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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아름다움의 극치는 정확한 것
아름다움의 극치는 정확한 것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4.03.04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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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의 GNS(Global Negotiation Strategies)]토스카니니와 글로벌 비즈니스 협상
▲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이탈리아가 낳은 금세기 최고의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 극도의 근시였던 그는 첼로 연주자 시절부터 모든 악보를 송두리째 외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연주 부분만 아니라 심포니 교향곡 악보 전체를 다 외웠다고 전해진다.그렇게 까지 할 이유가 뭐 있느냐라는 혹자들의 주장에 ‘혼자만의 연주가 아닌 오케스트라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만들어 내야 하는 음악을 위해선 당연하다’는 것이 그의 반론이다. “아름다움의 극치는 정확함에 있다”고 평소 주장한 대로 리허설 도중 들려오는 연주자의 부적절한 소리 하나에도 ‘베스비오 화산의 폭발’로 비유되는 그의 격렬한 분노는 폭발했다고 한다. 폭군처럼 군림하던 그가 1957년 향년 90세를 일기로 타계하자 그가 이끌었던 미국의 NBC심포니는 서거 후 1년간 지휘자 없이 추모 연주를 한 뒤 자진 해체함으로써, 위대한 지휘자에게 걸맞은 최고의 존경을 표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다.
토스카니니가 그토록 열망했던 지고의 음악은 지휘자 한 사람만의 위대함 만으론 결코 도달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역량과 열정을 다 끄집어 내지 않을 수 없었던 그로선 폭군이란 비난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리라.

CEO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어

몇 해 전 유명을 달리한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1988년에 발간된 ‘새로운 조직의 태동(The Coming of the New Organization)’에서 “정보화 시대의 도래로 인해 전통적인 경영 모델은 사라질 것이다. 미래의 기업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같은 조직을 닮아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기업이나 국가의 협상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걸출한 CEO라 할지라도, 하늘이 내려준 성군이라 할지라도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오케스트라에 소속된 제1 바이올린 주자부터 타악기 주자까지 수많은 연주자들이, 지휘자의 완벽한 지휘 아래 일사분란하고도 절묘하게 화음을 이뤄내야만 제대로 된 음악이 빚어져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듯이 글로벌 시대의 비즈니스 협상도 한 사람이 아닌 조직 구성원 전체의 체계적이고도 치밀한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즉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협상팀이 없다면 결코 성공을 기약할 수 없다.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최종 결정권자(Decision Maker) 외에도, 협상을 주도하는 주 협상가(Principal Negotiator), 전체적 협상 전략 및 세부 협상 전술을 수립 조율하는 협상전략가(Negotiation Strategist), 회계, 마케팅, R&D 등 각 조직별 실무 정보와 데이터를 지원하는 내부 전문가(Internal Specialist) 및 외부 전문가(Consultant)로 구성된 전담 협상팀을 필요로 한다.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협상 시스템을 이미 오래 전부터 운영해 왔다.
일례로 IMF 금융위기에 몰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정부 주도의 빅딜(Big Deal) 정책이란 미명하에 해외에 헐값에 매각되던 1990년대말, 미국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리지는 당시 첨단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던 하이닉스 반도체를 인수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당찬 야심을 품고 인수 협상을 진행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결국 무산되고 만다. 그 당시 마이크론 테크놀리지 협상팀이 보여주었던 치밀하고도 공격적인 협상력은 하이닉스측 매각 협상팀의 피를 말렸다는 후담이다. 그들은 어떻게 그러한 가공할 협상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말 한마디, 숫자 하나까지 치밀한 전술 담긴 실전 시나리오 만들어야

