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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나비처럼 날다가 벌처럼 공격한다”
“나비처럼 날다가 벌처럼 공격한다”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5.02.1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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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주요 금융그룹 화두

신한과 반평생을 함께 해온 정통 은행인인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따뜻한 금융’을 지향한다. 금융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 한 회장의 철학이다. 하반기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등 계열사 방향도 이 같은 기본 틀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더욱 강한 실행력을 발휘해 미래 성장 시장에서 차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자”고 강조하면서 한 회장에게 힘을 보탰다.
NH농협금융은 올 상반기 최고의 반기 성적을 내놓으면서 고무적인 분위기. 아직은 금융지주사에서 하위에 머무는 실적이지만 올해 초 우리투자증권 인수 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미래 청사진이 밝아졌다. 특히 농협금융은 하반기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해외진출을 구체화 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있다.
‘뼛속까지’ 은행인이라는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 하반기 1순위 과제로 ‘민영화’를 들었다. 이 회장은 “상반기에 증권 계열과 지방은행 매각이 차질없이 진행돼 하반기엔 우리은행 민영화 달성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하반기 핵심 경영전략을 ‘고객 Relationship 강화’와 ‘글로벌 우리뱅크(Global Wooribank)’로 정했다. 고객 중심의 영업력 강화와 함께 미래수익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선언이다.
이들 금융그룹의 올 하반기 이슈가 무엇인지 들여다 봤다.

▲ 신한금융 - 리스크 관리 주력

 비용절감 · 부실 최소화…‘따뜻한 금융’
 

현재 금융지주사 중 상대적으로 잘 나가는 곳은 신한금융이다. 지난해 1조9028억원의 순이익을 내 2008년 이후 6년 연속 국내 금융그룹 중 순이익 1위를 지킨데 이어 올 1분기에도 5584억원의 순이익(지배기업소유주지분)을 냈다. 직전 분기 3433억원에 비해 62.66% 늘었고 지난해 1분기 4809억원보다 16.11% 증가했다. 주요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55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글로벌 금융전문지 ‘더 뱅커’는 지난 2월 신한금융을 국내 1위 금융브랜드로 선정했다. 신한금융은 이 분야에서 3년 연속 국내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브랜드 순위는 지난해 43위를 기록해 2012년보다 여덟 계단 올랐다. 비은행 부문의 고전을 신한은행이 메우고도 남은 것. 신한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4251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의 76.1%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보다 무려 50.1% 늘었고 지난해 1분기보다 25.8% 늘었다.
국내 금융사들이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데도 유독 신한금융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신한금융의 ‘관리’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신한금융은 전통적으로 관리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신한금융 한 관계자는 “선제적 위험관리와 차별화된 건전성으로 은행 대손비용 감소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리스크, 회피 아니라 관리하는 것”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금융회사에서 리스크는 무조건 회피하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라는 평소 지론을 갖고 있다. 한 회장은 이런 지론에 따라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했다. 한 회장의 노력 덕분에 신한금융의 자산건전성은 업계 최고 수준. 신한은행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1.15%였다. 지난해에도 1.16%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록해 4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낮았다. 대표적 위험관리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낮을수록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 비율도 낮다. 신한금융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670억원으로 직전분기보다 49.3%, 지난해 1분기보다 56.7%나 줄었다. 이에 따라 대손비용률은 0.33%를 기록해 과거 5년 치 평균인 0.68%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기업에 돈을 빌려준 뒤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을 평가해 미리 쌓아두는 금액이다. 부실한 대출이 많다고 평가할수록 대손충당금도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대손충당금은 은행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된다. 신한금융이 그만큼 대출관리를 잘 했다는 뜻이다.
연체율도 최저수준이다. 1분기 신한은행 연체율은 0.44%로 직전분기보다 0.05%와 비교하면 올랐지만 전년 동기보다 0.27% 떨어졌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이자 핵심수익인 순이자마진은 관리덕분에 하락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자마진은 2.32%(수수료 제외)로 직전분기보다 0.03%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보다 오히려 0.01% 늘었다.
전문가들은 신한금융이 순이자마진 낙폭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비용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신한은행이 보통예금 등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저원가성 예금비중을 높이면서 자금조달 비용을 효과적으로 낮췄다는 것. 우량 대출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 등 저축성 예금비중이 늘게 되면 은행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은 줄어든다. 신한은행은 저원가성 예금 확대정책을 꾸준히 펼쳐 올 1분기까지 은행 전체 조달 구성비의 33%까지 늘렸다. 신한은행의 유동성 핵심예금액은 직전분기보다 3.6% 늘었고 지난해 1분기보다 10.9%나 증가했다.

