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세상이 문제가 아니라 '보는 나'가 문제입니다"
"보이는 세상이 문제가 아니라 '보는 나'가 문제입니다"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1.29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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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을문 서린바이오사이언스 회장의 '마음경영'

가장 바꾸기 쉬운 것은 ‘나’다 
       내가 바뀌면 조직과 회사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게 된다

‘웃음경영’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바이오 인프라기업 서린바이오사이언스의 황을문 회장이 연단에 섰다. 지난달 15일 인재개발연구원이 주최한 ‘CEO 지혜산책’ 강연을 통해서다. 황 회장은 이 자리에서 26년 연속 흑자경영의 비결과 CEO의 마음가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소상히 밝혀 관심을 끌었다.

황을문 회장은 독특한 기업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경영자로 업계 안팎에 소문이 자자하다. 
다소 과감하면서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그의 경영 방식은 확고한 신념에 근본을 두고 있다. 
“외형적인 성장을 추구하던 개인과 기업들이 지금까지 경험 해보지 못한 저성장, 초연결, 초 경쟁 시회를 맞이해 내적인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 매우 힘든 시기입니다. CEO와 임직원 모두 과거와 다른 마음가짐으로 기업경영에 나서야 합니다.” 

황 회장이 ‘마음경영’ 프로젝트를 기업에 도입한 것은 지난 2005년. 계기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임직원들에게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줘서 일을 자발적이고, 창조적으로,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얼굴에는 지난 10년간을 회상하는 듯 한 표정이 그려졌다. 그는 왜 내면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왜 ‘마음경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관점을 바꾸면 세상 보는 시각이 변한다”

황 회장은 “기업경영과 삶의 모든 부분에서 무언가 성취했을 때 그 최초 원인·동기는 개인의 마음가짐에서 시작한다”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말로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쳐 나갔다.
“인생은 항상 ‘한다, 안한다’ 중 선택을 하게 됩니다. 지금 모든 사람들의 삶은 수많은 선택의 결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죠. 이런 선택의 결과를 앞에 두고 성찰하는 것에 조금 소홀하지 않았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것이 마음경영이고, 그 핵심은 관점입니다. 관점 하나를 바꾸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게 하는 것이 ‘마음경영’의 핵심입니다. 마음경영의 출발점은 보이는 세상이 아니라, 보는 내가 문제임을 알아차리게 하는 것입니다.” 
단지 관점 하나를 바꾸는 것이 기업 경영에 커다란 영항을 미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에 황 회장은 “관점 하나를 바꾸는 것은 보기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내가 알고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개념적인 것을 내 삶으로, 체험으로 연결시키지 않으면 그 개념이 절대로 내 삶을 바꿔 주지는 않습니다. 우리 세상은 온통 ‘안다’는 것에 취해 있습니다.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삶은 내가 아는 것, 안다고 하는 것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황 회장은 실천하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 사회에 넘쳐 나는 지식에 대해서도 ‘공허한 외침’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내가 아는 것을 말로, 글로 풀어낸 것이 아니라 내가 아는 사람, 즉 다른 사람의 지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는 지적이다.

“위기는 우리가 해온 것을 바꾸라는 신호”

관점과 기업경영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황 회장은 조직 즉 회사가 바뀌기 위해서는 그 조직을 이루고 있는 개인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는 온통 보이는 세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곤 합니다. 보이는 세상이 문제일까, 보는 내가 문제일까? 분명히 그렇게 보는 내가 문제입니다. 우리가 검정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온통 검게 보이고 노란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온통 노랗게 보이죠. 그런데 우리는 그저 보이는 세상을 지적하는데 혈안이 돼 있습니다. 그렇게 세상을 보는 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나를 바꾸게 되고, 나의 관점을 바꾸게 되고, 나의 시야를 바꾸게 됩니다.” 
황 회장은 이어 “경제가 어렵다고 말할 때,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가 잘못됐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관점 문제이고 이것은 우리에게 하고 있는 무언가를 바꾸라는 신호입니다. 그런데 이 신호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 우리가 문제인 것입니다. 우리는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꿔야 합니다. 가장 바꾸기 쉬운 것은 ‘나’입니다. 내가 바뀌면 조직이 바뀌고 회사가 바뀌고 세상이 바뀝니다.” 
몹시 간단하면서도 명료했다. 궁금증이 일순간 풀어진 느낌을 받았다. 언젠가 ‘습관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미래가 바뀐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황 회장의 경영철학은 아마 이런 마음가짐에서 출발했으리라 여겨졌다.
황 회장이 이런 마음경영을 기업에 도입한지도 어언 10년이 지났다. 그가 생각하는 마음경영의 완성이란 무엇일까? 그가 경영하는 서린바이오사이언스의 마음경영은 이제 완성단계에 접어 들었을까?
“마음경영이 완성되었다는 판단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하곤 하죠. 날씨가 추우면 춥다, 더우면 덥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개념 없는 행동인지 모릅니다. 남들이 전부 그렇다는 것을 빙자해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아주 비겁한 사람들입니다. 나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나의 내면을 쳐다봐야 합니다. 다시 말해 내가 하는 모든 것의 책임은 내가 진다는 것을 자각한다면 마음경영의 완성은 이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한 가지 사례를 들면서 관점이 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제가 신입사원 면접 볼 때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어떤 것이 가장 맛있는 음식이냐’고 말이죠. 약 80~90%의 면접자들은 어머니의 된장국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죠, 어머니의 된장국은 참 맛 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입맛에 맞아온 음식이니까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내 기분이 나쁠때도 맛있게 느껴지던가요? 기분이 좋지 않으면 모든 음식이 맛 없을 겁니다. 식당의 예를 들어보면 식당을 경영하는 것도 관점을 바꾸면 한결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음식이 맛있는 것이 아니라 손님의 기분을 잘 파악하는 것이 성공적인 식당경영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관점을 바꾸는 것이 회사의 경쟁력입니다.”

