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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19 14:08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홍보맨‧기자‧앵커도 “저리 비켜~”
홍보맨‧기자‧앵커도 “저리 비켜~”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3.03.02 11: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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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일자리 대신하는 AI 돌풍, 어디까지…
<게티이미지뱅크>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2016년 3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세기의 대결이 벌어졌다. 인간과 기계가 일대일로 벌인 두뇌 게임이다. 다름 아닌 세계적인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한판 대결이었다. 이세돌이 압승하리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뒤엎고 결과는 알파고의 4대1 승리로 끝났다.

1997년, IBM에서 만든 AI인 딥블루가 체스 세계챔피언을 꺾은 지 약 20년 만의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컴퓨터가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수가 무궁무진한 바둑에서 만큼은 인간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예상을 20년 만에 허무하게 무너뜨린 것이다.

그리고 바둑에서 기계가 인간을 이긴지 정확히 7년 후인 2023년 3월 현재, 미국의 인공지능회사인 오픈AI가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AI) 챗봇(Chatter Robot)인 ‘챗GPT(ChatGPT)’가 세상을 놀라게 만들고 있다.(GPT는 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의 앞 글자를 딴 것) 챗GPT는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함께 나누는 서비스로, 공개 단 5일 만에 하루 이용자가 100만 명, 두 달 만에 월간 이용자가 무려 1억명을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특히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논문 작성, 번역, 노래 작사·작곡, 코딩 작업 등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 수행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AI와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복잡한 수학 문제, 자기소개서도 척척

인간으로부터 질문을 받은 챗GPT는 축적된 수많은 데이터의 요소들을 관계에 따라 추적해 문장 전체의 맥락과 의미를 학습한 뒤 그 해답을 내놓는다. 직접 글을 생성할 수 있으니 방대한 자료를 몇 페이지로 요약해 정리할 수 있고 업무 메일도 작성할 수 있다. 심지어 복잡한 수학 문제도 간단히 풀 수 있고 취업이나 대학입시용 자기소개서도 어렵지 않게 작성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챗GPT 출현을 계기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높은 전문성이 필요한 일자리를 AI가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단순 사무직 등 소위 ‘중간 일자리’는 빨리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기획기사 자료를 만들어 언론사 기자에게 제공하는 홍보부서의 주요 업무도 ‘AI 홍보맨’에게 넘겨줄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본다. 현재의 홍보맨들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도저히 넘볼 수 없는 창의적인 영역을 개척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개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곧 오리라 생각하고 평소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되겠다.

이 점에서는 언론사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AI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AI 앵커가 보도하는 TV뉴스의 실현도 곧 가능하리라 본다. 미래 언론은 신문사나 방송사 건물을 벗어나 전 세계 취재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인간이 인간을 만나는 기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이지만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언론사 기자 사무실의 풍경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조차 힘들었다. 담배 연기 자욱한 편집국(당시만 해도 사무실 내 금연을 지키는 언론사는 거의 드물었다)을 들어서면 각 부서 기자들의 책상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저마다 책상 위에는 온갖 자료, 책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겨우 취재용 전화기와 기사 작성용 원고지를 놓을 수 있는 스페이스만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른바 베테랑 기자의 경우, 자료마다 분류 색인표를 붙여 기사 작성시 쉽게 이용하는 그 만의 개인 자료실을 운영하는 것을 보았다. 이 모든 것이 컴퓨터라는 자료 저장장치가 나오고 나서야 무용지물이 되고 기자들의 책상도 비로소 깨끗하게 된 것이다.

노트북 컴퓨터가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하던 1990년대 중후반. 지금은 많이 가벼워졌고 자기승용차로 이동하는 기자들도 많아져 휴대하기가 편리해 졌지만, 당시에는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이곳 저곳 이동하기란 매우 고역이던 시절이었다. 특히 더운 여름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무거운 가방을 둘러메고 걷기에는 더욱 그랬으리라.

하루는 연배가 비슷해 평소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던 모 경제신문의 K출입기자가 (주)대우 기자실을 방문했다. “문 팀장, 다음 주부터 우리 회사도 노트북인가 뭔가가 지급된대. 정말 말도 안 되는 처사야. 젊은 기자들은 좋아들 하는데 나는 영 자신이 없어. 난 원고지에 쓰지 않으면 기사가 도무지 써 지질 않거든. 난 아무래도 노트북을 지급 받지 않고 지금처럼 원고지로 기사 송고를 하겠다고 강력히 요청할 까봐.” 

한 달 후, 다시 기자실에서 만난 K기자. 독수리 타법이지만 노트북으로 열심히 기사를 치고 있었다. 그 후 10여 년이 지나 데스크 자리에 오른 K부장은 기자들과 메신저를 하루 종일 주고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세월이 흘러 10여 년 전 신문사를 나와 직접 인터넷 언론사를 차려 어엿한 대표가 된 그로부터 며칠 전 연락이 왔다. 그간 전화, 카톡 등으로 연락은 주고받았으나 코로나로 몇 년간 대면을 못했던 터라 오랜만에 저녁이나 먹자는 얘기였다. 쇠주 한 잔에 안주거리로 그 때 얘기를 하면서 서로 낄낄대며 웃는 장면이 벌써 기대된다.

문기환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문기환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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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hh 2023-03-03 21:14:32
이십여년전 일하던 시절이 떠오르는 재미난 글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대표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