 “고비용-저효율 구조 개선해야”

문제는 신한금융이 순이익 국내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순이익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지난해 신한금융 순이익은 2012년보다 18.0% 줄어들었다. 2012년 순이익은 국내 금융사 중 처음으로 순이익 3조원를 넘겼던 2011년보다 23.8% 떨어졌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동반하락하고 있다. 총자산이익률은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해 순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자기자본이익률은 경영자가 주주의 자본을 사용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거뒀는지 운용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두 가지 모두 경영자의 경영효율성을 평가하는 대표적 재무지표다.
신한금융의 총자산이익률은 2010년을 기점으로 낮아지고 있다. 2010년 8.39%였던 총자산이익률은 2011년 1.18%로 떨어졌다. 2012년과 지난해에 각각 0.84%와 0.66%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2011년 13.16%를 기록했지만 2년 뒤인 지난해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 신한금융 자기자본이익률은 7.06%였다.
전문가들은 신한금융의 경우 비용관리 강화가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황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시일 내에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은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의 1분기 판매관리비는 지난해 1분기보다 2.1% 증가한 1032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은 2012년 47.44%에서 지난해 52.37%로 올랐다.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낮은 편이지만 점점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가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전략적 비용절감에 대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가볍고 효율적인 조직구조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49개 점포를 통폐합하고 임대료가 싼 곳으로 지점을 옮기는 등 비용관리에 들어갔다. 또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점차 사용빈도가 줄고 있는 현금자동지급기(CD)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줄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1년 432대였던 CD기를 지난해 168대로 줄였다. ATM기는 지난해 손실이 많은 지점 중심으로 총 25대를 줄였다.

 은퇴사업 성과가 관건

한 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수익사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9월 열린 신한금융지주 12주년 기념식에서 “새로운 시대에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원칙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은퇴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고령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은퇴 비즈니스를 지목했다. 이는 최근 금융의 화두가 ‘자산운용’으로 이동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66조 원 규모였던 은퇴금융시장은 2020년 981조 원으로 3배 가까이 커진다.
한 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사가 퇴직연금을 얼마나 많이 취급하느냐보다 어떻게 불리느냐가 중요하다”며 “과거의 보수적 운용에서 벗어나 부동산과 해외 등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운용수익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지난 1일 업계 최초의 은퇴 비즈니스 브랜드인 ‘신한미래설계’를 선포했다. 신한은행은 전국 70개 거점점포에 미래설계센터를 설치하고 은퇴상담 전문가를 배치했다. 신한카드는 국민연금과 대한노인회와 손잡고 ‘국민연금증카드’와 ‘액티브 시니어 카드’를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노년층이 많이 이용하는 약국과 병원 할인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한 회장이 강력히 추진하는 은퇴사업의 성패는 삼성생명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본다. 신한은행은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8조2천억 원을 쌓아 삼성생명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10.7%)를 차지하고 있다.

 

▲  NH농협금융 - ‘공격 경영’ 고삐 지속

  우리투자증권 인수 후 해외진출 구체화

“농협이라는 큰 우산 밑에서 다소 폐쇄적으로 길들여진 직원들에게 야성과 자신감을 가지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제 곧 명실상부한 4대 금융지주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7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농협금융의 하반기 전략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임종룡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면서 농협금융의 비금융권 사업다각화에 성공했다. 농업과 연계된 글로벌 전략으로 ‘네덜란드의 농협’인 라보뱅크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전체인구 70%가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베트남에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이처럼 이전에 없던 공격적인 행보를 거듭하자 업계는 농협금융에 변화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기대가 크다. ‘마찰 없는 소통리더십’으로 농협금융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바로 잡고자 한다고 알려졌다.

