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없어도 ‘No Problem’
지갑 없어도 ‘No Problem’
  • 한가늠 남서울대학교 멀티미디어학과 교수
  • 승인 2015.01.27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NS BIZ]스마트 라이프와 결제수단 변화
▲ 한가늠 남서울대학교 멀티미디어학과 교수

#. 서울 압구정 가로수길에서 H대표는 점심식사 미팅을 하고 있었다. 미팅을 끝나기 전 미리 결제하려고 지갑을 찾았지만 지갑을 놓고 온 것을 알았다. 서둘러 움직이면서 지갑을 차에 놔두고 온 것이다. 예전 같으면 당황했을 H대표이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채 갖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을 했다.

이제는 신용카드나 현금 대신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스마트폰으로 다운받은 모바일 앱으로 결제를 하면서 포인트 적립이나 다운로드 받은 쿠폰도 함께 사용해서 할인 혜택까지도 받는 세상이 되었다.
위의 예는 단순한 에피소드이지만 결제 시장에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제 모두가 변화되고 있지만 온라인 결제 시장의 변화는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그 시장 규모도 눈에 띄는 성장세로 변해가고 있다. 국내 모바일 시장은 이미 2014년 상반기에 6조원을 넘기고 있고, 2016년 글로벌 모바일결제 시장은 약 64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자료: 가트너>

너도나도 앞다퉈 ‘전자지갑’ 출시

모바일로 결제를 하는 방식에는 신용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 전자지갑 등의 수단들이 있다. 국내 모바일결제 시장을 살펴보도록 하자.
2013년 3월 금융결제원과 국내 16개 은행이 공동으로 스마트폰 지갑인 ‘뱅크월렛’을 내놓았다. 뱅크월렛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유심(USIM)으로 정보가 전송되는 방식으로 은행의 현금카드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뱅크웰렛은 서비스 이용자가 원하는 은행의 현금카드를 ‘주거래카드’로 설정해 간단한 터치만으로 현금인출이나 계좌이체의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도 물건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이다. 
다음과 결합한 카카오도 뱅크월렛 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하기 위한 지속적인 진통을 겪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는 국내 15개 은행과 제휴하여 최대 50만원까지 전자지갑에 넣을 수 있고, 하루 10만원까지 송금하고 온오프라인 결제와 ATM 이용한 가능한 서비스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금융보호 장치에 대한 마련이 덜 되어서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또한 신한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 6개 카드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앱 형태의 모바일카드도 상용화되었고, 이에 앞서 BC카드와 하나SK카드에서도 모바일카드의 개념을 도입해서 가맹점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현금카드, 신용카드, 그리고 멤버십카드를 넣을 수 있는 전자지갑의 형태도 통신사와 카드사 중심으로 개발되고 적용되고 있는 상태이다. SK플래닛이 ‘스마트월렛’을, LG유플러스가 ‘U+스마트월렛’을, KT가 ‘모카’를 출시했고, 카드사에서는 신한카드가 ‘신한 스마트월렛’을, 하나SK카드는 ‘모비빅스’를, 삼성카드는 ‘m포켓’을, KB국민카드는 ‘KB와이즈월렛’ 등으로 전자지갑을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다양한 노력들은 지속되고 있지만 뱅크월렛, 모바일 카드나 전자지갑 등에 서비스가 신용카드나 지갑을 대체할만큼의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았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리더기의 보급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나 체인점까지는 리더기의 보급으로 결제가 가능하지만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가계에서는 리더기의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서 여전히 카드나 현금결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국내 모바일카드 시장 현황’조사에 따르면 전체 카드 가맹점 중 1.5%만이 NFC결제 단말기를 보급했다. 이는 VAN사들이 투자를 통한 리더기 교체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은 이미 모바일거래 활발

