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통한 ‘착한 기업’에 열광
진심 통한 ‘착한 기업’에 열광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2.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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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해외 CSV 모범사례

국내 기업들이 추진 중인 CSV는 내용과 규모 면에서 외국 기업들보다 뒤쳐져 있다는 평가다. 국내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CSV를 활발하게 진행 중인 해외 모범사례를 통해 국내 CSV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가늠해 본다.

◆ 美 탐스슈즈의 ‘One for One’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2006년 창립한 탐스(TOMS)의 경영방식은 조금 독특하다. 고객이 신발을 한 켤레 사면 저소득층 지역의 어린이에게 한 켤레를 기부한다. 매우 독특한 방식의 이 경영방법은 입소문을 타고 전세계로 퍼졌고, 탐스는 일약 세간의 관심을 받는 CSV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의 마을을 여행하며 많은 아이들이 신발조차 신을 수 없는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봤고,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그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주길 원했던 그는 현지에서 친분을 쌓은 폴로 강사인 알레호 니티(Alejo Nitti)와 의기투합해 아르헨티나의 전통신발인 알파르가타를 현대적으로 변형시켜 제작한 신발을 만들었다.
탐스는 초창기 기부목표량이 200켤레였을 정도로 매우 작은 사업장에 불과했지만 일대일 기부공식인 ‘One for one’의 기부공식을 현실화 하면서, 론칭 6개월 만에 1만 켤레의 신발을 기부했다.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빈곤지역의 어린아이들을 돕는 탐스의 경영방식에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지난 2010년에는 100만 켤레의 신발을 판매했다.
지금까지 8년간 1천만 켤레를 기부한 탐스의 사례는 가난한 지역 어린이, 소비자와 기업이 모두 가치를 창출한 대표적인 CSV 활동이라 할 수 있다.

◆ 英 유니레버의 ‘조이타 프로젝트’
영국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다국적기업 유니레버는 2003년 큰 홍수 피해를 입은 방글라데시 피해지역의 주부들을 방문판매원으로 고용하는 ‘조이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홍수로 모든 것을 잃은 해당지역 주부들은 지역 비정부기구의 자금을 빌려 유니레버의 제품을 사들였고, 그것을 이웃 주민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악착같이 일했고, 자식들을 다시 학교에 보낼 수 있을 만큼 사정이 나아진 사람도 있었다. 지난 2009년 유니레버는 3000명의 주부사원이 약 180만개의 제품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유니레버의 대표적인 CSV 성공사례로 꼽힌다. 주부사원들의 소득을 창출한 것을 더 말할 것도 없고, 유니레버의 시장을 더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로제그 시작 전 유니레버는 자신들의 시장을 더 크게 확장시키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농촌지역의 열악한 인프라 덕분에 제품을 판매하기 어려웠던 것. 게다가 유니레버의 비누는 이 지역의 위생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가져왔다.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결실을 맺은 성공적인 CSV 사례다.

◆ 日本폴리글루의 ‘폴리글루 레이디’
일본폴리글루는 ‘전 세계 사람들이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한다’는 기업이념으로 지난 2002년 설립된 수질정화제 제조기업이다.
폴리글루가 사업을 시작했을 무렵 맑은 물이 풍부했던 일본에서는 수질정화제에 대한 수요가 전무했다. 게다가 수질정화제는 공공사업을 통해 사용되는데 실적을 중요시하는 일본 사회에서는 신규업체를 달갑게 보지 않았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폴리글루는 2004년 태국인 직원을 통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 복구사업용으로 무상지원한 수질정화제가 반전의 계기가 됐다. 당시 인도네시아에서는 고가의 프랑스제 정수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폴리글루의 제품은 무리없이 작동해 지역주민들과 관계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지난 2007년에는 방글라데시에 사이클론이 발생해 국제라이온즈클럽으로부터 무상제공 요청이 왔으나, 현지에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구매하지 못하는 사태가 우려돼 대리점 대신 직접판매원들에게 저가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카네토시 오다 대표는 개도국에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방글라데시 지역에 회사를 설립해 ‘Polyglu Lady, Polyglu Boy(폴리글루 레이디, 폴리글루 보이)’라는 현지고용을 창출해냈다.
‘Polyglu Lady(폴리글루 레이디)’란 일명 ‘야쿠르트 아주머니’와 비슷하게 폴리글루의 수질정화제를 가지고 현장에서 사용법을 설명하면서 현지인이 수질정화제를 판매하는 판매원을 말한다.
즉, 방글라데시 등의 현지인을 ‘Polyglu Lady, Polyglu Boy’라고 불리는 판매원 또는 관리원으로 육성해 현지의 수질사정을 개선하는 비즈니스로 정착시켜 시장개척에 성공했다. 특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은 방글라데시 여성에게 경제적, 정신적 자립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깨끗한 물을 싸게 지속적으로 공급받음으로써 위생환경이 개선돼 질병이 적어지고, 주기적으로 수해를 입는 지역에서 폴리글루의 사업은 필수불가결한 비즈니스로 인식되고 있다.

