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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군살 좀 빼고 날겠다”
“군살 좀 빼고 날겠다”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4.05.29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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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되고 있다는 데 사업 통폐합·매각·감원…

 

재계에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사업 실적이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부문은 과감히 철수하거나 아예 매각하는가 하면 인원도 대폭 줄이고 있다. 금융권도 군살빼기에 힘들어 하는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는 세계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긴축경영의 일환이다. 특히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운사이징도 병행하고 있다.

재계 선두주자인 삼성그룹은 1998년에 불어 닥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이후 처음으로 사업재편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전자부문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기 위해 그동안 그룹의 얼굴격인 제일모직을 비롯한 여러 계열사를 통폐합했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으로 중화학부문을 재정비하고, 삼성증권·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했다.

현대차그룹은 비 자동차부문 계열사 간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자동차 중심의 사업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수소연료전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사업에 역점을 두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최근 중견 건설사인 현대엠코를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했다. 지난해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 부문을 합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 IMF 이후 첫 사업구조조정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복귀를 계기로 비 핵심사업을 정리하는 등 사업재편 속도를 높이고 있다. 태양광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한화케미칼의 체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1천억 원대의 한화생명 주식을 처분한 데 이어 드림파마와 한화L&C의 건축자재 부문 매각을 추진 중이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10년 동안 운영해온 인터넷서비스 사업인 싸이월드를 독립시키고, 인터넷포털인 네이트를 강화하는 등 SK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한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또 주변 상황이 녹록치 않은 건설과 해운 부문에서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다.

포스코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분위기다. 권오준 회장은 이미 취임 일성으로 철강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되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 핵심 사업은 중단·매각·통합 등으로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KT는 황창규 신임 회장이 지휘봉을 잡자마자 조직 슬림화 작업에 시동을 걸고 대규모 인력 감축, 사업부문 통폐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삼강·파스퇴르유업·후레쉬델리카·웰가·롯데햄을 합병해 지난해 종합식품회사인 롯데푸드를 출범시킨 바 있다.

LG그룹은 흩어져 있던 관련 사업을 모아 자동차부품 사업을 전담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미래 경쟁력 확보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의 공통점은 유동성 부족과 수익성 개선이다.
특히 최근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금융권은 수익 개선을 위해 조직 슬림화 및 인력 감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62곳 중 45%인 28곳이 적자를 냈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 토막’인 4조원대로 떨어진 은행권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업계도 지점을 줄이고 명예퇴직을 받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외환, 하나 등 시중은행 임원 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54명으로 1년 전보다 127명(33.3%)이나 줄었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점포 수 29.5%를 통폐합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 역시 경영상황 악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본사 인력 25%에 해당하는 1500명가량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이런 추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저성장 흐름이 이어지며 기업들이 한계에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피로가 누적돼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시점까지 몰린 기업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적 부진 금융권에 ‘칼 바람’

금융권은 지난해부터 조직슬림화 등 저수익 돌파구를 마련해 왔지만 결국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영업수익이 계속해서 나빠지는 상황에서 이자수익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은 향후 수익성이 나아지더라도 줄어든 지점과 인력을 예전 수준으로 되돌리지 않을 가능성도 높은데다, 정부에서도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구조조정 한파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보험, 카드, 증권업계가 구조조정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다. 은행 중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첫 포문을 열었다. 조만간 지점 축소를 단행, 국내 190개 지점 중 무려 30%에 달하는 56개 지점을 줄이면서 600여명이 감원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점포 통폐합에 이어 지난해부터 임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며, 특히 억대연봉을 받는 임원은 1년 새 절반이 직장을 떠났다.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국민, 신한, 외환, 우리, 하나 등 주요 은행 직원은 지난해 말 6만8954명으로 전년보다 271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임원의 감축이 가장 많았는데 시중은행 임원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254명으로 2012년 9월 집계에서도 무려 33.3%(127명) 줄었다.

그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카드사도 최근 거센 한파를 피하지는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카드사 순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 가량 하락했다. 나아가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이 시스템 전반을 새로 짜고 있어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카드업계는 우선 자발적인 희망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는 그동안 많은 인력을 늘려 오면서 인력 적체가 심화됐다”면서 “이번에 명예퇴직을 내놓은 신청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권 가운데 가장 먼저 구조조정에 나선 증권사는 아직도 혹독한 한겨울이다.

