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소통·섬김의 ‘서번트 리더십'
“농협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소통·섬김의 ‘서번트 리더십'
  • 강민주
  • 승인 2013.07.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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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정재계 안팎에서 임종룡 신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NH농협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중앙회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는 지배구조이기 때문에 회장의 조정 능력이 중요하다. 임 회장은 경제관료 출신이다. 기획재정부 제1차관에 이어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을 역임하는 등 국정 운영능력이 충분히 검증된 인물이다. 금융계 관치 인사 논란을 불식시키고 당당히 NH농협의 안주인이 된 임 회장의 리더십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임종룡 회장은 출근 첫날부터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기대에 한껏 부응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중요한 의사 결정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농협중앙회와의 관계 설정을 공고히 하겠다는 다짐이다. 이어 첫 일정으로 노조와의 면담을 주도해 탁월한 조정 능력을 선보였다는 평이다.
전남 보성 출신인 임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농협의 신·경 분리(금융사업과 경제사업 분리)에 관여했던 경험과 지혜로운 의사소통 능력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전해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부당한 경영간섭엔 단호히 대처”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튼튼하고 생산성이 높은 금융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끊임없이 수익성을 지향하는 영업문화를 정착시키고 고객의 신뢰를 받는 금융회사를 만들겠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의 최우선 과제로 금융지주체제의 안정화를 강조했다. 금융지주체제를 조속히 그리고 확고하게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해 나갈 것이라는 각오다. 금융지주회사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 성과를 통해 계열사들에게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부당한 외부의 경영간섭은 단호히 대처해 계열사의 자율적인 경영을 보장하되, 상호 협력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며 “현장직원 개개인은 물론이고 노동조합과도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 신뢰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 힘줘 말했다. 임 회장은 이를 바로 실천에 옮겨 당일 노동조합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는 취임 전에도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어떤 갈등이든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의 첫 인상에 대해 허권 노조위원장은 “소탈하게 노조 입장을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임 회장이 과거 관료 시절에 인품과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들었다”고 전했다.
노조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무엇보다 임 회장에게 바라는 것은 취약한 IT 지배구조 문제나 수천억원에 달하는 브랜드 사용료 등 농협금융 발전의 발목을 잡는 요소를 잡음없이 원만하게 해결해 주는 것. 이에 임 회장은 스스로를 농협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하며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는 합창을 하려면 단원 각자의 재능도 중요하지만 지휘자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며 “부당한 외부의 경영간섭은 단호히 대처하여 계열사의 자율적인 경영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농협금융의 특수한 지배구조를 농협만의 문화로 정착시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잊지 않았다.

 ‘닮고 싶은 상사’ 선정
 “온화하고 진정성…” 호평


“사람이 화날 때가 없겠느냐. 그러나 자기 감정 그대로 의사를 전달하면 곡해되거나 잘못 전달될 수 있다. 겸손한 자세와 부드러운 태도가 내 생각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 순간 특별히 신경 쓴다.”

재경부 시절부터 임 회장은 온화하고 겸손한 태도로 인기가 많았다. 매년 직원들이 뽑는 ‘닮고 싶은 상사’에도 여러번 선정됐다. 비결은 ‘진정성’이었다. 진심으로 섬기고 배려하는 그의 서번트 리더십은 업무 성과로 이어져다. 임 회장과 함께 일해본 사람들은 모두 그의 업무 태도와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은행 제도과장 때에도 그는 최연소 타이틀을 달고 앞서갔다. 아버지의 조언으로 임 회장은 대학 3학년 때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이듬해 바로 재무부에서 남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금융기업 구조개혁반장으로 근무하며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고, 2008년 금융위기 때에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하며 ‘위기 해결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10년에는 기재부 1차관으로 파격 승진해 ‘기수 파괴’라는 소리도 들었다. 임 회장은 현재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도 나이가 제일 적을뿐더러 기획재정부에서 과거 재무부와 경제기획원(EPB)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유일한 인물로 손꼽힌다. 기획, 예산 등 거시경제와 금융, 세제 등 미시경제 분야에선 그를 따를 전문 금융기획통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와 같은 남다른 평판에도 임 회장은 “자리마다 내 능력을 알아보고 키워준 훌륭한 상사들을 만나면서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었다”며 관운을 상사 복으로 돌렸다. 비결은 역시 온화하고 겸손하며 진정성 있는 태도였다.

 일할 땐 치밀하고 강하게 APEC 정상회의 준비로 부친 임종 놓쳐

 “내게 농협은 마지막 직장이 아니다. 농협 이후의 거취를 생각해서라도 지금 여기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한다.”

임 회장은 성품이 온화하고 다정하면서도 일에서만큼은 치밀하고 강력한 합리적 리더십을 선보이는 편이다. 덕분에 따르는 직원들이 많아, 이번 농협금융 회장 인선 과정에서도 그를 지원하는 관료 조직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 게 사실이다.
기획재정부 1차관 시절 “썰물 때 둑을 쌓아야 밀물 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로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3종 장치’를 마련한 것, 2009년 11월 청와대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회의 도중 병상에 계신 아버님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았으나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해 부친의 임종을 놓친 일화 등은 유명하다.
임 회장은 취임식 후 기자들을 만나서도 업무 성과로 보여주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농협금융의 최우선 가치를 ‘건전성’에 두고 “리스크관리를 선진화하고, 단기 업적보다는 수익성과 장기적인 성장을 동시에 고려한 경영기조를 견지하겠다”는 것이다. 출범한 지 1년밖에 안 돼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은 농협금융을 조속히 안정화시키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굳은 심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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