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4-23 19:08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뿌리’가 깊고 튼튼해야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뿌리’가 깊고 튼튼해야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1.21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ver story]인문경영 1

인문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우리 기업들보다 외국 기업들이 먼저다. 구글, 픽사, IBM과 같이 세계를 주름잡는 외국의 기업들은 조직의 창의성 제고와 함께 미래 경영환경을 예측하기 위해 인문학을 경영에 도입했다.
픽사의 경우 사내 교육기관인 픽사 대학(Pixar University)을 운영하면서 글쓰기, 철학, 문학 같은 100개 이상의 인문학 과정을 개설해 CEO와 전 임직원의 인문학적 소양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글은 기업문화를 진단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데 인문학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 외 IBM, 인텔, 지멘스 등은 인문학자를 포함시킨 전담팀을 구성해 기업이 나아가야 할 장기적인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내로라 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인문학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과연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 삼성전자
제목 : 삼성 인문경영 뿌리는 ‘論語’

삼성전자의 인문학 사랑은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에게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이병철 회장은 생전에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논어(論語)’를 꼽았다. “가장 감명 받은 책을 들라면 나는 서슴치 않고 논어를 꼽겠다. 나의 생각이나 생활이 논어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해도 좋다”라고 말하기도 한 이 전 회장은 아들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물려준 유산이 논어 한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1982년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경영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이병철 회장은 어느 연설자리에서 “훌륭한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경영이론을 알고 있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학부시절 사학이나 문학 같은 인문학을 전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삼성과 인문학은 최근 반짝하고 등장한 유행의 일부라기보다 반세기에 걸친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장단회의에 인문학자 초청 강의 늘어

최근 삼성전자는 인문학과 경영을 과감하게 접목시켰다. 삼성전자는 디자인팀에 인문학 전공자를 배치, 제품 디자인에 인문학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전체 팀 구성원의 15%인 이들은 커뮤니케이션의 허브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역할도 함께 한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가 활동하는 공간에서 함께 머물며 그들의 감정변화, 행동을 관찰하는 ‘민족지학’ 기법을 활용, 소비자와 시장이 요구하는 사항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 기법은 전통적인 설문조사와 고객인터뷰로 드러나지 않는 잠재적인 니즈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다. 또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필수 역량 중 하나로 역사를 꼽을 만큼 인문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인재를 중요시하는 기업이다. “천재 한 명이 천 명, 만 명을 먹여 살린다”라고 했던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삼성은 인재를 육성하는데 전사적인 역량을 아끼지 않는다. 올해도 이런 삼성의 인재경영이념은 지속돼 신입사원 채용의 첫 단계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서 역사와 인문학적 소양,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 없이는 풀기 어려운 문제가 다수 출제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사원 못지않게 기존 경영진도 인문학을 배우기 위해 열의를 보이고 있다.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조선왕조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에 관한 토론을 벌이는가 하면, 사장단 협의회 강연자로 인문·예술 전문가를 초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 풍향계’라 불리는 삼성의 수요사장단협의회에서 이토록 인문학을 중시하는 풍조가 강해진 것은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시장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최근에는 노자(老子) 철학을 재미있게 풀이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서강대학교 철학과 최진석 교수도 사장단회의 강연자로 초대했다. 5개월 사이 총 2회 강연을 한 최 교수는 ‘노자의 리더십’에 대해 강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 교수는 노가 사상을 소개하며 “바람직하고 좋고 해야 하는 일은 규범적으로 정해지는데 이는 유가(공자의 사상)적인 것이며 근대성을 갖고, 바라고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은 ‘노가’(노자의 사상)적인 것으로 현대성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대성을 이해해야 사람을 알게 되고, 기업으로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특히 “지도자는 원칙을 우선시하기보다는 조직원이 자발성을 발휘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 현대차그룹
“이순신 리더십 알아야 ‘현대맨’”
현대차그룹(회장 정몽구)은 전 임직원들이 인문학의 전반적인 영역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쌓도록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히스토리 콘서트’로 국내외 역사의 기본 소양을 함양한데 이어 올해는 그 범위를 넓혀 예술, 문화, 심리학 등 인문학의 종합적인 이해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인문학 콘서트를 통해 제조업도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 팔기만 하는 것이 아닌 제품 속에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애정과 성찰 등을 담아야 한다는 인식이 바탕이 된 것.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가 ‘창조 경제와 융합형 통섭’이라는 주제로 인문학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고, 유광수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와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 교수 등이 각각 문학과 심리학을 다루면서 그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인문학 콘서트’ 정례화…‘역사’ 강조

