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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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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1.21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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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같은 소설 ‘THAAD’ 신드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로 공전의 히트를 친 소설가 김진명씨가 최근 발표한 신간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THAAD(高고도 미사일 방어체제/ Theater of high altitude area defense missile)’라는 제목의 이 책은 작가가 실화를 바탕으로 극비리에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과연 한반도를 둘러싸고 어떤 일이 전개되고 있길래 작가가 모든 활동을 접고 ‘THAAD’에 올인한 것일까?
 

김진명 작가는 신작 ‘THAAD’를 통해 한국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외교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달러약세를 연구하던 한 연구원의 죽음과 이 사건이 일어난 정황과 배후를 알아내기 위한 한 남자의 이야기가 책의 주된 내용이다.
‘THAAD’는 처음부터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인물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흐름을 전개한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하나같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음을 밝히면서, 다른 거대한 배후세력과 그들이 준비하는 음모에 대해 이야기한다. 종국에는 그 음모가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라는 것을 드러내며 책의 내용은 마무리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오른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이 질문은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같은 류의 근본적인 질문이다. 어느 하나만 선택하기엔 곤란한 점이 한 가지가 아니다. 현재 세계의 유일무이한 슈퍼파워이자 70년 혈맹의 미국과 떠오르는 신흥강국, 13억이라는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잠재력을 지닌 중국. 우리는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할까?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열강에 둘러싸여 있고 지속적으로 그들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지난 반세기는 ‘우방’ 미국의 영향력이 막강했다. 한국 전쟁 이후 미국과의 정치·경제적인 교류는 다른 국가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급부상으로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은 양자택일을 강요받기에 이르렀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오늘날 한국 경제는 중국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무역은 물론 내수시장과 금융·부동산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총 수출액 5596억 달러 가운데 26% 가량인 1458억 달러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같은 해 총 수입액 5515억 달러 중 중국에서 수입한 금액은 830억 달러로 약 15%다. 이 수치는 단일 국가로는 최대 규모로 한국의 2013년 對유럽 수출액은 692억 달러, 수입액은 754억 달러 수준이었다.
또,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 유입된 ‘차이나 머니’도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달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7월 말 23조3000억 원에 이르는 중국계 자금이 국내 마켓에서 유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반 사이에 50배 정도 급증한 것이다. 보유외화 다변화 정책과 같은 중국정부의 움직임이 이 흐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금융개혁에 속도가 붙을 경우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자본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도 중국의 비중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중국인들이 소유한 토지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인이 제주도에 소유한 토지는 지난해 말 현재 315만㎡로 2년 전 보다 2.2배 증가했다. 미국인이 소유한 제주도 토지 374만㎡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미 국내 내수시장도 ‘요우커(遊客)’라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 7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135만4753명 가운데 중국인 수는 69만2053명에 달한다. 흔히 중국관광객은 뤼커(旅客)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이 기존과 다른 대량구매, 고가의 물품을 구매하는 특징을 보이면서 요우커라는 애칭 아닌 애칭을 얻었다.
요우커의 월평균 수입은 1872달러, 우리 돈으로 약 192만 원이며, ‘빠링허우(八零後)’라는 1980년대 생이 전체의 56.2%를 차지한다. 이들 요우커가 한국에서 지갑을 열면서 관광수입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중이다. 지난 7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수입은 16억1590만달러(약 1조6480억원)로 전년 대비 4억960만달러(34.0%) 증가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요우커가 1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2018년에는 요우커 소비지출금액이 25조3000억원으로 2013년 한국 전체 소매판매액(350조원)의 7.3%에 달할 것이라고 삼성증권은 전망했다.