해외 연계영업 집중 검토

농협금융은 농협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이 해외에서 연계영업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투증권이 현재 지점을 개설해 영업 중인 곳은 중국 북경과 상해,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런던, 뉴욕 등 8곳. 이중 농협은행이 지점을 갖고 있는 뉴욕과 지점 전환을 추진 중인 북경과 베트남에서 연계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지점의 경우 국내에서는 지점 전환 인가가 끝난 상황으로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만을 남겨두고 있다.
농협금융은 현지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하고 있는 우투증권이 계약 건을 찾고 이를 구조화하면 은행이 투자나 대출을 지원하는 연계영업을 예상하고 있다. 우투증권이 주식 브로커리지 영업을 하고 있는 뉴욕지점에서도 차후 공조영업을 고려하고 있다. 이밖에 우투증권이 기존에 확보한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에서 법률, 신용 리스크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우투증권이 먼저 진출해 있는 영역에서 고객 기반을 활용해 은행이 심사를 하고 대출, 투자를 일으킬 수 있다”며 “현지에서 허용하는 법규 내에서 연계 영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인도네시아와 인도에 주재원을 파견했고 오는 10월 중에는 해외진출 로드맵을 완성할 방침이다. 범농협 차원의 해외진출에서도 우투증권의 해외네트워크가 활용된다. 농협금융은 경제지주와 함께 농업에서의 성장성이 예상되는 국가에 진출할 예정이다. 금융지주와 경제지주 등 관련업무 담당자들은 연초부터 비공식적인 협의체를 만들어 모여 타당성 있는 사업과 해외에서의 파트너십 등을 논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지주와 경제지주가 중국, 동남아 지역에서 협업을 하게 됐을 때 우투증권의 북경지점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문을 제공할 수도 있다.
농협금융이 지난달 발족한 우투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에서도 범농협 차원의 해외진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농업 성장성이 예상되는 동남아, 중동, 중국 등에 농협중앙회와 함께 해외로 진출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이들 국가에 농협이 가진 농업 노하우와 금융지주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농협금융은 이러한 방안들을 구체화해 이르면 연내에 해외진출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2008년 이후 최대 반기 실적 일궈

농협금융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반기 실적을 올렸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242.2% 늘어난 52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번 실적을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성공적으로 인수하고 현장 경영 강조로 영업경쟁력을 확충해 이뤄낸 성과로 해석했다. 농협금융지주는 2012년 출범 이후 부동산 PF대출 연체 정리, STX그룹 출자전환 주식 손상차손과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올해를 ‘리스크관리 문화 확산의 해’로 정해 리스크관리 선진화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해 총 68개 개선과제를 도출·이행해 시스템과 자산건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한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월 1회 이상 자회사와 일대일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소통경영을 체계화하고 자회사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15대 핵심전략과제를 추진해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 내의 자회사 전 임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사업을 추진한 결과 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며 “앞으로 농협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더욱 발전시켜 해외부문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자산관리와 IB(투자금융)사업부문에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농협금융지주는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와 올해 2·4분기 실적 개선으로 2·4분기 말 연결기준 총자산이 311조원을 돌파했다.
임 회장은 일할 때만큼은 ‘워커홀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철저한 직업의식을 비롯해 뚝심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 비서관 시절 대통령 주재회의 도중 중간에 나오지 않아 부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사례는 유명하다. 당시 일이 많았던 탓에 잇몸이 흔들려 치아를 세 개나 뽑았고 나중에서야 제대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기획재정부 재직 당시 비공개 투표로 진행되는 ‘닮고 싶은 상사’에 세 번이나 선정될 정도로 직원들에게 신망을 얻었다. 임 회장은 ‘내가 떠나더라도 후배들이 이 조직을 위해 기여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후배들을 대했다.