우선, 하이닉스 반도체를 인수하기 위해 마이크론 테크놀리지가 투입한 협상 준비 및 진행 인력 규모를 주목해야 한다. 무려 600여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위대한 음악이 위대한 작곡가의 영감을 받은 위대한 악보를 필요로 하듯이 협상은 상황과 협상 상대에 대한 다각적이고 면밀한 분석을 거쳐, 말 한마디, 숫자 하나에도 전략과 전술이 치밀하게 배어 있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필요로 한다.
600명의 협상팀은 우선 내외부 협상 상황 요인별 정밀SWOT분석을 하고, 하이닉스측 주요 협상 상대 개개인을 X-레이로 찍듯이 속속들이 파헤치는 인적분석을 하며, 하이닉스측 예상 협상전략전술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아울러 협상 사안별로 세부 설득 전략 전술을 개발하고 마지막으로는 말 한마디, 숫자 하나까지 치밀한 전략 전술이 녹아 들어가 있는 실전 협상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이 모든 단계를 빠짐없이 진행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VIDEO 분석을 마친 Role Play를 통해 완벽히 준비한 다음에 한국측 협상팀 앞에 나타난 것이다. 600명이나 되는 전문 인력들이 필요한 연유가 있는 것이다. 글로벌 협상은 어떻게 하는 건지, 얼마나 위력적인 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는 비단 하이닉스 뿐 아니라 GM의 대우자동차 인수,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등 손가락으로 이루 다 셀 수가 없다. 
그렇다고 너무 자괴감에 빠질 필요까진 없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스스로의 글로벌 협상력을 차근차근 정비해 나가면 된다. 필자는 몇 해전 기아자동차 해외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협상 컨설팅 및 훈련을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 기아차는 이탈리아 시장에서의 판매가 부진해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컨설팅 과정에서 원인을 분석해보니, 오래된 현지 이탈리아 딜러의 협상 수완이 매우 뛰어나, 기아차 사람들이 매번 협상에서 밀리는 상황이었다. 해서 필자는 이탈리아 실제 협상 상황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글로벌 비즈니스 협상 훈련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02년 1만3천대에서 2003년 2만2천대, 2005년에는 4만4천대로 현지 기아차 판매가 급신장했다. 쟁쟁한 일본 자동차, 텃세 심한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의 견제가 삼엄한 가운데서 이룬 거의 이변이라 할 수 있는 기아차의 이탈리아 시장에서의 놀라운 판매 신장이야 말로 제대로 된 글로벌 비즈니스 협상 역량이 가져다 주는 성공적인 실증 사례라 할 수 있다.

정부 차원 글로벌 협상역량 구축 정책 수립 절실

가난하고 변변한 첨단 기술 하나 없던 개발도상국 시절 미국, 유럽의 선진국들로부터 무역최혜국의 대우를 받으며 무역입국의 기초를 다졌던 1980년대를 거쳐 세계 8위권의 무역 강대국으로 성장한 지금, 우리는 시급하고도 근본적인 변화의 요구에 맞닥뜨려 있다.
국제관계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낸시 애들러(Nancy Adler)는 1992년 ‘기업의 전략은 빠르게 글로벌화되어 가고 있으나 개개의 임원과 매니저는 기업의 글로벌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사람부터 글로벌화 시켜야 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져 충격을 준 바 있다.
20여년 전이 지난 오늘, 낸시 애들러의 메시지는 대한민국을 향해 다시 한번 강하게 들려 오고 있다.
‘협상의 법칙’이란 베스트셀러를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미국의 허브코헨 박사가 몇해 전 내한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국제 협상력은 미국 등 선진국들에 비해 상당히 미숙하다”라고 대놓고 악평을 내뱉고 돌아갔다. 그러나 협상전문가인 필자로서 허브 코헨의 평가는 더도 덜도 아닌 정확한 평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새롭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의 기치를 내걸었다. 그렇다면 경제의 최종목표인 ‘수익창조’와 ‘글로벌 체질개선’을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에의 글로벌 협상 역량 구축 정책을 수립해야 해야 할 것이다.

@(표)이탈리아와의 비즈니스 협상 전략 제안

1.이탈리아에서 서민적 겸손은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결코 미덕이 아니다. 당신의 소탈하면서도 격조 있는 언행은 사람을 가리는 중상류층 이탈리아인들과의 우호적 친분 형성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 
2.어지간해선 조급함이나 절박함을 보이지 마라. 당신이 애달아 하면 할수록 상대의 압박 강도만 더할 뿐임을 잊지 말라.
3.당신과의 협상이 별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갑작스레 협상을 중단하는 태도에 당황하지 말라. 이탈리아인의 대표적 기선 제압 협상 기법이다. 
4.막판 협상이 난항에 부딪히면, 추가 양보를 제시하지 말고 더 이상은 곤란하다며 차라리 포기하는 것처럼 행동하라. 그제야 부랴부랴 최종 합의안을 제시해 올 것이다.  
5.협상 완료가 끝이 아닐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 계약 금액, 납기, 지불 조건 등에 대한 수정과 번복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겨 찾는 협상의 디저트다.

▲ 박상기 BNE글로벌협상컨설팅 대표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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