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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7 19:47 (수) 기사제보 구독신청
Conviction<믿음>, Conversation<소통>, Challenge<도전>
Conviction<믿음>, Conversation<소통>, Challenge<도전>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3.12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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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3C 리더십

울리 슈틸리케(61)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리더십이 화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홍명보 전 감독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팀을 맡은 이후 혼란에 빠져 있던 대표팀을 빠르게 추스르고 2015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해 27년 만에 한국축구가 아시안컵 결승 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끌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참담한 경기력을 보이며 감독의 퇴진을 불러온 대표팀의 달라진 모습에 ‘슈틸리케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기도 하다. 기업경영도 그렇지만 어느 분야이건 역시 결과(실적)가 과정을 말해주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간 감독으로 뛰어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의구심은 사라진지 오래다. 벽안의 외국인 감독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박흥순

사실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보낸 스포츠맨들이 훗날 감독으로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마찬가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그를 주름잡는 축구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전설로 기억될 만큼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지만 감독으로서는 신통치 않았다. 스위스에서 처음 감독직을 시작한 후 축구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중동 카타르 리그 팀의 감독을 맡기까지 축구 지도자로서의 그의 경력은 말 그대로 내리막길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서도 국내 팬들은 의아스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감독 후보로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네덜란드), 치로 페라라(이탈리아) 같은 세계적인 명장들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다가 상대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슈틸리케 감독이 선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 한국으로 이사 오고 싶다, 한국 대표팀을 마지막 커리어로 삼겠다는 등 순수한 열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와 함께 그는 ‘믿음(Conviction), 소통(Conversation), 도전(Challenge)’이라는 ‘3 C’ 정신을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완성된 재목’보단 ‘될 성 부른 떡잎’ 

그간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감독들은 선수를 평가·선발하는 항목에서 그들의 명성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직접 본인의 눈으로 선수를 관찰하고 선발했다. 그리고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았다.
‘완성된 재목’보다는 자신이 내세운 기준에 부합하는 ‘될 성 부른 떡잎’을 찾기 위해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리그는 물론, 내셔널리그와 K3 챌린저스 리그, 유소년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곳까지 직접 찾아가 선수들을 관찰하면서 가능성을 찾아 전국을 누볐다. 기업 CEO에 비유하자면 철저한 현장경영을 몸소 실천한 셈이다. 이렇게 선발된 선수 본인과 함께 대표팀을 지켜보는 팬들에게 믿음을 심어줬고 성과라는 결과물로 믿음에 답했다.

무명(?)에 가깝던 이정협 선수의 대표팀 발탁이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다. 이정협은 축구팬들은 물론 국내 축구 전문가들에게 조차 생소한 선수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선발을 두고 “경험 없는 선수를 선발해 그 경기력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며 이례적으로 특정선수를 두둔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이정협은 골로 답했다. A매치 데뷔전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데 이어 아시안컵 기간 동안 출전한 5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 ‘군데렐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미완의 대기’였던 선수의 잠재력을 일깨운 리더십이었던 셈.
이런 믿음은 자칫 ‘유착’의 형태로 발전할 수도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의리축구’라 지적 받기도 한 이런 행태에 슈틸리케 감독은 강한 경계심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아시안컵 대회기간 중 잦은 수비진의 변화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크게 화를 낸 적이 있다. 그는 경기내용보다 어떤 선수가 출전하는지 궁금해 하는 기자와 특정 선수가 유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나도 친분이 있는 선수, 좋아하는 선수가 있지만 친분으로 선수를 뽑거나 기용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철저하게 선수를 믿고 신뢰를 하되, 객관적인 평정심을 잃지 않은 것이 슈틸리케 감독이 거둔 성공 리더십의 첫 번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을 열고 경청하고 교감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을 구성하는 두 번째 ‘C’는 바로 소통(Conversation)이다. 슈틸리케 감독과 대표팀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본인의 생각과 코칭스태프의 생각, 선수들의 생각을 모두 경청한 후 판단한다”며 슈틸리케 감독이 지니고 있는 소통능력에 대해 치켜 세웠다. 이런 신 감독도 슈틸리케 감독을 처음 대면했을 때는 독일과 한국의 정서 차이에서 오는 불안요소를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스태프와 선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서 고정관념이 차츰 바뀌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과 같은 소통하는 리더십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한다. 비록 올해 아시안컵에서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대표팀 경기력도 거듭할수록 발전했고, 언론에서는 과거 히딩크 감독 때처럼 한국 축구의 변화와 혁신에 찬사를 쏟아냈다. 그즈음 일반 대중들도 대표팀경기에 흥미를 느끼고 기대감을 갖기 시작했다. 한동안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대표팀 내부도 슈틸리케 감독의 ‘소통’으로 자신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슈틸리케 감독은 팀과 교감하기 시작했다. 이후 선수들의 경기력이 향상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정도가 됐다. 앞으로 대표팀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같은 ‘소통의 선순환’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Team’이라는 단어다. 좋은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팀, ‘원 팀(One Team)’이 지니는 파괴력은 뛰어난 개인의 역량 그 이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브라질에서의 실패를 빠르게 수습하고 ‘원 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슈틸리케 감독의 ‘열린 귀’에 기반한 용병술이 자리잡고 있다.

‘한계 없이 창의적인 도전’

최근 경제계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슈틸리케 배우기의 근원으로 도전정신(Challenge)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신임임원 만찬 자리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을 거론하며 “창의적으로 도전하는 리더가 되어 달라”라고 말할 정도로 슈틸리케 감독에 푹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이 특출난 것만은 아니다. 어쩌면 그는 선진 축구의 본고장에서 착실히 쌓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십분 살려 원론과 원칙, 그리고 기본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에 따라 지난 5개월 동안 조직(대표팀)이 나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구성원(선수와 스탭)들을 독려하며 이끌었던 것이다. 
슈틸리케는 아시아의 맹주를 자부하면서도 유독 아시아 무대에서의 우승과는 인연이 없던 한국 축구에 우승이라는 승부욕과 일등정신을 일깨우면서 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구사했다. 한국축구의 정체성이랄 수 있는 불같은 에너지 ‘투혼’을 되살리면서 팀에 도전정신의 중요성을 불어 넣었다. 아시안컵 기간 동안 무실점 승리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도전’과 성공을 반복하면서 즐거움을 맛본 선수들은 더 큰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한계 없는 목표에 골인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때문에 선수들은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더욱 성장했고 결과로 말해주었다.
눈앞의 작은 목표를 달성한 후 성공에 취하지 않는 이성적인 모습도 보였다. 결과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고 냉정하게 다음 목표를 제시하면서 팀 전체의 감정도 컨트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국이 27년 만의 아시안컵 결승 진출로 자못 흥분하기 시작했을 때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대회를 치르면서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 결승전에 가서 좋은 경기를 하려면 보완할 점이 많다”며 더 큰 목표에 도전해야 함을 잊지 않았다. 이어 “한국이 27년 만에 결승에 진출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다만 우승을 하더라도 한국 축구는 더 노력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이후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텔레비전에서 중계되는 그저 그런 축구가 아니라 국민 마음에 와 닿는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국민의 마음에 와 닿는 축구를 하지 않았나 싶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끝없는 도전’을 거듭 분명히 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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