국내와는 다르게 해외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 시스템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먼저 미국에서 구글은 3년 전 ‘구글월렛’을 내놓고 플랫폼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을 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올해 9월에 발표한 아이폰6와 함께 공개된 ‘애플페이’ 등장으로 변하고 있다. 아무래도 애플페이가 담고 있는 모바일결제의 생태계를 제공하면서부터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애플페이는 미국에서 신용카드 결제의 83% 정도의 사장을 확보한 마스터, 비자,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3대 카드사를 시작하여 주요 금융권과 제휴를 맺었고 대형브랜드인 맥도널드, 나이키, 스타벅스 등 22만개 이상의 제휴점을 확보했다.
이는 놀랄만한 상황도 아니다. 미국의 주요 은행들인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파고 등이 인터넷뱅킹 사이트와 앱 초기화면이 애플페이를 알리는 광고판으로 변한 것도 애플페이의 시장 점유를 염두해 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애플페이를 높게 사는 것은 생태계를 지니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제 방식에 단순화와 우수한 보안성도 높게 사고 있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이베이의 경우에는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의 45%인 19억달러가 ‘페이팔’의 결제 수수료에서 발생했다. 페이팔은 PC, 스마트폰으로 전자결제를 이용시에 수수료를 부가하는 결제대행 서비스이다. 최근 들어 전자상거래에서 모바일이 점유하는 비율은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베이의 19억 달러의 수익 중 모바일 결제 수수료는 4억달러에 달하는 놀라운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로 텐센트는 텐페이를 통해 온라인 결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모바일결제 시장에 공격적인 횡보를 거닐고 있다.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 전자성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쇼핑몰 ‘타오바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알리바바는 최근 1년간 결제액이 3조9천 위안(약 640조)에 이르는 막대한 거래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알리페이가 확보한 가입자의 수도 9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국내에서 온라인결제에 49% 정도 되는 점유율도 확보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400개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알리페이를 쓸 수 있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롯데면세점의 경우를 보면 중국 온라인 매출에서 알리페이의 결제비율은 90%에 달한다. 알리페이에는 못미치지만 19%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한 텐페이도 모바일결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텐페이도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웹메신저 QQ로 각각 6억명, 8억명 이상에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있어서 그 귀추 역시 기대된다.

갈 길이 천리인데 발목 잡는 각종 규제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중국과 미국은 자본력과 기술력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카카오톡 이전에 몇몇 기술금융(Fintech) 기업들이 시도를 했었지만 모두 실패하거나, 정부 규제 등으로 시장 진입도 전혀 하지 못했었다.
국내에서는 370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출시한 ‘카카오페이’가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는 LG CNS의 엠페이(M-Pay)를 기반으로 출시된 국내 유일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이다. 카카오톡은 여기에 BC카드와 BC제휴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과의 제휴에 성공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시작된 서비스이다. 아직 내수용 서비스를 지향하는 카카오페이는 글로벌 시장을 기반으로하는 알리페이, 애플페이 등과의 서비스와의 비교는 무리가 있겠지만 국내 성공을 기반으로 점차 세를 확장해 갈 수 있을것이다.
조만간 네이버에서도 자체 서비스를 위한 소액 송금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에 도전할 서비스 자체가 전무한 것도 문제점이다. 또한 국내 IT기업들의 경우 소프트웨어 중심이 아닌 하드웨어 중심으로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어서 이에 맞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확보가 어려운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맞물려서 규제로 인한 역차별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알리페이와 텐페이는 금융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고 애플페이는 신용카드 정보를 직접 인증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기업들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 들어가려면 금융사와의 제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도 마찬가지지만 신규로 서비스 시장에 진입하려면 서비스 일원화 측면에서 상당한 불리함을 안고 시작하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시작할 때 언급한 것처럼 모바일 결제라고 해서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사용처는 분명하게 나뉘어진다.  모바일결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온라인 결제 시장이 커지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알리페이나 텐페이, 애플페이의 성장에 기대를 거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시간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스마트폰 결제는 대세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모바일결제 시장은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시장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추후  오프라인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도 알리페이나 텐테이, 그리고 애플페이 못지 않은 그런 기업의 성장을 꿈꾸며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로,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기준으로 확장할 것을 기대해본다. 그 전에 현재까지 국내 모바일결제 시장에 왜 국내 IT기업들이 성장하지 못했는지 먼저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보다 먼저 국내 IT 기업들이 모바일결제 시장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시장까지 글로벌 IT기업들에게 내줄 위기에 몰린 이유 중 정부 및 금융 당국의 규제가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모바일 분야에서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업들이 국내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도 있겠지만 제 살깎아 먹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 및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세상은 이미 동종업종간 경쟁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경쟁 상대들과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