16억 원의 순이익에 비해 91%나 줄어든 액수였다.
전문가들은 파리바게뜨의 해외매장들이 가맹형태가 아닌 직영점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중국 7개 지점을 제외하고 모두 직영점 형태로 운영 중이다.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파리크라상 구원 할까?

지난 5월 말, 정태수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겸 SPC그룹 대외협력실장이 실적부진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취임 1년 3개월만이다. 외부인사 영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빈자리는 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조상호 SPC그룹 총괄사장이 채우게 됐다.
SPC그룹의 파리크라상은 조상호 SPC그룹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6월 2일 밝혔다. 조 사장은 1999년 SPC그룹에 들어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파리크라상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6년 만의 복귀인 셈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그룹의 총괄사장과 비알코리아 대표를 겸직해 오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크라상이 대내외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경험이 많은 조상호 사장이 경영을 맡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태수 전 대표는 5월 말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실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010년 SPC그룹에 영입됐다. 이후 지난해 3월 위기의 파리크라상을 구할 구원투수로 투입됐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컨설팅전문가로서 제빵업과 제과업 등에 대한 업무이해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의 핵심 계열사다.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 3월 기준으로 국내에 직영점 154개, 가맹점 3504개를 두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 등 4개국에 총 173개 점포를 두는 등 글로벌 진출에도 한창이다. SPC그룹 전체에서 파리크라상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0%가 넘는다.
정태수 전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파리바게뜨는 2012년부터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 신규출점 거리제한에 걸려 사실상 점포확대가 불가능했다. 매년 두 자릿수를 이어오던 매출성장률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었다.
2009년 27.9%, 2010년 31.1%, 2011년 19.9%로 압도적인 성장을 이어왔던 파리바게뜨는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2년 성장률이 3.2%로 떨어졌다.
당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급변한 경영환경에 따라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2010년 영입한 컨설팅전문가 정 전 대표에게 파리크라상을 맡겼다.
정 전 대표는 연세대 행정학과와 스위스 IMD경영대학원을 나와 1978년부터 12년 간 IBM에서 근무했다. 이후 외국계 컨설팅회사인 아서디리틀(ADL) 한국지사장을 지냈다. 2004년 KT로 자리를 옮겨 전략투자실장, 서비스개발본부장(전무) 등을 거쳐 2010년 SPC그룹 계열사인 비알코리아 총괄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정 전 대표는 취임 첫 해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파리크라상의 영업이익은 6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9% 신장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1조65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6% 성장에 그쳤다. 파리크라상 사상 최저 성장률이다.
이에 반해 경쟁사인 CJ푸드빌은 2012년, 2013년 매출 성장률이 7.5%, 10.8%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 전 대표가 스스로 물러났지만 사실상 경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새롭게 대표이사가 된 조 사장은 그룹 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99년 파리크라상으로 영입된 뒤 파리크라상, 샤니, 삼립식품 등의 대표이사를 지내며 SPC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SPC그룹 관계자는 “조 사장은 그룹 내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경영자”이라며 “조 사장이 파리크라상 후임 대표를 맡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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