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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오보 낸 기자는 사과 한 마디 없었다
오보 낸 기자는 사과 한 마디 없었다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3.04.03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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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가 보도되면 가짜 정보가 제공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지난 3년 동안 전 세계를 암울하게 만들었던 코로나 팬데믹. 2023년 4월 현재, 드디어 우리나라도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해외여행도 자유로워져 비행기는 물론 크루즈 여행도 예약이 만원이라 한다. 그러나 3년간의 습관이 무서운지 아직도 버스나 지하철 그리고 길 거리에서 마스크 쓴 사람들을 종종 본다. 봄기운이 한창인 야외에 나가서 마스크를 벗고 모처럼 신선한 공기 좀 마시게 되나 싶다 했다.

그런데 돌연 반전이 일어났다. 서풍을 타고 황사가 불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다가 이젠 중국에서 날아온 누런 모래먼지 때문에 다시 쓰게 된 것이다. 이 와중에 북한은 하루가 멀게 미사일을 이곳 저곳으로 쏘아대고 있고 일본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고 한다. 하여튼 한반도는 북한, 중국과 일본 때문에 편안할 날이 없다.

3년 전과 비교해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국내 정치 상황이다. 여야 간은 물론 자기 편끼리의 다툼이 끊임이 없다. 매번 이슈만 다를 뿐이지 사람들이 바뀌지 않아서 그런지 별 수가 없는 모양이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추상같고 엄격한 국가의 법률과 정당의 규정 적용도 정치인들에게는 한 갓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Lawmaker. 법을 만드는 사람. 입법부, 국회의원을 지칭한다. 1년 뒤인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들은 물론이고 모든 정치인들의 관심사는 경제, 국방, 외교, 그리고 민생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들의 공천과 당선에 온통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포스트 코로나의 특징은 단연 사람들의 모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요즘 시내 유명 맛 집은 열흘 전에 예약을 해야 겨우 단독 룸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이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3월 이후 점심, 저녁 약속 표시가 스마트폰 캘린더에 빽빽하다. 대화의 주제는 그간 각자 신상의 변동부터 정치 얘기까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빠지지 않는 이슈가 하나 있다. 바로 요즘 세간의 화제가 된 챗GPT 얘기다. 모두가 인공지능(AI)의 발달 속도를 보고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함께 걱정도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AI를 절대 신뢰하고 심지어 복종하는 시대가 올까 봐 두렵다고 한다. 챗GPT AI는 인간이 기록하고 작성한 정보, 문서, 기록, 논문 등을 검색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편집하고 만들어 새롭게 인간에게 제공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기자가 작성하고 언론에서 보도한 수많은 기사들도 포함된다.

컴퓨터 인터넷 용어로 GIGO란 것이 있다. Garbage-in Garbage-out으로, ‘쓰레기 정보를 입력(input)하면, 쓰레기 정보밖에 출력(output)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앞으로는 FIFO(Fake-in Fake-Out)나 LILO(Lie-in Lie-out)란 신조어가 나올 수 있다. 즉 ‘가짜(거짓) 뉴스가 보도되면 가짜(거짓) 정보가 제공된다’고 말이다. 문제는 요즘 세상은 사이비 언론,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는 데 있다. 물론 과거에도 거짓 뉴스, 가짜 뉴스, 잘못된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얼마 지나지 않아 진실이 밝혀져 정정보도가 되곤 한다. 문제는 잘못된 거짓 보도가 정정되지 않고 세월이 지나 그대로 묻혀 버린 경우일 것이다. AI가 만일 정정되지 않은 가짜 뉴스, 거짓 보도를 찾아내 이를 인간 고객에게 그럴 듯 하게 편집해 전달한다면 인간은 가짜를 마치 진짜로 믿고 대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다음은 필자가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 한 편이다.

특종 아닌 오보 해프닝

1990년대 초 어느 여름 날에 있었던 일이다. 마침 일요일이라 모처럼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느긋하게 거실 소파에 앉아 아직 잠이 덜 깬 눈으로 조간신문을 펼쳐 본 순간 잠이 확 달아났다. 경제면에 ㈜대우라는 굵은 활자가 제목으로 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홍보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당시 필자도 신문 활자에 대우의 ‘대’자만 포함되어도 신경이 곤두서곤 했다. 좋은 기사는 흐뭇하게 음미하지만(이 경우는 보도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함), 부정적인 기사이거나 내가 모르는 기사가 보도됐을 경우의 초조함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알 것이다.