 ‘행복을 채우는 금융’ 매진

임 회장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1987년 산업금융과에서 사무관으로 첫 인연을 맺은 뒤 상당기간 공직생활을 같이했다. 밤샘 근무 후 힘들 때면 두 사람이 과천에서 자주 볼링을 쳤다고 한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을 놓고 ‘임의 전쟁’ 끝에 선배를 이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휘청대는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CEO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의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최근 문경공고를 방문해 강의를 하는 등 올해만 벌써 세 번째 특강을 가지면서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농협금융그룹은 ‘고객과 임직원이 금융을 통해 더불어 나누고 행복을 채운다’라는 ‘행복을 채우는 금융’을 모토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농민과 농촌에 뿌리를 둔 NH농협금융은 각종 정책금융을 수행하고 수익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등 공익적 성격이 강한 금융회사다. 농촌지역 의료지원과 다문화가정 지원, 농기계 교통사고예방 캠페인, 어르신 말벗봉사 등 농업인과 농촌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실천하고 있다. 임직원 재능기부 프로그램인 ‘행복채움금융교실’을 비롯해 인재육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사업 등 교육 분야에 대한 사회공헌과 저소득 소외계층 지원 등 공익활동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올해부터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사회에 대비해 ‘행복채움 실버 프로젝트’를 통해 취약 경로당과 국가유공자, 이산가족을 지원하는 등 실버층을 대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또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일반고에 비해 사회적 관심이 더욱 필요한 농촌지역 소재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임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누는 ‘꿈나무 행복채움교실’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CEO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능을 종합 패키지로 묶어 한 자리에서 기부활동을 펼쳐 기존의 재능기부와 차별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농협 임직원들이 실천한 봉사활동은 약 76만 시간, 금융교육 1천407건(10만여명)에 달한다. 농협은행은 2011년부터 3년 연속 사회공헌 1등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고객과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믿음에 조금이나마 보답해 드리기 위해 앞으로도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표 사회공헌 금융기관으로 ‘행복을 채우는 금융’ 실천에 더욱 매진해 국민행복시대를 여는데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 ‘민영화’ 올인

구조조정 효과 본격 가시화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19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나 증가한 것이다. 이번 실적은 민영화 관련 법인세 환입효과(6043억원)와 대손비용 감소의 덕분이 크다. 주력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순영업수익 2조3348억원, 당기순이익은 5263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2013년 4월 카드부문 분사 등으로 순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2억원 줄었다. 그러나 대손비용 감소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1402억원 늘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대손비용이 과거에 비해 큰 폭 감소했는데 이는 수년간에 걸친 기업구조조정 지원의 성과가 가시화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뼛속까지 뱅커’ 이순우 회장의 ‘위력’

상반기 실적 때문일까? 우리금융 주가가 심상찮아 보인다. 연초만 해도 1만1000원대를 오르내리던 주가가 여름에 접어들면서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7월 말엔 장중 한때 1만4800원을 돌파,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7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월간 상승률은 20%를 넘겼다. 8월에 접어들어서도 우리금융은 1만4000원대를 유지하며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은 늘 매물로 나와 있었지만 시장의 외면을 받아왔다. 3번의 매각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되면서다. 그런 우리금융이 올여름엔 뭔가 다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통매각’을 추진하다 고배를 마신 민영화 작업도 이번 정권 들어 자회사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시장에선 ‘이번엔 진짜’라는 신뢰를 주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우리금융 민영화 3단계 중 1단계 경남·광주은행 매각은 각각 BS금융과 JB금융이 두 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인수 작업이 한창이다. 2단계 우리투자증권 등 6개 증권 계열 자회사 매각 역시 차질없이 진행됐다. 이런 분위기가 우리금융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뼛속까지 은행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순우 회장의 위력도 우리금융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몫을 했다. 이 회장은 말단 은행원으로 출발해 37년의 은행생활 끝에 지난해 그룹 최고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만큼 우리금융의 생리를 잘 알고 자회사 관리를 잘해뒀기에 매각 과정에서 잡음 없이 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다는 호평을 받는다.
이제 마지막 능선, 우리은행 계열 매각만 완료되면 그는 마지막 우리금융 회장으로 기억되게 된다. 그는 취임 초부터 우리금융 민영화의 도우미가 되겠다고 강조해왔다. 우리금융 민영화 3대 원칙은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국내 금융 산업 발전’이다. 그러려면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어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회장은 이미 우리투자증권, 우리F&I 등의 몸값을 높여 KB, NH 등 유수 금융회사들이 군침을 흘리게 만든 이력이 있다.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지역 알짜 은행들의 몸값 올리기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합심해서 잘 팔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이 회장 논리에 우리금융 직원들도 화답했다. 기업금융 강화는 물론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는 등 패배주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의 경우 적자 지점은 줄이고 있지만 지난해 산업단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거점 지역은 오히려 금융센터를 77개까지 늘리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개인고객 2000만명 돌파라는 성과도 올렸다.
가시적인 성과는 2분기 순이익 증가는 물론 해외 진출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한국 금융산업이 2류라고 하는 주요 이유는 해외 진출에 소극적인 이유도 있다. 우리금융은 그런 비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7월 현재 17개국 64개 네트워크를 구축한 우리금융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Saudra Bank)을 인수했다. 인도네시아우리은행(BWI)과 소다라은행 합병까지 이뤄질 올해 말이면 해외 네트워크는 181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캄보디아 마이크로파이낸스사 ‘말리스’ 인수에, 중국 등 추가 네트워크를 확대하면 현재 5% 수준인 해외 자산, 수익 비중은 중장기적으론 15%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이 회장은 말단 행원 시절부터 사람 이름을 기억하고 다시 챙기기에 발군이었다. 말단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대소사까지도 다 챙기던 그는 지난해 회장 취임 후엔 비정규직 청원경찰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깜짝 인사로 또 한 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회장의 카리스마 뒤에 임직원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는 또 다른 힘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민영화 성사 전후 리더십 공백 우려