정몽구 회장의 인문학에 대한 사랑도 자못 크다. 정 회장은 임원회의 등 자리를 통해 “자동차는 단순히 기계가 아니다. 자동차에 감성을 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인문학과 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자동차의 품질 업그레이드에 초점을 맞춘 ‘품질 경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고 감동시키는 ‘감성 경영’을 주문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연이어 대규모 리콜사태를 경험하면서 인문학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것,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출시된 자동차의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이 발생하는 경우 업체는 금전적으로 손해를 볼 뿐만 아니라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품질 경영’과 ‘감성 경영’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은 재계에 널리 알려진 ‘이순신 경영’ 마니아다. 정 부회장은 평소 사석에서 조부인 故 정주영 명예회장, 부친 정몽구 회장을 제외하고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이순신 장군을 스스럼 없이 꼽으며 휴가기간에도 이순신 장관과 관련된 역사서적을 자주 탐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변하는 자동차시장의 파도를 헤쳐 나가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이순신 장군의 해전과 관련한 역사교육을 진행하는 등 회사경영에 인문학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전언.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도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인재를 선발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인적성 검사에 역사에세이 항목을 포함해 지원자의 역사관을 묻고, 그 방향과 깊이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공계 학생들에게 “이순신의 거북선,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정약용의 거중기 등 역사 속 인물들의 발명품 가운데 자신이 생각하는 ‘공학도의 자질’과 연관 있는 발명품을 선택한 뒤 그 이유를 쓰시오.”와 같은 질문을 제시하면서 위기탈출형 인재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LG
‘溫故而知新으로 人和경영’
LG전자 직원들은 치열한 비즈니스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이해와 통섭형 인재 위주로 회사 경영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신념으로 인문학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로 이공계 인재가 많은 기업의 특성상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한 단계 성숙한 기업을 이룩하기 위해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LG전자는 사내 교육사이트인 ‘러닝넷’에 ‘EBS 인문학 코너’를 개설했다. 인문학 입문, 역사, 과학, 경제, 리더십, 성공학, 문화, 역사, 예술 등 9개 분야로 이뤄진 이 코너는 EBS의 150여개 유료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제공한다. LG전자 임직원들은 언제 어디서나 편한 시간에 러닝넷에 접속해 강좌를 시청할 수 있다. 이외에도 LG전자 측은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통섭형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차원에서 연구개발(R&D)조직 책임자를 대상으로 이틀 과정의 인문학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최근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깊이 있는 통찰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임직원들이 인문학을 쉽게 접하며 일상 속에서 지혜를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입사원도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인재를 위주로 선발한다. 올 하반기 약 2000명을 선발할 예정인 LG그룹은 인적성검사에서 한자와 한국사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최초로 시행되는 인문학 소양 평가 질문을 통해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융합형 인재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통섭·융합형 인재육성 주력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인문학은 물론 폭넓은 분야에서 배움을 즐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구 회장의 애독서에 대해서는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주요 인문·경제·경영 서적은 물론 새로운 지식과 혁신적인 내용이라면 무엇이든 직접 찾아가 듣고 보고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 이런 구 회장의 스타일은 LG 트윈타워 여의도 사옥에 잘 투영돼 있다.
지난 1987년 개관한 LG트윈타워 지하에는 27년 간 ‘트윈서적’이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사옥에 서점이 있다는 것 자체가 LG그룹이 지향하는 가치를 보여준다’는 말이 있을 만큼 LG 임직원들은 이곳을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한다.
점심시간이면 식사를 일찍 마친 직원들이 작은 공간의 트윈서적에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루 약 50여권의 책이 판매되는 트윈서적에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역시나 인문서적이다. 특히 상무급 이상 임원들은 인문학과 고전을 탐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비서들이 책을 구입해서 가기도 한다.
이 밖에도 구 회장은 “강한 대학을 가진 나라가 세계 시장을 리드한다”며 연구비를 쾌척하는가 하면, ‘글로벌챌린저’라는 공모전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열린 세계에 대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G그룹은 인문학 열풍보다 근본적인 ‘배움’이라는 더 커다란 그릇에 초점을 두고 있다.
 