◆ 대만 타이완 따이코
타이완 따이코는 셔츠, 인형, 가방, 모자 등을 만드는 중소의류업체다. 이 회사의 창립자 리딩밍은 2004년 인도네시아 수해현장을 방문한 후 기업차원에서 친환경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 단순한 일회성 활동이 아니라 이를 경영전략에 접목시켜 장기적인 기업이념으로 삼기로 했다.
타이완 따이코는 수질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판매하는 의류 색상을 검은색, 흰색, 회색, 하늘색으로 한정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고객들이 원하는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했고, 리딩밍은 새로운 CSV 모델을 택하게 됐다.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생산한 폴리에스테르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 한 것. 또, 이를 활용해 담요를 만들어 재난구호가 필요한 지역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미국,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 자신들의 기술력을 전파했으며 2007년 쓰촨대지진때도 약 4만개의 담요를 제공했다. 2009년부터 2013년 3월까지 약 2억6880만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한 타이완 따이코는 1700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석유 435만ℓ를 절감하는 등 친환경적인 CSV 활동의 대표로 자리 잡았다.

▲ 에울렌 그룹

◆ 스페인 에울렌그룹의 ‘소외계층 채용’
스페인 최대 인력파견 서비스업체 에울렌 그룹은 장애인, 저소득층의 적극적인 채용을 돕는 활동으로 CSV를 실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장애인 직원은 약 1300명 이상으로 스페인 내 직원의 3.43%에 달한다. 장애인 의무고용기준(2%)을 넘고, 절대적인 수치상으로도 스페인 기업 중 최대다. 이민자도 3500명을 채용했다.
스페인 내에서 뿐만 아니라 같은 언어를 쓰는 스페인어권에서도 에울렌 그룹의 CSV활동은 두드러진다. 예컨대 멕시코 공항에는 11명의 휠체어 장애인을 안내요원으로 배치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배척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결단이 필수적인데 에울렌 그룹의 창업주 데이비드 알바레즈 회장은 ‘기업은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물론 난관이 없지는 않았다. 인재파견 서비스라는 업종 때문에 기존의 고객사에 장애인을 파견할 경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에울렌 그룹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장애인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일반직원들에게는 수화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했다. 시기도 좋았다. 2008년 때마침 불어온 ‘착한 소비’ 열풍은 에울렌 그룹을 순풍에 돛단배처럼 나아가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업 본래의 목적인 이윤추구를 달성하게 된 에울렌 그룹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좋은 CSV 모델을 갖춘 기업이다.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전 세계적인 움직임 속에서 그 책임과 이윤을 동시에 추구하는 CSV는 기업의 입장에서 분명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CSV, 가치 공유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왜 필요한지, 이것을 하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국민들에게 먼저 알리고, CSV 활동을 통해 어떤 개선점을 이루었는지 진실하게 말하며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알리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이제 더 이상 CEO와 사원들이 함께 봉사활동을 벌이는 사진 보도자료 만으로는 기업의 사회기여 활동을 다했다는 인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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