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플랫폼 금융 전략을 펼치면서 긱워커 등 금융소외계층의 금융 문턱을 낮추는데 힘쓰고 있다. 국내 유력 플랫폼 기업과 제휴해 플랫폼 소속 개인사업자에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내놓더니 최근엔 초단기 플랫폼 근로자까지 포용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티맵(TMAP) 플랫폼 대리기사를 위한 비상금 대출 ‘KB 로지 비상금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대리기사에게 대출을 내주는 시중은행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티맵 플랫폼 대리기사는 비대면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비상금을 가져다 쓸 수 있으며 최저 적용 금리는 인터넷은행 중신용대출 수준이다. 기존에는 더 높은 금리의 제2금융권 혹은 제도권 밖 금융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대리기사는 단기 계약을 통해 초단기 노동을 제공하는 긱워커(Gig Worker)의 대표적인 직종으로 그동안 금융권으로부터 소외돼 왔다. 고용이 불안정한데다 소득 역시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대리기사 대출 상품은 KB금융그룹이 지난해 8월 티맵모빌리티에 2000억원을 투자한 것을 계기로 탄생했다. 이 거래는 관계기업·공동기업자을 대상으로 이뤄진 KB금융지주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KB금융은 보험시장에서도 긱워커 고객을 발굴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배달의민족 배달라이더 전용 이륜차 시간제 유상운송보험을 판매 중이다.

음식배달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이륜차 배달라이더는 높은 비용의 보험료를 부담하는 게 현실이다. 보험료는 연령과 사고이력에 따라 다르나 통상 연간 수백만원에 이른다. 사고 위험이 일반 사륜차 운전자보다 높을 뿐 아니라 사고 시 운전자의 안전이 크게 위험해서다.

오토바이 구입자금과 취등록세에 큰 돈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보험료 부담을 시간 단위로 쪼개 짊어질 수 있는 이륜차 시간제 유상운송보험이 필수적이다. KB손해보험은 2019년부터 배달의민족 배달라이더에 상품을 공급한 시장 개척자로 통한다.

긱워커에 친화적인 윤종규 금융 플랫폼 전략

KB금융 계열사는 윤종규 회장의 ‘넘버원 금융 플랫폼’ 도약 전략 차원에서 다양한 플랫폼과 손을 잡으며 플랫폼 사업자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KB금융 계열사 자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제휴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상품을 실어 금융 포용성을 확대한다는 의도다.

KB금융은 카드·손해보험 등 계열사를 통해 플랫폼 근로자들을 위한 상품을 지속 공급할 계획이다. 급여 관리를 도울 전용 급여통장과 맞춤 체크카드, 케어보험, 리브모바일 통신 요금제까지 패키지로 준비할 예정이다.

신용정보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에서 금융데이터만 활용되던 시기에는 긱워커는 은행에서 대출 받기 어려워 P2P업체를 이용해야 했지만 다양한 데이터가 금융권에 공급되면서 새로운 고객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