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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5 12:3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강남 가로수 길 즐기며 편안한 휴식 즐기세요”
“강남 가로수 길 즐기며 편안한 휴식 즐기세요”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5.02.25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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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게스트하우스 ‘판다고’의 김민성·최정화 대표

올해 나이 서른여덟의 동갑내기 부부인 김민성·최정화씨는 최근 자신들이 꿈꾸는 삶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선은 절반의 시도이기는 하지만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 이들은 막연하게 꿈꾸던 전원생활로 가기 전인 교두보로 서울 강남에다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번듯한 직장을 박차고 나온 두 부부의 시작점이자 새로운 생활을 위한 발판이다.

“신사동에 아주 괜찮은, 그러면서 특색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만든다는 게 기본 콘셉트였어요. 명동이나 삼청동 등 시내의 게스트하우스와는 다르게 하고 싶었습니다. 때문에 인테리어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3분만 나가면 서울의 강남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이지만 집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고 조용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서울 강남 문화의 가장 핫한 지역이라는 신사동 가로수길 바로 옆에 세련된 디자인의 게스트 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게스트하우스 ‘판다고’의 주인인 김민성·최정화씨가 그 주인공이다.
결혼 9년차에 접어든 이들은 사실 둘 다 번듯한 직장에서 인정받던 재원들이다. 김민성씨는 TV프로듀서 출신으로 자동차회사 마케팅 분야에서 인정을 받던 인물이다. 소위 대한민국의 1%만 상대한다는 수입차 마케팅 분야에서 실력을 자랑하던 인재이기도 하다.
부인 최정화씨도 강남 대치동 소재의 어학원에서 영어 유치원 부원장으로 탄탄한 입지를 닦았던 베테랑이다.
“어학원에서 일하면서 10년이 지내다보니 제가 일을 잘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남들도 아마 같은 일을 10년쯤 하면 대부분 인정은 받잖아요. 10년을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하니 매너리즘 같은 것도 생기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막연하게 세워놓았던 계획을 앞당기게 된 것이에요.”
정화씨의 말대로 이들에게는 이미 오래 전에 세워놓은 계획이 있었다. 그것은 어느 시기가 되면 제주도에 가서 전원생활을 하자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낳고 자랐지만 두 사람은 언제부턴가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두 사람 모두 호주에서 유학했던 경험이 자연스럽게 전원생활의 동경을 가져온 지도 모른다.
“원래 제주도에 가서 살 생각이었습니다. 다만 시기를 정하지는 않았지요. 그래서 매년 1~3회 정도 제주도를 찾아가곤 했어요. 그런데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해보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저도 과감히 결정을 했지요. 두 사람이 합의했던 내용이라 크게 망설일 것도 없었습니다.”
민성씨는 아내의 의견에 흔쾌히 같이하면서 새로운 생활에 대한 준비 시작했다.
“우선 제주로 바로 가기보다는 서울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기로 했어요. 나중에 제주도로 가거나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생업은 있어야 하고요. 그래서 게스트하우스에 도전하게 된 것이지요.”
6개월 정도 사전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건물을 물색하는 것이었다. 명동에 게스트하우스를 인수하려고도 했지만 인테리어 콘셉트 등이 맞지 않았고 권리금이 부담됐다. 인수해서 다시 인테리어를 하자면 비용이 이중으로 드는 셈이었다.
“명동 쪽을 알아보다가 강남으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초보자인 우리가 경쟁이 심한 지역에서 고생을 하느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보자는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조건에 맞는 건물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지요. 단독주택을 구해야 하는데 이미 신사동 근처에는 단독주택이 몇 채 없었어요.”
그러다가 지금의 건물을 구했고 두 사람은 직접 모든 일을 나눠서 진행했다.
“인테리어부터 간판 도안까지 둘이서 직접 했어요. 벽을 부수고 하는 일만 공사 인부들의 손을 빌렸습니다. 인테리어는 갤러리처럼 고급스럽고 편안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습니다. 다른 게스트하우스보다 공간 배치를 넓게 했고 휴식 공간도 편하게 마련했습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침대 하나라도 더 넣기 위해 공간배치에 미련을 뒀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부는 방 하나 더 만들고, 침대 한두 개 더 넣기 보다는 손님들이 와서 편안한 느낌을 받는 것을 택했다. 그래서 1, 2층에 4개의 방을 꾸몄다. 2개의 방에는 침대를 3개씩 배치했고 나머지는 침대 2개와 1개짜리 방으로 만들었다.  
