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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5:2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전세사기, 뭣이 중헌디?
전세사기, 뭣이 중헌디?
  •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
  • 승인 2023.05.0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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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에도 시민들이 나섰다. 전국 곳곳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인터넷사이트가 등장했다. ‘나쁜 집주 인’이란 제목의 사이트에는 주택 1000여채를 보유하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빌라 왕’ 등 임대인 7명의 얼굴과 이름·생년월일·주소 등이 공개돼 있다.

사이트에는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 커뮤니티와 전세사기 관련 기사, 전세사기를 피하는 방법, 전세사기 제보와 이의제기 코너도 함께 올라와 있다. 사이트는 지난해 10월 추가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한 개인이 만들었다. 사이트 운영자는 악성 임대인에 대한 서류 등을 이메일로 제보 받아 확인·검토한 뒤 해당 임대인에게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통보한 뒤 2주 뒤 게시한다고 한다.

사실 정부나 정치권이 해야 할 책무를 소홀히 해 사회문제화한 사안을 놓고 시민들이 나선 사례는 적지 않다. ‘배드파더스’는 2017~2018년 미성년 자녀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거나 사전 통보해 약 900건의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해결했다. 2015년 메르스 확산 초기에 보건당국이 메르스 관련 병원을 공개하지 않자 한 소프트웨어 개 발업체가 만든 ‘메르스 맵(지도)’이 등장했다. 확진자가 치료를 받은 병원 이름과 함께 환자들이 어떻게 확산되는지 경로를 보여줬다.

2020년 1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도 한 대학생이 만든 ‘코로나 맵’이 주목을 받았다. 보건당 국과 지자체에서 문서 형태로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면 이를 지역별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각화했다. 이는 마스크가 부족해 구입 대란을 빚자 5부제 시행과 함께 어느 약국에 가면 살 수 있는지 알려주는 ‘마스크 앱’에 이어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현황판’을 직접 서비스 하는 계기가 됐다.

전세사기가 표면화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이후 27건의 전세사기 방지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대다수가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4월 피해자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사회문제화하자 여야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전담팀을 구성하고 대책을 발표했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매를 유예하고, 피해 주택 경매 시 임차인에게 우선 매수권을 주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하여금 피해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하겠다는 등등. 정치권과 국회, 정부는 늘 이런 식으로 뒤늦게 부산을 떤다.

전세 제도는 임차인에게는 주거 안정과 비용 절감을, 임대인에게는 목돈을 종자돈으로 활용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우리 사회에서 오랜 동안 자리잡아온 임대차 방식이다. 이것이 전세사 기로 인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다시피 할 정도다. 제도의 장점은 살리고, 청년 및 신혼부 부의 전 재산을 날리게 하는 악질적 범죄의 요인으로 작용할 부분을 찾아 서둘러 도려내고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영화 ‘곡성’에서 정체 모를 병에 걸린 주인공 경찰의 딸은 이성을 잃은 채 제 식구 감싸기에 바쁜 아빠에게 소리친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헌지도 모르고!” 4월 24일 국회에 나온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부디, 남 일처럼 보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사실 아무리 얘기해도 자기가 안 겪으면 몰라요. 저도 그랬거든요. 저도 제가 전세 살 줄 몰랐어요.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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