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위한 기술, 연결·융합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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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1.19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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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5로 본 ‘기술 경영’ 키워드

새해 들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기술의 총경연장 ‘CES 2015’. 최근 몇 해 동안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의 주인공은 국내기업들이었다. 화면이 휘어진 커브드 TV를 선보이며 세계인의 생활혁명을 이끌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어떤 기술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을까? 그 현장으로 들어가 봤다.

[인사이트코리아=박흥순 기자] CES 2015에는 총 3600여 개 글로벌 기업들이 참가하고 17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로 열렸다. 꾸준하게 출품되던 TV 등 소비자가전은 물론 스마트홈, 스마트카, 웨어러블기기, 3차원 프린터, 드론, 로봇, 센서에 이르기까지 약 20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이를 구현한 제품들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대세는 IoT…‘무한한 가능성의 무대’

그 중 가장 돋보인 것은 단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관련 제품. 문자 그대로 IoT는 생활 속 사물들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첨단 인터넷 기술을 말한다. 과거의 통신기술이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의 ‘연결’에만 중점을 두었다면, 최근의 흐름은 연결을 넘어서 융합으로 흘러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15에서 스마트홈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부근 대표이사가 발표한 기조연설은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을 대변했다. 
윤 대표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인간 중심’의 기술철학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하며 삼성전자의 비전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IoT 개발자 지원에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투자하고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이 IoT로 연결될 수 있게 하는 등 선도적으로 서비스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업계 관계자와 취재진 등 약 3000여 명이 참석해 삼성전자의 비전과 전략방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IoT를 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윤 대표는 “IoT는 사람들의 필요와 상황에 맞게 그들을 보호하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며 나아가 사회·경제를 바꿀 무한한 가능성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으로 IoT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힌 삼성전자는 IoT 구현에 필수적인 각종 센서와 관련 부품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20여 종에 달하는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초소형 후각 센서를 비롯,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하는 동작인식센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D램과 낸드플래시를 집적한 ePOP(embedded Package On Package) 반도체 등을 통해 삼성전자가 IoT사업에 얼마나 큰 공을 들이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윤 대표는 “IoT가 고객들의 삶에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려면 이종산업 간 협업이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며, “점차 사물에서 집, 도시, 지구 전체로 IoT의 연결 대상과 범위가 확대되면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 모두가 인류의 발전과 영속성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혁신적인 미래를 창조하는데 동참하자는 제안을 한 셈이다. 향후 삼성전자는 핵심부품과 기기들의 확대는 물론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산업계의 호환성 확보와 함께 이종산업 기업들과 적극적인 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간 감성을 모방한 기계와 기술”

LG전자도 IoT분야로의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2015 LG전자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플랫폼 차별화, 기기간 연결성 강화, IoT생태계 확장 등 개방화 전략을 집중 소개했다. 

▲ LG전자 CTO 안승권 사장이국내외 언론인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제품과 혁신기술을 소개하는 모습<사진제공= LG전자>

안승권 LG전자 사장은 “(LG전자는) 사물인터넷 플랫폼 차별화, 기기 간 연결성 강화, 사물인터넷 생태계 확장 등 개방화 전략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웹OS2.0’, ‘웰니스 플랫폼(Wellness platform)’ 등 LG전자의 플랫폼을 소개했다. 특히 웰니스 플랫폼은 LG전자의 생체신호 분석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들은 물론 가전제품들과도 연동해 신체건강에서 생활환경까지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수면습관, 심장박동수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공기청정기나 에어컨 등의 주변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이어 LG전자의 새로운 연결 솔루션도 소개했다. 기기 간 연결성 강화에 초점을 둔 이 기술은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를 실시간으로 연결, 운전 편의성을 향상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도 CES 2015에 행차했다. 이 부회장은 “사물인터넷시대의 중심은 개인”이라며, “인간의 감성을 모방한 기계와 기술이 개인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라고 IoT시대를 전망했다. 그간 통신사와 CES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가 부상하면서 미세한 연결고리가 형성되기도 했지만 통신업체의 CEO가 CES행사장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이 부회장도 2010년 이후 근 5년 만에 CES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우리 생활을 이루는 근간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전전시회는 통신사와 별 관계가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근본부터 달라지고 있습니다. 우선 집과 자동차의 개념이 달라졌어요. 그것들의 진화는 각종 센서가 전혀 새로운 가치를 구현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를 사물인터넷의 원년(元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며 자신이 CES 행사장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사물인터넷 시장이 한 단계 높은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제조사에서 만드는 제품을 한데 어우를 수 있는 통신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 LG전자, 혁신상 휩쓸어