실내 분위기도 밝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하우스 곳곳에는 화가인 어머니와 누이의 그림을 걸어 갤러리 분위기를 연출했다. 각 방마다 그림이 전시되었다.
“우선 2년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때쯤이면 우리 부부가 마흔 살이 됩니다. 보통 사람들이 40대에는 어떻게 살아야겠다고 준비하는데 우리는 조금 빨리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아직 젊고 시간이 있기 때문에 2년 열심히 하다보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래를 위해 계획을 실행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정화씨가 세운 단기 목표다. 하지만 민성씨의 생각은 좀 더 구체적이었다.
“집을 임대한 것이라 우선 2년 계약입니다. 그때 가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지만 2년 정도 열심히 하면 나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 경험이 축적될 것이고, 지금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다녀간 손님들의 평가가 많지 않지만 그때쯤이면 손님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때까지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요.” 
사실 이들 부부의 단기 목표는 2년 정도 운영을 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고객 관리를 통해 주변에 3호점까지 확장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프랜차이즈에 도전하겠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
“찾아오시는 손님이 만족하게 쉬다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입니다. 특히 우리가 여행을 다녀보니 게스트하우스는 비슷비슷해도 입이 기억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 경험을 살려 아침을 좀 더 다양하게 준비하는 편입니다. 보통은 아침으로 토스트와 시리얼 등 간단히 준비하는데 장기 투숙하는 손님이 있을 때는 음식을 좀 더 달리 합니다. 손님들 구성이나 상황에 맞게 한국음식을 하는 경우도 있고 단호박죽 같은 유동식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어요. 여행을 오는 손님도 있지만 SAT를 준비하거나 성형수술을 위해 오는 손님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손님들에게 유용한 메뉴를 내놓는 것이지요.”
원래 요리를 좋아해서 주방을 맡기로 했던 민성씨는 여성이 대부분이 손님들이 서빙하는 것을 불편해 할까봐 정화씨와 임무를 바꾸었다. 그러다보니 아침 준비부터 정화씨의 세심한 배려가 더해지는 시너지도 생겼다.
현재 서울은 게스트하우스가 ‘외국인 전용 도시형 민박업’으로 분류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허가 기준이 현실과 동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처음 건물을 고를 때 고생했는데 그 이유는 허가기준 때문이었습니다. 우선 허가를 받으려면
58평 미만이어야 하고 사업자가 건물에 같이 거주해야 합니다. 입구도 문이 하나여야 하고, 화장실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각 방에 화장실이나 샤워 시설을 하면 안돼요. 더욱 이해가 안 되는 것은 허가를 받고도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거나 아예 허가를 받지 않고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빨리 제도가 정비되어야 할 것 같아요.”
최근에는 방학을 맞으면서 문의고객이 많아졌다. 대부분 중국 손님들이지만 대구나 부산 등지의 지방에서 연락을 오는 경우도 많다.
“아마 강남이라는 문화적 배경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쇼핑 일색인 명동과는 달리 가정집 같은 분위기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게스트하우스 부킹 사이트에 사진이랑 연락처를 올려났는데 카톡으로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아직은 시작이라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꾸준히 손님들에게 어필하겠다는 이들이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반응에 조금 들뜬 분위기다.
“우리의 인생에서 어쩌면 처음으로 한 선택이잖아요. 학교가고 취직하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모님과 상의했던 것이고 우리가 우리의 인생에 대해 무엇을 하겠다고 합의하고 실행한 첫 결정입니다. 그래서인지 더 재미있고 책임감도 더 생겨요.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을 꼭 해보이고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떤 결과를 위해 얽메이기 보다는 우리 인생을 의미 있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화씨는 게스트하우스 이름을 정할 때, 예쁘고 귀여운 판다곰이 좋아서 ‘판다보러 간다’는 뜻으로 ‘판다고’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손님이 많은 것도 이름 때문에 얻어진 결과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마침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중국의 판다를 선물로 가져왔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식이 판다고에도 행운을 가져다주는 희소식이 되길 바란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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