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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서양화가 신홍직‥.몸짓 운율에 솟는 백두대간의 근골
서양화가 신홍직‥.몸짓 운율에 솟는 백두대간의 근골
  •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 승인 2023.05.09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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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 116×89㎝ Oil on canvas, 2016
울산바위, 116×89㎝ Oil on canvas, 2016

“북풍이 스산하게 댓잎을 울리고 온 산이 희미하게 쌓인 눈에 어리네. 드넓은 숲에 안개 어둑하니 깃든 새 고요하고 앞 교외 해가 지니 행인도 끊어졌다. 어찌 수레 굴대 비녀장을 던지며 만류하리오. 北風蕭蕭鳴竹葉 四山微映積雪. 平林烟暝棲鳥定 前郊日落行人絕. 相留何必待轄投.1)

 

통구미의 거북바위, 113×92㎝, 2022
통구미의 거북바위, 113×92㎝, 2022

산의 웅장한 기운생동이 물감덩어리에 담긴 백두대간의 근골. 두터운 마티에르와 힘찬 터치 그리고 에너지 넘치는 원색의 화면이다. 군더더기를 걸러낸 강인한 인상과 부드러운 선(線)의 천변만화리듬은 자연합일정신성으로 교감미학을 선사한다. 손으로 그려나가는 찰나의 속도감이 빚은 겹(Layering)은 자유롭게 일어나는 영감을 즉흥성으로 녹여내 참신한 ‘맛’의 추상성으로 표출된다.

또한 화가의 직관과 융화되어 웅숭깊은 상(象)의 본질에 다가선다. 때문에 즉흥성은 오감과 신체성이 동반되는 회소(繪素)의 뿌리이다. 부연하면 신홍직 예술혼의 통일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축으로 독창적인 현대성과 다름없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정신의 주인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무드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인 요소가 계획이나 결정 속에 몰래 끼어들 때 사용하는 트릭에 대해 의지하지 못한다면, 인간은 진정한 자신의 주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2)

 

현포, 197×94㎝ Oil on canvas, 2021
현포, 197×94㎝ Oil on canvas, 2021

◇천진난만 유희의 추상성

신홍직(SHIN HONG JIK,1960~)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풍경, 정물, 인물 등 소재구분 없이 그리고 싶은 충동이 일면 작업하는 스타일이다. 조선후기문인화거목인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 ‘유희삼매(遊戱三昧)’의 자유분방한 사의(寫意)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나 역시 아이가 황토 흙을, 물장구치며 물방울을 흩뿌리던 그 손의 촉각을 담은 천진한 화론이 내 작업의 지향점이다.”

 

천지, 130×130㎝, 2019
천지, 130×130㎝, 2019

여기서 추사가 경기광주퇴촌에 사는 이재 권돈인(彛齋 權敦仁,1783~1859)에게 써 준 ‘퇴촌(退村)’현판에 대한 편지글을 보자. 이미 조선후기에 추상성을 설파한 추사미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요구해 온 서체는 본시 처음부터 일정한 법칙이 없고 붓이 팔목을 따라 변하여 괴(怪)와 기(奇)가 섞여 나와서 이것이 금체(今體)인지 고체(古體)인지 자신 역시 알지 못하며, 보는 사람들이 비웃건 꾸지람하건 그들에게 달린 것이니, 풀이를 하여 조롱을 면할 수도 없거니와 괴(怪)하지 않으면 역시 서(書)가 될 수도 없으니 말이지요. 來要書體, 是初無定則. 筆隨腕變. 怪奇雜出. 是今是古. 吾亦不自知. 人之笑罵從他. 不可解嘲. 不怪. 亦無以爲書耳.3)

[참고문헌]

1)표암유고(豹菴遺稿), 기사년(1749) 눈 내리는 섣달 밤에 취성당에 차운하였는데 설(雪) 자를 얻었다. 己巳臘雪夜 次聚星堂韻 分得雪字, 강세황 지음, 김종진 변영섭 정은진 조송식 옮김, 지식산업사刊, 2010.

2)융, 무의식 분석(Analysis of Unconsciousness), C.G.융 지음, 설영환 옮김, 선영사刊, 1986.

3)완당전집 제5권, 서독(書牘)-사람에게 주다(與人). 한국고전번역원, 신호열 譯, 1988.

 

#캡션

1=신홍직 미술가=울산바위, 116×89㎝ Oil on canvas, 2016.

2=통구미의 거북바위, 113×92㎝, 2022.

3=현포, 197×94㎝ Oil on canvas, 2021.

4=신홍직 화백=천지, 130×130㎝, 2019.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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