전통적인 CES의 주인공격인 TV도 주목을 받았다. TV분야는 삼성전자, LG전자와 그 사이에 낀 소니의 3자간 경쟁구도가 형성된 모습이었다. 이들 3사은 기술격차를 벌리며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서 달아났다. 특히 과거 ‘TV명가’였던 소니의 신제품은 왕의 귀환이라는 찬사와 ‘감을 잃었다’는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 소니는 올해 4K(UHD)로 구성한 11종의 TV제품군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얇은 TV’라는 타이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TV는 가장 얇은 부분이 4.9mm에 불과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스마트TV라는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채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시대를 새로운 도약의 시기로 삼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니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놀랄만큼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소니가 몰락하거나 퇴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업체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울트라HD(UHD)와 유기발광다이오드(LED)를 내놨던 소니다. 올해도 소니는 사양과 성능에 집착하기보다 ‘사용자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제품’이라는 컨셉을 보여줬다.
이런 소니의 움직임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가장 얇은 TV 브라비아’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장 얇은 곳의 두께만 가지고 가장 얇다고 하는 TV”라고 일축했다. 또 LG전자 관계자들도 “얇기는 하지만 일반 액정표시장치(LCD)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국내업체들이 이미 OLED와 퀀텀닷으로 경쟁을 시작한 상황에서 ‘구형’이 돼버린 LCD로 상대가 되겠느냐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올까? 먼저 삼성전자는 야심차게 SUHD TV를 선보였다. SUHD TV는 ‘SUHD 리마스터링’ 화질 엔진으로 명암비를 끌어 올리고 초미세나노입자를 적용해 자연의 풍부한 색감을 선명하게 살렸다. 최대사이즈 110형을 포함, 105형, 88형, 85형, 65형 등을 출품한 삼성전자는 CEA가 선정한 ‘CES 혁신상’을 휩쓰는 쾌거를 올렸다. 특히 105형 SUHD 벤더블 TV ‘UN105S9B’로 ‘CES 2015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면서 4년 연속 TV부문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해외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영국의 IT매거진 트러스티드 리뷰(Trusted Reviews)는 삼성전자 SUHD TV에 대해 “매우 생생하면서 자연스러운 색을 표현한다”면서, “이 TV는 여지껏 우리가 본 TV 중 가장 빛나는 TV”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밖에도 미국의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 지디넷(ZDNet), 영국의 티쓰리(T3), 우버기즈모(Ubergizmo) 등이 SUHD의 기술력에 찬사를 보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김현석 사장은 “SUHD를 체험한 관람객들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고 현장 분위기를 소개하며, “LED, 스마트, 커브드 TV와 같은 제품들처럼 SUHD TV도 새로운 혁신의 산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TV 업계의 강자 LG전자 역시 65인치 퀀텀닷(Quantum dot, 양자점) TV와 올레드(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TV 3종류 등 총 4가지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퀀텀닷 TV는 기존 LCD 제품의 발전형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양자를 제품에 주입한 반도체 결정을 필름형태로 만들어 제품에 부착한 것이다. 기존 LCD TV에 비해 색 재현성이 월등히 높아져 OLED TV에 맞먹는 색채를 구현해 낼 수 있다. OLED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자를 이용해 색을 구현한다. LCD TV에 비해 반응속도가 빠르고 명암비가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조원가가 비싸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단점이 해결될 경우 OLED TV가 퀀텀닷의 영역까지 흡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스마트 워치를 연결한 차세대 블루링크<사진제공= 현대자동차>

자동차-IT 융합 가속 ‘스마트카’ 

올해 CES에는 자동차업체가 참가하고 CEO가 현장을 방문하는 이색풍경도 펼쳐졌다. 현대차를 비롯해 BMW·벤츠·폭스바겐·아우디·도요타 등 10여 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자동차와 IT의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등장한 스마트카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CES의 ‘C’를 Car(자동차)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이 현장에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1년 이후 4년 만에 CES에 참석한 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자동차의 전자화와 함께 경쟁업체들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가 기자회견을 통해 ‘수소연료차(FCV)의 확산을 위해 관련 기술 5680건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선언한 사실을 듣자 정 부회장은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현재 수소차 국내 출시는 현대차그룹과 정부가 협의 중에 있다. 이 계획에 대해 정 부회장은 “인프라 등 출시 요건이 뒷받침되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CES 전시장에서 정 부회장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삼성전자 부스였다. 그곳에서 삼성전자와 BMW가 함께 개발한 자동주행제어시스템을 주의깊게 살폈다. 동시에 미국의 인텔과 퀄컴 부스도 방문했다. 주요 자동차 업체의 부스를 방문하면서 정 부회장은 주로 스마트카 준비 현황 등을 살펴봤다. 이어 현대차 부스를 방문한 정 부회장은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장착된 제네시스에 직접 탑승하기도 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앞줄 가운데)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CES 2015' 현대차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이번 행보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지난달 6일 현대차그룹은 스마트카 등 미래자동차 사업에 4년간 총 81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정 부회장의 대외 경영활동도 그런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 가운데 IT를 접목하지 않은 기업은 찾기 힘들 정도”라면서, “(정 부회장께서) 관심이 많다. 전자 메이커들의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CES 전시장을 방문,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CES 현장을 찾은 노 관장은 “처음이다. 흥미로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 소장 외에도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과 이형희 SK텔레콤 이동통신부문(MN) 총괄(부사장)도 CES 현장을 찾았다.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직접 부스를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협력업체들과 반도체 시장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매년 경영진이 CES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측은 올해 처음으로 부스를 마련, 스마트USB(이동식저장장치)와 교육용로봇 ‘아띠’를 선보였다.
국내 54개 IT업계 중소기업들도 이번 CES 2015에서 한국관을 구성했다. 스마트시계, 보일러 원격제어 서비스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다. 시장에 상장돼 있는 인바디는 단독부스를 마련하고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였다. 그 중 ‘인바디 밴드’는 심박수, 체성분 분석이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다. 핸디소프트는 보일러 원격제어가 가능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쓰리엘랩스는 신발 깔창센서로 발걸음 정보를 분석하는 기기를 선보였다. 브로콜리는 1cm도 되지 않는 초미니 와이파이 공유기를 개발했다.
현재 세계적인 추세는 미국 실리콘벨리 업체들은 독보적인 질주를 이어가고 우리 중소·중견기업과 일본, 중국업체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현지에서는 우리 중소기업들의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평을 받았고, 해외업체와의 협업이 전망되고 있지만 그를 위해 몇가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 실리콘벨리의 벤처기업과 기술격차를 좁혀야 하는 것과 놀랄 만큼 혁신적인 제품과 아이디어가 없었다는 점은 이번 CES가 남긴 숙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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