문제점은 역시 부실채권의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것. 기업금융이 강한 우리금융은 그만큼 기업들이 힘들어질 경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조선·건설업종에 대한 자율협약, 건전성 분류 기준 변경으로 인해 2012년 대비 1.2%포인트 이상 상승한 2.8%대(지난해 기준) 부실채권비율은 풀어야 할 숙제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자율협약 업체에 대해 이미 건전성을 반영함에 따라 거액의 잠재 부실 요인은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부실채권비율을 낮추기 위해 부실자산의 신속한 매각과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자산 클린화로 시장 신뢰를 회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고정이하여신이 전체 채권의 2.99%에 이르렀다. 이는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고정이하여신이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을 뜻한다. 이 회장은 그동안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 3~4년간 조선·해운·건설 관련 기업대출이 부실화하면서 부실채권비율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높아졌다”며 “구조조정 기업을 제외한 부실채권을 최대한 털어내 자산 건전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을 전체 채권의 2.7%로 낮췄다. 이어 6월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을 2.51%까지 내렸다.
하지만 부실채권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은행들은 대부분 1%대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인다.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도 이점을 들어 인수가격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조원으로 추산되는 인수가격에 6조원이 넘는 대기업 부실대출금액을 합치면 실질적으로 인수에 9조원 이상이 든다는 주장이다.
임기도 이 회장 리더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 이 회장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연말 은행 민영화가 마무리되면 금융지주의 마지막을 지키는 수장이 되겠지만 문제는 역시나 민영화가 가능할까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30% 매각과, 나머지 지분 27%가량을 쪼개어 투자자에게 파는 ‘투트랙 매각’으로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경영권을 인수하려면 3조원 가량의 투자금이 필요하고, 0.5% 지분 투자만 해도 수백억원의 자금을 들여야 한다. 과연 이런 천문학적인 자금을 용기 있게 쓰겠다고 나서는 곳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다행히 교보생명이 공개적으로 우리은행 인수를 천명하고 나섰지만 금융당국은 ‘유효경쟁(복수의 인수의향자가 나타나야 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매각 절차를 진행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일부 사모펀드, 일본·중국 금융회사들이 관심을 보인다, 새마을금고 등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제2금융권에서 노린다’ 등의 설이 분분하지만 뚜껑은 열어 봐야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월이면 차기 회장 후보 선출 시스템이 가동된다. 그러다 보면 민영화 성사 전후 업무 공백이 심화될 수 있다. 민영화가 일정에 맞춰 성사된다 해도 조직 안정 등 여러 측면에서 한시적으로 이 회장의 역할이 필요할 수 있어 조심스레 임기 연장설이 도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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