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대결은 패자만 남긴다
힘 대결은 패자만 남긴다
  • 최환규 코칭엔진 대표
  • 승인 2015.02.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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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규의 하모니 코칭]

'부천 백화점 갑질 모녀'라는 제목으로 많은 언론에 소개된 사건이 있다. 50대 여성이 백화점 지하주차장 통로에서 자신의 딸을 기다리고 있던 중 주차요원이 다가와 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하라고 말했고, 운전자인 이 여성은 “딸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주자요원의 말을 거부했다. 문제는 두 사람의 대화 직후 발생했다. 주차요원이 자신의 차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모습을 본 여성이 주차요원을 불러 사과를 요구해 주먹을 날린 주차요원과 동료들이 1시간 이상 주차장 바닥에 무릎 꿇고 사과를 하는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사건이 확대되었다. 이 사건이 유명해진 이유는 모항공사의 ‘땅콩회항’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갑’의 횡포에 대한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다. 

‘땅콩회항’은 ‘을’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 사건의 경우 비행기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을 일반인들이 자세히 알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항공사에서는 처음부터 사건당사자들에게 ‘압력’을 가해 사건의 전말을 왜곡시키는 방법으로 해결을 시도했지만 ‘을’의 반발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사실이 회사 밖으로 알려지면서 ‘스스로 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고, 그렇게 모아진 힘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힘을 빼면 사람이 보인다’는 제목의 1월호 칼럼에서 소통을 방해하는 원인 중 하나가 ‘상대방을 향한 힘’이라고 설명했는데 힘을 잘못 사용하게 되면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앞에서 간단하게 설명한 두 가지 종류의 사건에서도 문제가 확산된 주요 원인이 ‘상대방에게 가한 힘’이었다. ‘힘의 사용’은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상처만을 남기는 결과를 만들었다.

“자네 이런 식으로 일하면…”

힘의 대결이 시작되면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모든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기 때문이다. 2010년 연평도에서 일어난 포격사건에서 민간인 2명과 해병대 병사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해병대원의 반격으로 북한군은 우리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서 비록 우리가 승리했지만 사망 혹은 부상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처럼 힘으로 승부하는 대결은 승자나 패자 모두에게 상처를 남길 뿐이다.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선거에서 등장하는 것이 상대방 후보를 향한 비방이라고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선거 초반에는 공약을 중심으로 유권자를 설득하지만 자신이 불리하다고 인식되는 순간 열세를 만회하는 카드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을 사용하게 된다. 특히 유력한 후보를 대상으로 이런 경향이 심하다. 비난이 시작되면 상대방에게 밀리면 선거에 패배한다는 위기를 느끼면서 상대방보다 더 강력한 한방을 터트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폭로전이 시작되면 결국 유권자들은 ‘나쁜 사람’ 혹은 ‘더 나쁜 사람’들 중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를 선택하는 기로에 서게 되고 ‘저런 쓰레기 같은 사람을 뽑아서 뭐해’라는 생각에 투표를 포기하게 된다. 그 결과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흠집이 생긴 사람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정치를 하기에는 너무 많은 상처를 정치인이나 유권자 모두에게 남기게 된다.
이처럼 많은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이유는 ‘힘’ 때문이다.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내가  날린 화살은 상대방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을 공격한 ‘적’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히기 위해 더 거친 반격을 하지만 서로가 상처를 입기는 마찬가지이다. 부천 백화점에서 일어난 사건의 경우 주차요원의 사과에도 운전자 마음속에 있는 상처가 완전히 없어지기 어렵고 운전자로부터 욕설을 들은 젊은 주차요원의 마음에도 상처가 남기는 마찬가지이다. 연평도 포격에서 우리의 반격에 의해 더 많은 북한 군인이 사망했더라도 해병대원의 사망은 돌이킬 수 없다. 따라서 힘을 써서 상대방을 제압하겠다는 생각이 있는 한 나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망가뜨리고 업무 성과를 떨어뜨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방에게 ‘무리한 힘’을 가하면 된다. 상사로부터 “자네 이런 식으로 일하면 회사 다니기 어렵지 않겠나?”라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상사에게 고마움을 느끼기 보다는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조립식 가구나 장남감에 ‘무리한 힘을 가하지 마시오’란 문구를 적어놓은 이유는 적정선 이상의 힘을 가하면 제품에 손상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상대방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얇은 유리판과 같아서 조금만 무리한 힘을 가하면 깨지게 된다. 
이런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현명한 방법은 힘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이 방법은 조직의 생존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소셜커머스 업체 중 한곳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전제로 2주일 간 하루 14시간씩 일을 시킨 다음 전원 해고 해 논란이 된 사건이 있었다. 이런 회사의 ‘갑질’에 불만을 가진 많은 ‘을’들이 회원탈퇴를 하면서 회사 경영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모 항공사의 행동에 대항해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면서 다른 항공사에서는 별다른 노력 없이 매출이 증가되는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채찍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

