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이재형 기자] 이수화학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전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 점검 이슈에 최근 주가가 70% 가까이 올랐다. 이 영향으로 한국거래소는 이수화학을 투자경고 종목에 지정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석유화학제품·정밀화학제품을 공급하는 이수화학은 이날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거래소는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등 투자유의가 필요한 종목에 대해 투자주의, 투자 경고, 투자위험 등 3단계로 시장경보 종목을 지정한다. 투자경고 단계에서는 거래가 정지될 수 있지만 이수화학은 8일 오후 2시 30분 현재 거래가 진행 중이다.

이수화학은 지난달 28일부터 전날인 7일까지 총 66.01%(1만6600)의 수익률을 보이며 7일 종가 3만6850원을 형성했다. 2월 28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20.49% 올랐으며 6일에는 29.84% 상승해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달 28일부터 6일까지 외국인과 기관, 기타법인은 각각 167억원, 4억5000만원, 4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같은 주가 폭등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최근 행보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삼성SDI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전고체 배터리 시험생산(파일럿) 라인을 점검했는데, 이수화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고체 배터리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원료인 황화리튬(Li2S)을 공급한다. 차세대 꿈의 배터리라고 평가되는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이 낮다. 이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 이온 베터리보다 월등하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기차가 더 멀리, 안전하게 주행하기 위해서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수화학은 현재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솔리드파워 등과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며 “고체전해질 원료인 황화리튬의 안정적인 공급과 생산비용 저가화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 중국 경기 회복 기대...화학주 상승 여력 충분해

또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견인에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화학주가 더 큰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의 2월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2.6으로 약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상 PMI가 50을 넘으면 침체가 아닌 성장 전망이 높은 것으로 본다. 2월 중국 비제조업 PMI(56.3)도 전달(54.4)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증설 부담이 작고 실적도 안정적인 다운스트림(석유화학 제품 판매기업) 업종 등을 눈여겨볼만 하다”고 말했다.

카이스트와 공동연구 추진한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KIST 강릉 천연물연구소가 이수화학(대표이사 류승호)과 협력해 그린바이오 공동연구를 추진한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연구소 내에 링킹랩을 설치하고 스마트팜 기반 기능성 천연물을 생산하고 원료 표준화 기술을 개발해 나간다. 이 소식이 전해진 당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61% 상승했다.

한편 앞서 이수화학은 인적분할 신설 예정 법인인 이수스페셜티케미털이 한국거래소의 주권 재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최근 밝혔다. 신설법인 이수스페셜티케미털은 이수화학의 정밀화학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될 예정이다. 존속법인은 이수화학으로 사명을 유지하고 석유화학사업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