경제면 중간 쯤에 큼지막하게 박스로 처리된 기사 제목은 이렇게 기억된다. ‘㈜대우, 라오스(Laos)에 자동차 정비공장 설립’, 소제목으로는 ‘공산권인 미수교국 라오스에서 국내 기업 최초’라는 기사였다. 이게 또 무슨 일인가? 홍보과장인 나도 모르는 비밀 해외 프로젝트가 모 신문에 특종으로 난 것이 아닌가? “오늘도 집에서 편히 쉬기는 글렀구나” 체념하며 다른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문의 전화 오기 전에 빨리 정확한 사실이나 확인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자, 누구에게 알아봐야 가장 빨리 사실 확인이 가능한가’ ‘상사에게 보고도 드려야 하는데’ 등 몇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해 가며 다시 한번 찬찬히 그 기사를 읽어 보았다. “우 하!하!하!” 그 순간, 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유인 즉 다음과 같다. 1주일 전 쯤 인가, (주)대우 홍보팀에서 모든 언론사에 일제히 보도자료를 배포한 적이 있었다. 내용은 ‘㈜대우가 아프리카 지역 자동차 수출을 촉진시키기 위해 나이지리아의 수도인 라고스(Lagos)에 300만 달러를 투자해 자동차 정비공장을 설립한다’는 것이었다. ‘Lagos’는 아프리카에 있는 도시이고 ‘Laos’는 아시아에 있는 국가인데 이를 기자가 혼동한 것이다.

이건 특종이 아니라 오히려 큰 오보다. 아니 기사를 쓰기 전, 내게 확인 전화를 하거나 최소한 어제 가판 신문에 그 기사가 있었더라면 이를 바로 잡을 수 있었을 텐데. 하여튼 이왕 신문이 배포되었으니 어찌할 도리는 없고. 그 다음 대책을 생각해 보았다. ‘우선 나처럼 휴일 날 아침 집에서 가족과 늦은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가 신문을 보았거나 아니면, 일요일 당직 데스크의 연락을 받고 당황해 있을 다른 언론사 출입기자에게 미리 알려나 주어야 겠구나’하고.

그때 집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당시는 핸드폰은 물론 ‘삐삐’라 불리는 호출기도 없던 때라 홍보맨의 집 전화를 출입기자들이 알고 있던 시절이다. 예상대로 그 신문과 경쟁지인 모 일간지의 출입기자다. 수화기 너머로 그 기자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것을 느꼈다. 경쟁지에게 특종을 빼앗긴 분노가 담겨 있는 목소리다.

“문 과장님,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다짜고짜 따지는 듯한 기세다. 나는 다시 한번 크게 웃음을 터뜨린 뒤 황당해 하는 기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 기자도 역시 박장대소 하더니 주말 편히 쉬라는 말과 함께 미안해 하며 전화를 끊었다.

오전 내내 집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반응은 매 한가지였다. 그러나 정작, 오보를 낸 신문으로부터는 전화가 오지 않았다. 다음날인 월요일 출근을 하고 또 그 주일 내내 그 신문 출입기자로부터 내심 전화를 기다렸지만 쑥스러웠는지 끝내 전화가 오지 않았다. 나도 본인의 마음이야 오죽하랴 싶어 후에 만났어도 그 기사 이야기는 굳이 먼저 꺼내지 않았다.

과연 언론사의 특종이란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특종인가? 필자는 독자를 위한, 또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특종이라는 혹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특히 기업 관련 기사일 경우에 그렇다.

이번 경우에도 만일 기사 출고 전 나에게 확인 전화를 했더라면(물론 때때로 불리한 기사의 경우, 회사측이 언론사에 부탁해 기사 출고를 자제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혹은 가판 신문에라도 나왔더라면(기사 내용이 사실일 경우, 타 언론에서 보고 다음날 오전에는 같은 내용의 기사가 나가겠지만) 이런 특종 아닌 오보의 해프닝은 없었을 테고 그래서 일요일 아침 그 신문을 본 독자들을 오도시키지는 않았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었다.

유감스럽게도 필자 기억으로는 당시 그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가 나가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안타깝지만 그 신문을 읽고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양 믿고 있었을 독자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짜 언론과 Fake News가 판을 치고 있는 요즘은 별로 그렇지 않지만 그 당시만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에 보도된 사안은 일부 정치적 기사를 빼고는 모두 사실로 인지하도록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바야흐로 챗GPT 등 AI를 신경 써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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