◆ SK

재계와 인문학을 함께 떠올릴 때 SK케미칼은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의 위치에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2010년부터 재미와 함께 인문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인문학 강의를 시행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혜민스님, 이해인 수녀 등 직원들의 힐링을 위한 멘토 3인방을 초청했다. 유명 피아니스트 유키구라모토와 손열음씨와 같은 실력파 음악인들이 SK케미칼이 마련한 콘서트장을 찾기도 했다. 명실상부 SK케미칼은 재계의 인문예술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인문학을 통해 직원들의 창의력 향상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자영 부회장은 평소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창의력이 생긴다”라는 지론을 펴 왔다. SK이노베이션이 인문학 나들이를 통해 즐거운 일터 만들기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문학 나들이는 명사를 초빙해 직원들이 강연을 듣는 것으로 직원들이 보다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라는 구 부회장의 생각에서 출발했다.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구성원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깨뜨리지 못할 규칙은 없다는 그의 경영방식을 사람들은 ‘구자영 스타일’이라고 부른다. “도전과 창의성, 긍정을 강조하는 구 부회장의 ‘도·창·긍 경영방침’이 SK이노베이션에 뿌리내리면서 조직문화가 새롭게 바뀌고 있다”고 직원들은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인문학을 통해 직원들과 이해, 소통하고 그들의 에너지를 원동력으로 회사가 성장하는 선순환 사이클이 성립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인문학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첨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 C&C 인문학 접목으로 대박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인문학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그 중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곳은 SKC&C다. SKC&C는 직원 개개인이 인문학적인 소양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Beyond Domestic, Beyond IT 서비스’라는 비전을 가지고 사업구조의 다각화 추진하는데 있어 인문학 등 非 IT영역을 중심으로 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방침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철길 SK C&C 사장은 평소 인문학에 대해 관심이 많기로 유명하다. 정 사장은 시와 오페라 등 인문학을 즐길 줄 아는 감성이 풍부한 아이디어맨을 직원들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1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그는 꾸준히 인문학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임원, 팀장들의 인문학적 지식과 교양을 경영에 접목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국내 IT 서비스 산업이 정체되면서 정 사장의 다각화 전략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이다. IT기업으로서 非 IT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직접 사업 현안을 챙기고 실무진들과 머리를 맞대 가면서 경영방안을 도출하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 나갔다.
IT 업계 인재들과 인문학을 통해 기업을 경영, 성공시킨 열매는 달콤했다. 지난 상반기 해외에 거둬들인 매출액으로 1655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 9661억 원의 17%에 달하는 규모. SK C&C의 글로벌 매출 비중이 17%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사장 개인적으로도 상당한 금액의 인센티브를 받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 신세계
“인문학은 신세계가 추구하는 방향”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을 필두로 경영 전반에 걸쳐 인문학을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연세대학교에서 ‘지식향연’이라는 이름으로 강연을 진행,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인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의 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역사관련 서적이 가득 차 있고 정 부회장은 틈날 때마다 이 책을 살펴본다. 그는 애독서로 故 김태길 서울대 철학과 교수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주저없이 꼽을 만큼 인문학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다.
임원인 수석부장들과의 대담 자리에서도 독서를 강조하며 인문학과 경영의 조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신세계 사내 방송에서도 인문학·경영·경제 분야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전 직원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식향연’ 강단에서 정 부회장은 인문학이 지니고 있는 장점을 열거하면서 ‘인문학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소양’이라고 답했다. 또 이 인문학이야 말로 신세계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이라는 방향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정용진 부회장 “인문학은 모든 것의 기본”

최근 국내 유통업계는 각종 규제와 소비침체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인문경영은 앞을 내다본 선견지명의 수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세계는 2000년대 초반 대형마트를 앞세워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이후 1993년 이마트 창동점을 시작으로 할인매장 사업에 적극 투자, 국내 굴지의 유통그룹으로 도약했다. 다른 그룹들이 오너경영체제를 유지한 것과 다르게 신세계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한 것이다. 그야말로 ‘신세계’를 열었다. 하지만 이렇게 잘 나가던 신세계도 앞서 말한 소비침체와 각종 규제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최근 몇 년 새 성장의 정체를 경험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는 인문학을 위기탈출의 열쇠로 선택했다. 직원 개개인의 업무만족도를 높이고, 초심으로 돌아가 제 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신세계의 ‘캐시카우’인 이마트의 경우 소비자와 직접 대면을 통해 영업을 해야 한다. 관리 분야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의 고객응대가 더 중요한 업종이다. 그래서 현장을 중시하는 정 부회장의 경영철학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지식향연’ 연단에 직접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신세계는 ‘지식향연’을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매년 20억 원을 지원해 신세계그룹을 ‘동양의 메디치’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만큼 정용진 부회장의 인문학에 대한 열정은 실로 대단하다. 인문학과 비즈니스가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매우 밀접한 함수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간판했기 때문이다. 기본에 충실한 인문경영을 통해 신세계그룹을 재도약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정 부회장의 일거일동이 재계 안팎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