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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5 13:54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중소은행의 앞날①부산·경남] 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지역 밀착' 승부수 통할까
[중소은행의 앞날①부산·경남] 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지역 밀착' 승부수 통할까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4.02.05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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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6570억원...전년 동기 比 13.9% 감소
비은행 계열사 역성장 실적 부진 원인...연고지역 경제성장 둔화도 영향
빈 회장 "지역에 철저히 뿌리 내려야 하고 지역과 함께 나아가야"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BNK금융지주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BNK금융지주>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경남·수협·광주·전북 등 중소형 은행보다 우수한 실적을 냈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대구은행, 내년 지방은행 실적 1등 부산은행까지 뛰어넘을 전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디지털 전환 효과, 인터넷은행과 테크핀(금융업 영위 IT 기업)의 금융 서비스 확대, 지방 인구 유출과 기업 이탈로 향후 중소형 은행의 영업 환경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연고지와 함께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은행, 지방은행지주의 생존법에 대해 살펴봤다.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국내 최대 지방은행지주인 BNK금융지주는 2023년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8개 은행지주의 평균 실적 성장률(-1.0%)과 비교해 부진했다는 평가다.

주요 실적 감소 요인은 비은행 계열사의 역성장이다. 부산·경남은행 다음의 효자 계열사인 BNK캐피탈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5억원 감소했다. BNK투자증권 실적은 같은 기간 623억원에서 203억원으로 420억원 줄었다.

BNK캐피탈은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수수료 이익 감소,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실적이 줄었다. BNK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에 편중된 자산 포트폴리오로 인해 발목이 잡혔다.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은 끝났지만 고금리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캐피탈·증권의 단기 실적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그룹을 이끌어야 할 은행 계열사들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부산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4% 줄어든 3937억원, 경남은행의 경우 11.8% 감소한 2303억원에 그쳤다. 산업·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 실적 총합이 12.4%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부산·경남은행의 실적 하락은 연고지역인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경제 성장 둔화와 무관하지 않다. 부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3161만원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뒤에서 네 번째로 적었으며, 경남의 경우 3650만원으로 전국 평균(4195만원)을 밑돌았다.

부산과 경남 지역 경제는 제조업 경쟁력 하락과 인구 노령화, 이에 따른 인구 유출로 오랜 동안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감소한 인구수는 그대로 경기도와 충남에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1인당 소득 1위인 울산에서 부산·경남은행은 대형 은행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19일 시청마당에서 열린 울산시와 BNK경남은행 공동브랜드 현판식에서 김두겸 시장, 김기환 시의회 의장, 예경탁 경남은행 은행장 등 참석자들이 현판식 버튼터치 이후 박수치고 있다.울산시
지난해 12월 19일 시청마당에서 열린 울산시와 BNK경남은행 공동브랜드 현판식에서 김두겸 시장, 김기환 시의회 의장, 예경탁 경남은행 은행장 등 참석자들이 현판식 버튼터치 후 박수를 치고 있다.<울산시>

빈대인 회장 “지역에 철저히 뿌리 내리자”

지난해 3월 4대 회장으로 취임한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지역과 밀착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생각이다. 취임 이후 줄곧 연고지역인 부울경 주민과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빈 회장은 취임사에서 “우리는 지역에 철저히 뿌리 내려야 하고 지역과 함께 나아가야 하며 지역사회와 동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 등 생산적 금융지원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상생금융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NK금융은 지역 출신, 지역 대학을 졸업한 뱅커들이 오랜 기간 인맥·학맥 등 공통의 키워드를 활용해 지역민과 관계를 다져온 관계망 금융으로 대형 은행 대비 경쟁력을 갖춰왔다. 이 같은 전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게 빈 회장의 생각이다.

‘지역 밀착’이라는 빈 회장 전략은 다른 지방은행지주와 다르다. BNK금융이 지역 사회에 대한 밀착도를 높이는 반면, 호남을 기반으로 한 JB금융지주는 핀테크 업계에 대한 제휴·투자를 확대하며 지역 한계를 돌파하고 있으며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부울경 경제는 빈 회장의 지역사회와의 밀착 강화 전략 배경이다. 760만명에 이르는 인구, 제조업 경쟁력 유지와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정치권의 지원 등으로 대출 수요는 상당하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업대출잔액은 각각 약 27조원, 38조원으로 2019년 말보다 36.7%, 41.2% 증가했다. 4대 은행 평균(46.9%)에는 못 미치지만 대구은행(23.3%) 등 다른 지방은행보다는 양호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성장률은 경남은행 22.6%, 부산은행 48.4%로 시중은행 평균인 10%보다 2배 많았다. 기업대출 성장세가 시중은행의 본거지인 수도권에 비해 저조한 걸 가계대출 확대로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경남은행은 브랜드 이름을 울산-경남은행으로 바꾸기도 했다. 사명 변경은 주주총회 의결, 금융감독원 심의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먼저 지점 간판과 직원 명함 등에 ‘울산’을 표기하기로 했다. 경남은행은 울산에서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하고 27년간 1금고를 맡고 있는 은행으로, 이번 브랜드 변경으로 지역 밀착을 강화한 셈이다.

벤처투자로 미래 고객 창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역 기업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빈 회장이 취임 직후 찾은 곳도 BNK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썸 인큐베이터(SUM Incubator)’였다. 빈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생애주기별 금융지원과 부울경 스타트업 투자전용 펀드 조성 등 스타트업 상생금융을 확대하고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울경 지역은 수도권과 달리 기술보다 노동집약적인 제조업 비중이 높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정보산업통신(ICT)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BNK금융의 스타트업 육성은 이 같은 부울경 산업 체질에 변화를 주고 다음 세대 고객기업을 만들어내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부산시와 함께 지역 전략산업과 유망·벤처기업을 투자하는 ‘스토리지B’ 펀드에 투자했다. 부산 지역뉴딜 벤처 모펀드가 150억원을 출자하고 BNK금융 계열사가 100억원을 출자했다. 더불어 2019년 인수한 BNK벤처투자로 지역 비상장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BNK금융은 스마트금융을 포함한 부산 7대 전략산업(스마트해양·지능형 기계·미래수송기기·글로벌 관광, 지능정보서비스·라이프케어·클린테크)을 영위하는 유망 중소·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부울경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벤처투자가 활발한 유일한 지역이다. 고금리·물가·환율 등 삼고(三高) 위기가 부각된 2022년 당시 벤처투자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전년 대비 유의미하게 성장한 곳이다.

지역 혁신기업을 키우기에는 늦었다는 진단도 있다. 벤처투자의 70% 이상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몰리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국내 벤처투자업계에서 부울경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역에 더 집중하든, 수도권으로 나가든 현재 지방은행으로서는 불가피한 전략”이라며 “BNK금융 전략이 성공하려면 결국 정치권의 동남권 경쟁력 강화가 얼만큼 진전을 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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