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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한 ‘베이직 리더십’ 성공비결”
“기본에 충실한 ‘베이직 리더십’ 성공비결”
  • 강민주
  • 승인 2013.08.02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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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ing CEO]코스닥 상장사 에프티이앤이 박종철 대표

기업의 경영자는 여러 유형이 있다. 산업의 특성이나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기업의 규모에 따라서도 해야 할 일들이 달라지니 경영자의 리더십은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코스닥 상장사인 에프티이앤이의 박종철 대표는 그런 면에서 보면 기본에 충실한 ‘베이직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다. 어떤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본기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에서도 그 빛을 발휘한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배가 증가한 기업이 있다. 그 주인공은 코스닥상장 기업인 에프티이앤이. 기업명이 낯선 이유는 이 회사가 소재 관련 산업이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프티이앤이는 1분기 영업이익이 5억18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때와 비교할 때 5000% 이상 상승했다. 세계 최초로 나노섬유 양산에 성공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게 주효했다.

 “소재산업은 호기심 천국”

“소재산업은 호기심 천국이에요. 듣고 보다 보면 어떤 사업이라도 곧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요. 물론 성공하면 그 예측이 맞아서 엄청난 성공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호기심처럼 장밋빛 환상일 경우가 많아요. 소재산업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진작 알았다면 안했을지도 몰라요.”
박종철 에프티이앤이 대표는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며 “운이 좋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사업이라는 게 단지 ‘운’으로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얼굴에 묻어나듯 끈기와 열정이 없었다면 해낼 수 없는 성공이다.
에프티이앤이의 주력산업인 나노산업은 산업용 필트레이션(코팅)과 기능성 멤브레인으로 구성된다. 나노섬유는 머리카락 굵기의 8만분의 1 정도인 초극세 섬유로 방수, 투습, 통기성 기능이 뛰어나다. 기능성 멤브레인은 아웃도어용과 군복 생산에 쓰인다. 필리핀 공장에서 직접 생산된 나노 섬유는 미국 폴라텍을 통해 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화학공학과 출신인 박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잠깐의 직장생활을 거쳐 일찍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지사업과 관련된 화학약품을 판매하면서부터 경영자로서 여러 곳에서 인정을 받았다. 국내 제지업체에 그가 판매하는 약품이 60%의 마켓셰어를 차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고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로 사업기반을 다지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 찾아 ‘인생전환’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IMF 경제위기였다.
“한국에 IMF 경제위기가 오면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부도가 나기 시작했어요. 당연히 제지업계에서도 결제조건 같은 것들이 나빠졌어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지요.”
박 대표는 1998년 7월 핀란드 라이지오 그룹과 합작으로 라이지오 케미컬 코리아를 설립하고, 2000년부터 나노섬유 자체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핀란드 라이지오그룹과 합작은 당시 큰 이슈였어요. IMF 위기 이후 외국 자본이 한국 기업에 투자를 한 첫 사례였지요. 이때 연구 인력을 확충했는데 운이 좋았지요. 우수 인력을 뽑을 수 있었어요.”
1998년만 해도 국내 유명 기업들조차 연구 인력을 구조조정 하던 시기였다. 일자리를 찾는 우수 연구 인력들이 많았고 외국과의 합작사라는 장점 때문에 사람들이 몰렸다.
“이때 처음 접한 사업이 나노섬유예요. 충원된 연구진에게 새로운 사업에 대한 제안을 받았는데 이 아이템이 양산을 할 수 없는 핸디캡이 있다는 거예요. 해서 핀란드 본사에 사업 제안을 했어요. 당장 투자는 어렵지만 양산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설비투자와 판매망 등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어요. 그리고 바로 매달렸지요.”
박 대표는 2004년 나노섬유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지만, 정작 라이지오 그룹은 투자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상용화 될 희망이 없다”면서 지원 약속을 미루던 라이지오그룹이 세계적 기업인 치바(Ciba)에 M&A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죽어라 하고 고생해서 기술개발을 했는데 그대로 사장시킬 수는 없었지요. 아마 엔지니어 출신이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기술에 대한 믿음 하나로 일을 벌이게 됐어요.”
그는 당시 자신의 법인 지분을 팔아 ‘파인텍스’를 설립, 나노섬유 대량생산 기술 상용화에 더욱 매진했다. 그러면서 세계 시장 흐름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금 유치를 위해 세계적인 투자사를 찾아 제안서를 제출했다. 처음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던 투자사들이 점차 기술의 유용성을 알아보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2004년 일본 나노전시회에 참여했을 때 우리 기술이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섬유 선진국이라는 일본에서조차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고 세계 유수 기업들이 샘플을 요청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2005년 핀란드에 현지공장을 설립하고 2006년에는 에프티테크놀러지와 합병을 하면서 에너지사업과 나노섬유 사업을 양대 축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이에 힙 입어 2007년에는 모건스탠리 등으로부터 미화 7300만 달러를 투자유치 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미국 GE, 일본 도레이, 독일 프로이덴브루그 등 세계적인 업체들로부터 결국 기술을 인정받았다. 

