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7℃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병철 정신'으로 반도체 패권전쟁 맞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병철 정신'으로 반도체 패권전쟁 맞선다
  • 손민지 기자
  • 승인 2023.04.19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업보국' 일념에 '기업가 정신' 더해 첨단 기술력 승부수
메모리반도체 정상 지키며 비메모리반도체 장악 전략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감산 쪽으로 반도체 전략을 수정했다.<삼성전자>

[인사이트코리아=손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마침내 반도체 ‘감산’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며 시장의 반도체 감산 요구를 일축했으나, 최근 실적 발표 후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을 공식화 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의 인위적 감산에 돌입한 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5년 만이다. 이번 결정에 따른 영향과 전망을 두고 시장에서는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감산을 계기로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균형을 이뤄 올 하반기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TSMC 등 경쟁사의 압박에 맞서 이병철 선대 회장 때의 도전적 정신을 되찾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웨이퍼 투입을 줄이는 ‘인위적 감산’과 함께 공정 전환이나 프리미엄 제품 생산 등으로 제품 양산 시간을 늘리는 ‘기술적 감산’도 진행 중이다. 인위적·기술적 감산을 합산하면 최대 15%가량 감산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번 감산에 대해 “단기 생산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쌓인 재고에 대한 극약 처방일 뿐 기존의 ‘꾸준한 생산’ 기조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도체 감산하되 투자는 늘린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경쟁 업체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아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찌감치 감산을 택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주요 제조사 가운데 가장 늦게 감산을 선언한 것은 업계 선두 업체로서 풍부한 자본력, 원가 경쟁력, 규모의 경제 등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D램·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45.1%, 33.8%로 모두 전 분기보다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 시기에 점유율이 오른 메모리 회사는 삼성전자밖에 없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전략을 수정한 배경에는 메모리가격 하락에 따른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4조3000억원 안팎 추정) 적자 등 실적 악화 및 이로 인한 글로벌 시장·주주들의 감산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3조원,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지난해 같은 때보다 각각 19%, 95.8% 줄었다. 2009년 1분기(5900억 원)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대가 붕괴됐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설명 자료에서 “거시경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로 수요가 위축됐다”고 메모리 사업 실적 악화 배경을 설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D램 가격은 1분기 1.81달러로 지난해 같은 시기(3.41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 결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DS사업부는 4조원대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되는데, 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결정한 것은 이처럼 전 세계 수요 침체로 반도체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도 있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재고 자산은 29조576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6조4551억원)보다 76.6%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 45.1%를 차지했다. 또 세계 메모리반도체 공급량의 30~40%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이번 감산 결정의 파급 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긍정적인 분석가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메모리 공급량 조절과 가격 방어에 성공하면 반도체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바라본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 저점 이후 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메모리 가격 하락·업황 반등 등의 효과가 제대로 나오려면 삼성의 감산 폭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 말 정상 수준의 D램 재고를 위해서는 전년 대비 10% 수준의 생산 비트(Bit)를 감소시켜야한다"며 "현재 전체 감산폭은 15~20% 수준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4분기 D램 고정가격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어정쩡한 감산 규모를 유지해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것보다 단기적으로 감산 규모를 늘리는 것이 실질적 피해를 줄이는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업계는 삼성전자의 감산이 향후 3~6개월가량 지속되며 올해 생산량의 4분의 1 정도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맥쿼리의 대니얼 킴 애널리스트는 영국 BBC방송에서 “삼성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25% 이상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급이 줄어들더라도 전 세계 경기가 살아나는 등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업황 하락세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英 이코노미스트 "안주하지 말라"...이병철 창업회장 정신 '절실' 

 

최근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삼성에 대해 "이병철 창업회장 때의 초심을 되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삼성>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감산 결정을 “안주하는 신호”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삼성이 메모리 삼두체제의 정상 자리가 너무 편해 경쟁사들의 점유율을 더 뺏어오려는 욕구가 없을 수 있다”며 “2010년대 후반 미국의 인텔이 첨단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밀리기 시작했을 때 그런 비슷한 정서가 인텔을 추락시켰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전체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매출액의 30.1%를 반도체가 차지했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54.8%로 절반 이상을 반도체에 의존했다. 하지만 시스템반도체보다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은 업계 1위인 TSMC에 한참 밀리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가 TSMC와 경쟁하면서 반도체 생산모델을 더 급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이병철 창업회장 때의 초심을 되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1974년 12월 삼성전자는 공장 설립 과정에서 파산을 앞둔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 첫발을 뗐다. 세계 오일 파동으로 경영난을 겪게 된 당시 이병철 창업회장은 반도체사업을 해온 일본 기업에 자문을 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반도체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반도체를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산업이라는 확신을 가졌고 1983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한다"고 공표했다. '도쿄 선언'이 있고나서 반도체 공장을 6개월 만에 지은 삼성전자는 그해 12월 국내 최초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며 미국, 일본에 비해 10년 이상 격차가 났던 반도체 기술을 4년 정도로 단축시켰다.

1983년 이병철 창업회장이 일본 도쿄에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게 만든 것은 절박함이었다. 삼성의 DNA인 '사업보국' 일념과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만나 이뤄낸 결과다. 40년이 지난 현재 손자 이재용 회장은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지켜가며 시스템반도체 왕좌에 도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에 필요한 '이병철 정신'은 무엇일까. 이코노미스트의 경고는 메모리반도체 쇼크에도 무너지지 않고 실적 방어를 할 수 있는 '비메모리 확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은 메모리반도체 정상을 지키면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투자를 줄이지 않고 첨단 반도체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특히 이 회장은 초격차 반도체 기술의 근간이 되는 연구·개발(R&D)에 아낌 없는 투자를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2028년까지 약 3만평 규모로 기흥 R&D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여기에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당장 올해 시설투자 규모도 지난해(53조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행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 비전은 2030년까지 설계(팹리스)와 위탁생산(파운드리) 등을 종합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2021년에는 해마다 17조원씩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에 쓰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지난해 6월에는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nm, 1나노는 10억 분의 1m)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고, 내년 3나노 2세대, 내후년엔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엔 2042년까지 용인을 거점으로 300조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