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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가 다음과 카카오 합병에 따른 신주가 상장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0월 14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에 따른 신주 4300만 주를 추가로 상장했다. 다음카카오의 전체 상장주식은 5656만 3000여 주로 늘어났다.
다음카카오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7조 8700억 원을 기록해 코스닥시장에서 단숨에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껑충 뛰었다. 기존 1위였던 셀트리온은 이날 시가총액 4조 4523억 원으로 2위로 내려 앉았다. 다음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1만 700원이 올라 13만 9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날보다 8.33% 증가한 것이다.
다음카카오의 주식이 상장과 함께 급등하면서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2조 원대의 주식자산가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IT업계 주식자산 1위를 지켜왔는데 김 의장이 이를 역전시킨 것이다.
김 의장은 다음카카오 지분 22.2%를 보유하고 있다. 김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도 다음카카오 지준 17.6%를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40% 가까운 지배력으로 다음카카오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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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즐겁게 가자”
‘승부사’ 김범수 의장이 지난 10월 1일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지난 9월 다음과 카카오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새로운 도전의 변으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즐겁게 가자”고 얘기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300여명의 다음카카오인들과 만나고 다음카카오 수장으로서의 첫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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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김범수와 함께 일하면 한 달 안에 추종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의 이번 도전에서도 그 말이 유효한지 지켜볼 일이다.
김 의장은 언제나 티셔츠에 면바지, 스니커즈 차림으로 평소 직원들과 화장실도 같이 가고 가감없이 사적인 얘기도 나누는 등 편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에 있어서만큼은 전형적인 ‘보스’ 스타일이다. 김 의장의 리더십은 다음과의 합병 결정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카카오 직원들도 깜짝 놀란 다음과의 합병은 사전에 어떤 ‘설’조차 퍼지지 않게 진행됐다. 하지만 그의 ‘승부수’는 성공률이 높았던 만큼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그의 결정을 믿고 따르는 편이다.
김 의장은 지난 2008년 NHN을 떠나며 남긴 사직서에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라며 괴테의 말을 인용했다. 이번에도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국내 사용자가 3700만 명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성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음과 손잡으며 모바일과 온라인, 국내와 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노리고자 하는 의지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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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together보다 Believing together가 더 중요”
다음카카오가 출범하던 날 다음카카오 임직원이 모여 하나가 되는 ‘Be the One 페스티벌’이 열렸다.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가진 두 회사의 임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었다. 오후 2시부터는 호텔 컨벤션센터 컨퍼런스 룸에서는 삼엄한 출입통제 속에 다음카카오 임직원만이 참석한 가운데 김범수 의장과 다음카카오 경영진이 두 회사의 합병을 직원들에게 선언하고 앞으로의 미래 발전방향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카카오는 매주 수요일 전 직원이 모여 서로의 업무를 공유하고 전 직원의 소통을 도모하는 타운홀 미팅(카카오광장)을 진행했는데, 다음과 합병을 하는 첫 자리 인만큼 모든 직원이 경영진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함께 일하는 것(Working together)도 중요하지만, 신뢰와 믿음을 함께 하는 것(Believing together)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사의 합병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결합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의 신뢰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김 의장은 다음카카오의 조직문화 통합을 위한 ‘원(ONE) TF’ 팀장을 맡아 다음과 카카오의 개성과 경쟁력이 융화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한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일 즐겁게 해야 한다”
“다음카카오의 첫 이사회부터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로 진출하는 데 대한 논의가 있었다. 큰 관심을 가지고 사업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김 의장은 ‘비 더 원 페스티벌(Be the One Festival)’ 행사장에서 합병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그는 정보기술(IT)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언론과의 인터뷰를 잘 하지 않기로 알려진 인물이지만 이 날만큼은 “기분이 좋아 맥주도 한잔 했다”면서 다음카카오의 비전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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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모바일과 헬스케어 진출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오프라인 서비스가 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가 뚜렷한 만큼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모바일과 헬스케어의 결합은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가 해외 진출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문화적 장벽이라는 걸림돌에 제동이 걸렸는데 헬스케어는 문화적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최적의 분야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카카오 단독진출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온라인 업체가 오프라인 서비스를 잘하기는 힘들다”며 “외부의 잘하는 곳과 손잡고 같이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음카카오는 첫 이사회를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했는데 이 가운데 한 자리를 조민식 전 삼정KPMG 헬스케어그룹 본부장(전무) 몫으로 했다. 조 사외이사는 삼정KPMG 헬스케어그룹을 이끌면서 병원과 제약, 의료장비, 바이오산업의 전략과 신사업, 해외 진출 등 다양한 분야를 자문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셈이다.
그렇다면 다음카카오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김 의장은 해답으로 “오프라인 세상이 온라인을 넘어 이제 모바일로 연결된다”며 “여기에 다음카카오의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모바일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이제 돈도 벌 만큼 벌었고 하던 일도 할 만큼 했다”며 “지금까지 성취해온 것도 있지만, 그 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더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궁극적인 목표로는 다음카카오의 서비스가 생활 속에 스며드는 것을 꼽았다. 그는 “다음카카오는 ‘생활’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의장은…네이버 이해진 의장과의 운명적 만남? |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