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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2-06 10:30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자아의 공명에 빛나는 존재의 유한성
자아의 공명에 빛나는 존재의 유한성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15.02.11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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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Fin Art] 조각가 김인태
▲ 正念, Stainless Steel on Painted 235(h)×360(w)×300(d)㎝, 2010

늦가을이었다. 구불구불한 과수원 울타리를 달빛이 치마폭처럼 휘감아 미묘한 감정을 자아내고 있었다. 농염한 여인의 뺨처럼 주렁주렁 달린 볼그스름한 사과는 리듬을 즐기는 듯 흔들거렸다. 초록잔디는 싱그러운 물과 부드러운 바람으로 그들을 격려했다. 적막이 흐르는 그 시각, 노랗게 익은 탱자향이 푸르른 빛줄기 사이로 밤새 뿜어져 올랐다.

▲ Stainless Steel Fiberglass,
118(h)×100(w)×100(d)㎝, 2008

회귀와 순환 그 공존의 경계

작품엔 사과, 배추, 붓다(Buddha)이미지를 비롯한 군상의 얼굴 등 여러 소재들이 등장한다. 그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시대의 문제의식들을 특유의 섬세하고도 예리한 통찰의 언어로 만드는 능력을 부여받은 듯하다. 정신과 육체의 친근한 서정성이 내재된 작품에선 때문에 바로 직접성(直接性)이 전달된다. 이것은 작품의 단순성이 주는 깊이감과 더해져 흡인력을 발휘한다.
숨겨진 혹은 잠재된 ‘나’의 감각처럼 ‘모자상(母子像)’은, 증식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그런가 하면 ‘따로 또 같이’ 하나로 껴안은 강렬한 연대감을 전한다. 그러다 좀 더 사유의 도량으로 바라보면 두 개의 사과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경계를 잇는 자리를 공유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그 지점 즈음, 은색속살 공간에 각양각색의 얼굴들이 비춰질 것임을 직감하게 된다. 작가는 “여느 과일과 달리 사과는 세계 공통으로 맛이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 사과 모자상(母子像), Stainless Steel on Painted 114(h)×100(w)×100(d)㎝, 2011

그것이 단서일까. 금단의 사과에서 에로스(Eros)의 상징이기도 한 이 과일은 정신사와 자연사를 가로지르는 교통(Intercourse)이라 할 정도로 나에겐 망설여지는 기괴함의 원천”이라고 메모했다. 어머니와 자식사과가 크기만 다를 뿐 고유의 색은 그대로 존재하고 유사성의 친화가 대칭적 공간에 각기 전체성을 가진 완전체로써 존재한다. 이들을 끈끈하게 결속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적도를 중심으로 지나는 회귀선(回歸線)처럼 반드시 만난다는 믿음의 확신이다. 그것은 동시에 대립과 갈등의 소통부재, 존재의 불균형을 지우는 정념(正念)의 가교가 되고 있는 것이다.

▲ 부자상(父子像),
Painted on Bronze, 180(h)×160(w)×154(d)㎝, 2004

생성과 소멸의 보편적 존재들. 그 각성(覺醒)의 시간에 만나는 명상, 생멸의 화두에 잘 익은 사과 하나가 우주순환의 진리를 안고 둥실둥실 향기를 휘날리며 ‘내’ 품으로 다가오고 있다. 법신(法身)의 말간 미소가 ‘나’ 이전의 근원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듯 고요히 자리하고 있는데…. 순간 사과이면서 사과가 아닌 그것을 둘러싼 경계선이 흔적 없이 사라져 간다. 이제는 더욱 뚜렷하게 색채가 눈에 들어왔다. 붓다얼굴에 다시 작은 ‘나’의 잔상을 앉힌다. 안긴 품안에서 왜 그런지 자꾸만 눈물방울이 아롱거린다. 색즉시공(色卽是空)이라 했던가, 유한한 인간의 꿈이여! 


‘자아’를 닮은 얼굴의 질문

▲ 부다 부자상, Painted on Fiberglass, 68(h)×53(w)×56(d)㎝, 2008

거리를 종종걸음으로 오가는 많은 사람들. 누구나 또 다른 ‘자신’을 어딘가, 누구에게 두고 사 는 건 아닐까. 연인에게 가 있는 또는 그가 내 안에 있는 반쪽처럼. 그 하나가 나를 닮을 때 혹은 그에게 동화될 때 생의 비밀은 조금씩 판독되고 서로의 눈길이 마주치는 어느 순간, 마음의 심연(深淵)에 비치는 참됨을 힘껏 끌어안아야만 할 것이다.

 

 

 

조각가 김인태(KIM IN TAE)
청년시절 시대가 안고 있었던 사회적인 부조리와 병폐들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대변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설치미술 작업을 했던 작가는 1992년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난다. 1997년까지 그곳에서 새로운 멀티미디어에 대한 안목을 넓혔다. 예술이 어떻게 감수성을 수반해야 하고 보다 더 감각을 초극대화 시켜야 하는지를 익혔다. 귀국한 후 그간의 경험과 학습을 총망라해 공간개념에 천착했는데, 하나의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공간자체를 아트(Art)로 변화시키는 파괴력에 빠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천명(知天命)에 들어선 그는 최근 구체성 있는 작품에 주목하고 있다. 모자상(母子像), 해골, 붓다 등 물상을 잘라내고 그 잘려진 부속물을 가지고 새로운 형상을 만들기도 하는 이른바 내적인 작업에 몰입하며 마이크로(micro-)세계에 관심을 갖는다. 시대와 자아의 존재에 대한 실험적 문제의식을 줄곧 지향해온 작가는 융·복합 패러다임시대 멀티미디어아티스트(Multimedia Artist)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김인태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 및 미국 뉴욕시립대학교 브룩클린칼리지 대학원을 졸업했다. 정문규미술관, 예담갤러리, 진 갤러리, 공평아트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11회 가졌다. Lend your Leg-지뢰퇴치 캠페인展(팔레드서울 갤러리), 태도로서의 형태(450 Broadway Gallery, 뉴욕), 2006KIAF(COEX), 아시아현대조각회전(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일본) 등 다수 그룹전 및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권동철 문화전문위원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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