 “투명성은 경영인의 기초”

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호사다마’라는 옛말처럼 좋은 일과 나쁜 일은 같이 벌어졌다.
“기술개발만이 전부인줄 알았던 게 화근이었지요. 저만 몰랐지 주변에서 여러 루머들이 돌았던 거예요. 일부는 기업사냥꾼도 있었고, 그에 부화뇌동하는 내부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웃지만 그때는 정말 죽음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박 대표가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국세청에서 모든 장부를 압류해 갔던 것이다.
“밖에서 여러 가지 루머가 있었데요. 해외에서 큰돈이 들어왔으니 당연히 얼마 정도 챙기고 부도덕한 일을 했을 것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다행히 핀란드 라이지오 그룹과 일을 할 때 배웠던 기본기가 큰 도움이 됐어요. 핀란드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투명성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엔지니어 출신이라 배운 대로 하는 스타일이에요.”
해외 기업들과 일을 하면서 배운 ‘베이직’인 투명성이 그를 살린 것이다.
“당시 국세청에서는 핀란드에 있는 회사 장부까지 다 가져오라 해서 보여줬어요. 나중에 국제적인 분쟁이 생길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투명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핀란드에 있던 공장의 장부까지 다 가져왔지요. 다행히 잘 해결됐지만 당시에는 정말 나쁜 생각까지 했어요.”

 파트너 회사 없는 기술은 ‘무용지물’

박 대표가 투명성과 함께 ‘금과옥조’로 여기는 것이 ‘파트너십’이다. 소재 사업이라는 게 사업 파트너들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다.
“전기방사를 통해 나노섬유를 생산하려면 우리 회사의 특허를 이용하지 않고는 불가능해요. 나노섬유 양산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해나가며 기업을 성장시켜 나갈 겁니다. 하지만 관계사들과의 파트너십도 중요해요. 우리 같은 소재사업은 완성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들이 우리 기술과 소재를 사용해 줄 때 사업이 완성되거든요.”
박 대표가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이유다.
“올해는 나노사업이 에프티이앤이의 전체 사업과 실적을 주도할 거예요. 보수적으로 잡아도 올해 매출은 560억원을 넘어설 겁니다. 이미 상반기 나노사업의 매출은 135억원 규모로 잠정집계 됐어요.”
박 대표는 올해 전체로는 매출액 565억원, 영업이익 5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엔 이보다 두 배 가까이 성장한 매출 902억원, 영업이익 147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하반기엔 GE에너지와 산업용 에어필터사업 협력 등의 변수가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국내 및 아시아시장 마케팅을 비롯해 세계 1위 부직포업체인 알스트롬과의 사업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 올해 매출목표는 기분 좋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에요.”
한 가지 기술에 ‘올인’하는 성격이나 투명성과 파트너십을 중시하는 박 대표는 그저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웃으며 얘기한다. 가지런한 치아가 훤히 드러나는 밝은 웃음을 가진 그에게서 다시 배운 것은 ‘기본에 충실하라’는 진리였다.

 

'에프티이앤이’는…
에프티이앤이는 현재 나노섬유 주력 생산거점은 필리핀 공장(파인텍스필리핀)이다. 미주, 유럽시장을 겨냥해 오는 9월 가동을 목표로 캐나다 동부 브랜포드에 나노섬유 공장을 짓고 있다. 국내에선 대구에 나노섬유 라미네이팅 본딩 공장, 화성에 전기방사 생산 연구소를 가동 중이다.
이 같은 나노섬유 기술로 에프티이앤이가 진출했거나 추진 중인 사업영역은 다양하다. 우선 납품 규모가 큰 시장이 산업용 필터다. 가스터빈 필터, 공기정화 필터, 액체필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나노필터 시장에선 현재 GE에너지와 나노섬유 필터 공급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달에는 23억원 규모의 필터미디어 공급계약도 했다. 캐나다에 나노섬유 공장을 짓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아웃도어 시장 진출도 공격적이다. 현재 폴라텍 등을 통해 전 세계 40여개 아웃도어 제품에 나노섬유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폴라텍과 맺은 나노섬유 독점공급 계약을 일부 해지, 아시아 시장에서 블랙야크 등 국내외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넥스츄어)로 마케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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