지난 7월, 시진핑 주석의 방한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1990년 한중수교 후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은 시 주석이 처음이다. 긴밀해진 경제교류만큼 정치적 한중관계도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김진명 작가와 같이 한국을 자신들과 가까운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져선 안 돼”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수반으로 있는 미국의 경우 한국과 오랜 시간 부침(浮沈)을 함께 한 국가다. 냉전시대가 끝난 후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난 미국은 자타공인 세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미국은 최근 중국의 급속한 성장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3조 달러가 넘는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미국에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한국과 미국의 경제관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1035억 달러 가량의 거래(수출 620억 달러, 수입 415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입 건수별로 보면 수출이 약 80만건, 수입이 576만건으로 도합 650만 건을 넘어선다. 금액으로는 중국과 한국 무역거래의 절반 수준이지만, 543만 건의 對中 거래량을 넘어선다. 이렇듯 거래금액의 차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중국과의 그것보다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다. 1035억 달러라는 수치도 결코 적지 않다. 여기에 매년 70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관광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해 1인당 1500달러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53.4%는 ‘사업 또는 전문 활동’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 경제는 미국에 의존하는 정도가 매우 크다.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하게 교류해온 미국과 한국의 경제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얽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TV를 통해 미국의 금리인상소식이 전해지면 한국경제는 초비상사태에 돌입한다. 그만큼 한국과 미국은 가까운 이웃이다.
경제적인 이유와 더불어 미국이 한국과 손을 맞잡아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한국의 손을 쉽게 놓을 수 없다. 미국 본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중국 등 다른 강대국을 견제하기에 한국은 최적의 위치다. 이와 함께 서방세계, 특히 미국의 힘이 주가 된 한국전쟁에서 승리한 후 경제·사회적으로 유일하게 미국식 민주주의를 이룩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때문에 미국의 이데올로기가 깊숙이 이식된 한국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긴 안목의 통찰과 지혜 필요

당신이 대한민국의 리더라면, 당신의 어깨에 한민족의 명운이 달려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한 조직을 대표하는 리더라면 누구나 한번쯤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앞장서서 이끄는 리더(Leader)와 연관 있는 리딩(Leading)이라는 영어 단어는 ‘선두’라는 뜻 이외에도 ‘가장 중요한’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맨 앞에 서는 리더의 판단이 조직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의 덕목은 사람을 아우르는 것도 될 수 있고, 조직의 사기를 진작시켜 목표를 향해 전진하게 만드는 것도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방향을 잡는 것. 조직이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올바른 방향으로 그들은 안내해 주는 것이다.
리더는 결정권자다. 리더의 선택 하나에 한 공동체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리더는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선호도와 생각에 얽매인 선택이 아닌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서 ‘Leader’는 ‘Reader’라고 하는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김진명 작가가 밝힌 ‘THAAD’의 내용은 실화같은 소설로 충격적이다. 중국과 미국이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한 것도 한반도에서의 ‘THAAD’ 배치 전략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물론 우리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김관진 실장이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당초 THAAD 도입을 비롯한 한미 국방 현안에 대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미국 측의 반응에 다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정부가 역대 한미관계가 최상이라고 말해왔던 것에 비춰 보면 의문점이 남는다. 일각에서는 ‘한미간 소통체계 구축’이라고 밝힌 이번 방미 목적을 두고 ‘이제 막 소통체계를 구축하는 단계가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청와대에서도 척 헤이글 국방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과의 면담이 불발된 이유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THAAD’ 문제에 대해 한국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하겠다는 중국과 한미 고위급 회담 직전 돌연 일정을 변경한 미국 사이에서 우리 지도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손들’간의 위험한 줄다리기는 계속 되고 있는 형국이다.
당사자인 우리로서는 한반도의 문제가 국가안보뿐만 아니라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와도 결부돼 있다는 점에서 당장 눈앞에 있는 나무만 바라보고 발 등에 떨어진 불끄기에만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상황 변화를 관조하는 전략적인 선택과 함께 긴 안목의 통찰과 지혜가 요구된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하는 양자택일 보다는 다양한 가능성과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다원화된 외교전략를 구사할 때다. 구관이 명관이기도 하지만 고인 물은 썩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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