“가르치기보다 개성과 특징 끄집어내는 게 교육”

기업을 구성하는 개개인의 관점을 바꾸는 것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면, 그 구성원들의 교육수준도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과연 높은 업무능력을 요구하고 그 역할에 걸 맞는 인재를 만들기 위해 고차원적인 교육방식이 필요할까? 황 회장은 자신만의 경영방식 중 하나인 교육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리 회사의 또 다른 특징은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본래 타고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 내면의 잠재력을 끄집어내려 노력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특징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교육은 영어로 Education입니다. 여기서 ‘Edu’는 ‘끄집어낸다’는 뜻으로 각자 가지고 있는 특징과 장점을 끄집어내는 것이 진정한 교육입니다. 자발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아닌 자발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우리 회사의 핵심 프로그램입니다.” 
자발적인 인재는 우리 문화에서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기 십상이다. 특히 회사 혹은 조직생활을 하는데 있어 자발적이라는 단어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근래에 이르러서다. 이 같은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황 회장은 ‘웃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간은 평생 죽을 때 까지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하고 죽습니다.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거울을 통해 보는 내 얼굴은 좌우가 반대로 바뀐 얼굴입니다. 사람은 오직 타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얼굴을 통해 나 자신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황 회장은 이어 “상대방의 얼굴을 통해 내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습니다”며 ”웃는다는 것은 나 자신을 향한 사랑이고, 미소는 타인을 향한 사랑의 표현이라 웃음에 인색하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에게 인색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인색한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겠습니까.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오전 8시 30분과 오후 4시, 하루에 두 번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박수치고 웃는 시간을 가지고 있으며 전 직원이 웃음 트레이너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신입사원 면접자리에서 웃지 못하는 사람은 채용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하니 황 회장의 웃음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자존심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

황 회장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바람직한 CEO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CEO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도 과거와 달라졌다고 이야기 했다. 먼저 서린바이오사이언스의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자존심을 버려야 합니다. 과거 우리는 자신이 지닌 지식으로 살아가는 사회를 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이 나를 도와줘야 성공하는 시기가 왔죠. 남이 나를 돕는, 그가 나를 돕게 만드는 그 과정에서 핵심은 나의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열린 사고는 필수적인데 자존심은 닫힌 사고이기 때문이죠. 때문에 자존심을 버려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황 회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리더·CEO에 대한 의견도 덧붙였다. 크게 두 가지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첫 번째로 참된 리더란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리는 것이 아니라, 참된 리더를 수없이 길러내는 사람입니다. 우리 회사는 조직원이기에 앞서 자기 삶의 주인공이 자기 자신임을 일깨워 주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제 더 이상 스펙은 인물을 판별하는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 이제는 각자가 지니고 있는 훌륭한 품성을 꽃피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이것이 문화입니다. 사람의 성격은 그 사람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기업의 운명은 그 기업의 문화가 좌우합니다. 문화는 그 기업이 일하는 방식을 결정하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의 긍정적인 문화는 그 회사의 지속가능 경영을 뒷받침해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직원들의 품성에서 긍정적인 기업문화를 꽃피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데 CEO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이런 새로운 역할에 맞는 CEO가 되기 위해 저 자신을 알아차리고 가꾸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윽고 기업의 영속성, 다시 말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 기업 CEO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다.
“두 번째로, 좋은 기업, 위대한 기업 다음은 ‘영성기업’입니다. CEO들은 이제 성직자가 돼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직자는 도덕적인 분야에 치중한 사람이 아닙니다. 임직원들이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 CEO는 그런 임직원들을 가꿔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불확실성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회사의 시스템과 제도, 문화를 가꾸는 일이 CEO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CEO는 임직원들의 불확실한 미래를 제거해 줘야 합니다. 바로 지금 그들이 기업을 성장시키는데 집중하고 전력을 다 할 수 있도록 CEO가 나서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CEO가 임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들의 본보기가 되는 것입니다. ‘나도 우리 회사의 CEO처럼 저런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임직원이 많아질수록 그 기업은 지속가능하게 변모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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