어떻게 해야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까? 손쉬운 방법은 ‘힘을 쓰지 않아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과 ‘힘을 쓸 때와 쓰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할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 방법은, 리더는 ‘자신이 무리한 힘을 쓰지 않아도 부하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성과 향상을 위한 리더들의 행동을 보면 경영학이나 심리학의 이론과는 동떨어진 행동을 할 때가 많다. 성과 향상을 위해 부하를 신뢰하고 격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실제로 이론대로 실천하는 리더를 찾기란 쉽지 않다. “부하에게 자율권을 주면 게을러진다” 혹은 “믿음을 줄수록 성과가 떨어진다”고 말하면서 당근보다는 채찍이 성과향상에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논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감독이 폭력을 행사하는 팀이 그렇지 못한 팀을 이겨야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감독의 폭력은 선수들에게 ‘이겨야 한다’는 메시지는 확실하게 전달하겠지만 각오만으로는 실력차이 극복하기란 어렵다.  경마에서 기수가 휘두른 채찍의 강도와 성적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채찍은 잠깐의 영향은 줄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어림없다. 부하는 자신을 믿어주는 상사를 따르지 자신을 괴롭히는 상사를 절대로 따르지 않는다. 다만 ‘따르는 척’ 할뿐이다. 이런 결과의 대표적인 사례가 ‘땅콩 회항’이다. 사건 당사자인 비행기 사무장이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 이유가 ‘나는 개가 아니고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언론에서 말했다. 이런 사례처럼 리더는 채찍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리더가 성과 향상에 ‘힘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식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힘을 빼는 것’이다. 지난 달 칼럼의 내용처럼 힘을 빼는 순간 리더 자신이 가장 편안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강제로 힘을 쓰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되고, 부하가 자신의 업무 파트너로 인식되면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강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스포츠에서 ‘명장’ 소리를 듣는 감독들의 공통점은 선수들의 강점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것처럼 부하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들을 활용하면 성과 향상이 한결 수월해진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부하를 ‘자신의 동료’라고 인식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리더가 해야 할 일을 힘을 쓸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해야 한다. 어떤 조직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리더의 몫이다. 조직원들이 격려하고 서로의 지식을 나누면서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조직과 목표를 향해 나가는 동료의 뒷덜미를 잡는 건강하지 못한 조직 중 어떤 조직을 만들 것인가를 확실히 결정해야 한다. 건강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결심하면 조직을 건강하지 못하게 만드는 사람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고 상대방의 공격에 의해 내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만 중간에 그만두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야 조직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윤리와 관계되는 부하의 행동에 대해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리더는 그 동안 비축해 둔 힘을 이럴 때 과감하게 사용해야 한다.                

하루에 한 가지만이라도 힘을 빼라

리더는 자신이 사용하는 힘이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던지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부작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나와 나의 조직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
‘만약 힘을 사용하고 난 다음 나의 판단이 틀렸다면 어떻게 될까?’
부천 백화점 사건의 경우를 보자. 여성 운전자가 잘못 판단한 원인은 바로 자신이다. ‘내가 자기 말을 듣지 않으니까 저런 식으로 나에게 보복을 하는 구나’라고 스스로 생각을 했기 때문에 주차요원에게 과도한 사과를 요구하게 되었다. 만약 화를 내기 전에 두 번째 질문을 통해 주차요원이 한 행동의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행동했으면 어땠을까? 아마도 서로가 후회하는 결과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행기에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승무원이 서비스 방법을 틀리게 했어도 그런 식으로 화를 내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이런 경우를 대비해 회사에서는 상벌 규정도 정해져 있고 고과에 따라 연봉에서 불이익을 줄 수도 있듯이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의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종업원을 대한 결과가 회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질문이 효과적이다.       
힘을 사용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 아무런 효과도 얻을 수 없는 무의미한 ‘힘쓰기’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곳에 사용했던 힘을 축적해 정말 필요한 곳에 집중한다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개선되고 업무 성과도 올라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가정에서나 사무실에서의 분위기가 밝아져 자신도 긍정의 에너지를 얻는 효과 또한 힘을 뺄 때 가능하다. 
한꺼번에 힘을 빼면 좋겠지만 변화에 따른 두려움이 있다. 여기에도 자신의 변화가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에 한 가지만이라도 힘을 빼고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되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 최환규 코칭엔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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