금감원이 최근 증권사 사업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 9개월간 직원 1인당 순이익은 평균 421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 구조개편과 인력 구조조정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62개 증권사의 임원(등기이사·비등기임원·감사)은 총 9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말 1071명보다 9.61%(103명) 감소한 수치다. 임원 감소 폭은 일반 직원 감소 폭보다도 컸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직원은 총 3만8962명으로 전년(4만1351명)보다 5.77%(2389명) 줄어들었다.

구조조정은 매물로 나온 증권사에서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 해당 증권사는 “(구조조정은)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업계에서는 “덩치가 커진 만큼 매각을 위해서는 조직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경기는 저점 지나 상승국면”

한편 금융감독원은 금융사에 내부통제 강화와 함께 구조조정을 엄격히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한국씨티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산업은행 등 10개 시중은행장들을 긴급 소집해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장들에게 획기적인 경영쇄신과 임직원의 의식개혁을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은행권의 줄서기 문화를 뿌리 뽑고 모든 구성원이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경영·인사 전반의 쇄신을 강조했다. 또한 공정한 상벌 제도 운용과 함께 내부고발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제보자 보호와 보상 강화도 주문했다. 금감원은 또 상시 구조조정에 의한 부실기업 신속 정리와 함께 재무구조 평가의 엄격한 추진도 당부했다.

최근 한국은행은 ‘경기 판단모형에 의한 현 경기 국면 진단’ 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기는 저점을 지나 상승국면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각종 지표를 바탕으로 분석한 한국은행은 현재 한국 경제가 뚜렷한 상승은 아니지만 서서히 회복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업들은 사업 환경이 시시각각 변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에 사업개편이나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과거와 달리 상시적 또는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산업계 전반에 대대적인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었던 시기를 1차 구조조정기로 본다면, 2차 구조조정기는 2008년 미국 등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다. 최근의 움직임은 산업 환경의 변화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3차 시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모바일 환경의 비약적인 발전과 IT, 제조, 금융 등 산업 간 융합으로 고객과 시장이 바뀐 것도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구조조정에 나선 한 기업 관계자는 “달라진 산업 환경에 따라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이 몸을 움츠리는 것은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 사업성이 없는 부문의 통폐합이나 조직의 슬림화를 통한 유동성 개선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구조조정 주도권 누구에게…법조계-은행계 샅바싸움 치열

기업 구조조정 주도권을 놓고 금융계와 법조계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금융권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주된 내용인 만큼 기촉법의 상시화 여부에 따라 기업 구조조정 주도권이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 위배와 관치금융 우려 등으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반면 금융계는 신속한 구조조정과 유연성 등을 이유로 상시화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기촉법은 IMF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에 대한 워크아웃에 사용됐던 기업구조조정협약을 한시법의 형태로 법제화한 것이다. 2001년 9월부터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기간이 연장됐고, 현행 4차 기촉법은 오는 2015년까지 효력을 가진다.

한국금융학회는 지난달 1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연구원과 함께 ‘기업구조조정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고 기촉법 상시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구회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부장판사와 오세용 중앙지법 파산부 판사는 기촉법을 상시화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오 판사는 “기촉법 상시화에 대한 찬반을 명확히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기촉법에 위헌 소지 등 적지 않은 취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 판사에 따르면, 기촉법은 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 기업들은 주채권은행의 통보에 따라 신청하기 때문에 채무자에게 신청 권한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워크아웃 진행 과정에서 채권 금융기관 협의회가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점도 재산권 침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오 판사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가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만큼 구조조정 과정에서 당국이 금융회사를 통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특정 산업분야의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등의 ‘관치금융’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판사는 △패스트트랙 기업회생절차 △상거래 채권자들에 대한 조기변제 활성화 △DIP 파이낸싱 활성화 △채권자들의 절차 참여권 확대 등 기촉법 상시화 대신 회생절차에서 워크아웃의 장점들을 수용 내지 흡수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법조계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금융계는 신속한 구조조정 추진을 위해 상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촉법 부재 시 신속한 구조조정과 유연성이 강점인 워크아웃이 위축될 것”이라며 “신속한 구조조정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으며 특히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산업별 구조조정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율협약의 경우 채권재조정 및 출자전환에 따른 은행법 등 미적용 특례 혜택을 받기 어려워 신속한 구조조정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절차적 불투명성 및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구 연구위원은 “사후적 구조조정은 채권자, 채무자 모두 희생해야 하는 구조”라며 “자본시장을 통한 사전적 기업구조개선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져 사후적 구조조정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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