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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8 13:52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결속과 혁신·금융보국의 신한DNA 중추 맡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결속과 혁신·금융보국의 신한DNA 중추 맡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03.02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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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Shinhan New Leader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후보자.<신한은행>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 내정자.<신한금융지주>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주는 키워드는 결속과 혁신 두 가지다. 신한금융 노사는 경쟁사 노사가 크고 작은 일에 부딪치는 것과 달리 극단으로 치닫는 일이 없다. 신한은행 노동조합 집행부는 경영진에 금융공공성 확보를 위해 점포 폐쇄 속도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면서도 경영진의 애로사항도 이해한다며 절충점을 모색하자는 뜻을 전했다.

은행권에서 흔한 파벌 갈등도 없다.신한금융의 핵심 자회사 신한은행이 2003년 5대 은행인 ‘조상제한서’의 선두격인 조흥은행을 합병했음에도 우리은행(상업·한일)처럼 계파가 나뉘어 요직 경쟁을 하지 않는다. 합병은행과 피합병은행의 화학적 결합이 잘된 대표 사례라 할 만하다.

신한금융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이다.신한금융의 모태인 신한은행은 국내 최초 민간 자본으로 설립된 상업은행으로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를 통해 1997년 외환 위기에도 흑자를 냈다. 세계에서 까다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국내 금융업 규제 속에서도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로 혁신을 이끌었다. 은행권 취업 희망자들에게 가장 도전적인 은행으로 통해왔다.

‘신한 문화’의 뼈대

신한금융의 강한 결속력과 끊임없는 혁신 의지는 창립자인 재일교포 주주들로부터 물려받은 아비투스(habitus) 즉, 문화자본이다. 한국인을 차별하는 일본 정부와 현지 분위기로부터 생존하기 위해서 교포들은 목소리를 모아야 했고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라면 힘든 도전을 피하지 않았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는 재일교포의 아비투스를 신한 문화로 뿌리내린 사람 중 하나로 꼽힌다. 1982년 지점 3개로 시작한 신한은행은 2001년 국내 최초의 민간금융지주사인 신한금융으로 전환해 15개 계열사를 보유한 종합금융사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20개국 200여개 채널을 통해 금융을 수출하는 ‘리딩금융’으로 거듭났다. 거기에 도달하기까지 ‘숨은 살림꾼’ 진옥동 내정자가 있다.

1961년생인 진 내정자는 금융인 사관학교로 불리는 서울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1986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당시 신한은행은 연수를 통해 기업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선진적이고 체계적인 인적자본(HR) 업무를 도입했다. 진 내정자는 입사 이듬해인 1987년 인력개발실 연수팀에서 근무하며 신한 문화의 뼈대를 세우는데 기여했다.

중소 규모의 신한은행이 외환위기 이후 대형 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회사의 경영 전략을 임직원이 체득하고 실행하게 하는 연수제도라는 평가가 많다. 진 내정자가 실무자로 활약한 신한은행의 인적자본 관리는 군사문화가 잔존하던 국내 기업문화에 충격을 줬고 신한의 남다른 행보는 회사 임직원에 로열티를 갖게 했다.

진 내정자는 일본법인 SBJ은행 대표를 맡을 당시에도 문화 경영으로 성장을 구가했다. 영업총괄 책임자와 집행 임원에 현지인을 임명해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하면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현지 직원들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SBJ 문화를 창조했다.

대표적으로 직원 간 관계 형성 지원 목적으로 4명이 모이면 회식비를 지원하는 제도인 ‘4S제도’와 모든 직원이 스스로가 강사가 돼 강의하면서 서로 배우는 ‘SBJ 아카데미’가 있다.진 내정자는 일본에서 10년 넘게 생활하면서 객지에서 성공한 주주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았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경영을 실험할 수 있었다.

2017년 한국으로 돌아온 진 내정자는 은행과 지주에서 HR 담당 임원을 역임하고 신한은행을 넘어 그룹사 전체가 신한 문화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그룹의 일체감을 위해 그룹 직원 전체가 패용한 ‘원 신한(One Shinhan)’ 배지를 고안한 것도 진 내정자다.

준비된 그룹 리더

진 내정자는 일찌감치 최고경영자(CEO)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그 출발을 알린 이력은 SH캐피탈 경영이다. 진 내정자는 2004년 신한은행을 잠시 떠나 일본에서 기업재생전문회사 SH캐피탈을 설립했다. 여신심사역으로 근무하며 쌓은 여신 사후관리와 부실채권 시장에 대한 경험을 발휘해 설립 2년 만에 배당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을 이뤘다.

일본에서 면허를 받은 외국계 은행은 씨티은행과 SBJ 두 곳에 불과한데, 이 때 인가를 얻은 공신이 진 내정자다. 일본 정부가 2007년 외국계 은행에 대한 은행업 면허부여를 추진하자 진 내정자는 당시 해외 지점만 가지고 있던 신한은행에 다시 채용돼 SH캐피탈 운영으로 넓힌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2009년 면허 획득에 기여했다.

SBJ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워진 외화 자금 차입 창구 역할을 해냈다. 일본에 지점만 있는 국내은행들은 일본 은행으로부터 고금리로 외화를 빌렸지만 현지법인 SBJ는 상대적으로 낮은 예금금리로 조달해 국내 시장에 풀 수 있었다. 신한은행이 외환위기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은행을 팔아 마련한 실탄으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사례와 같다.

판만 깔고 커리어가 끝난 게 아니다. 진 내정자는 2015년 SBJ 대표로 취임해 일본 은행권의 틈새시장인 주택론 시장에 진출해 단기간에 리테일 특화 은행으로 입지를 굳혔다. 국내 은행 해외법인의 대부분이 아직도 현지진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에 집중돼 있다는 걸 고려하면 SBJ의 현지화 속도는 매우 빨랐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씨티은행의 일본법인 일본씨티은행은 2007년 진출했지만 현지 금융권의 폐쇄적인 분위기를 깨지 못하고 현지화에 실패해 결국 2014년 소매금융에서 철수했다. 사실상 일본에서 현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외국계 은행은 SBJ가 유일하다.

진 내정자는 기업·투자금융(IB) 시장까지 과감히 진출해 자산과 실적 확대에 성공했다. 진 내정자가 대표를 지낸 마지막 해인 2016년 SBJ는 신한은행 글로벌 손익의 약 21%를 차지하는 글로벌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신한은행장으로서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2019년 3월 신한은행장에 취임한 진 내정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450억원을 시현했다. 취임 직전인 2018년 실적보다 33.6% 증가한 실적으로 매해 안정적인 경영 성적을 냈다. 양호한 리스크 관리와 효과적인 디지털 전환, 일본·베트남 등 중심축으로 삼은 해외 사업 전략이 호실적의 밑거름이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가 2019년 3월 신한은행장 취임 당시 기자회견에서 ‘돈키호테적 발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뉴시스>

혁신 DNA 발휘

신한 문화의 혁신 DNA를 만드는데 기여한 진 내정자는 천수답 경영보다 혁신비즈니스 발굴에 노력했다. 신한은행장 재직 당시 주문·배달 서비스 앱 ‘땡겨요’ 출시가 대표적이다.

땡겨요는 주문·배달 서비스 앱이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다는 비판이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나오자 사회적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기획했다. 낮은 수수료와 빠른 정산 서비스 정책을 도입하고 요식업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연계한 사업 모델을 제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출시한 땡겨요는 1년 만에 업계 4위로 올라섰다. 같은 해 11월 회원 수 150만명을 돌파해 2개월 만에 50만명을 늘릴 정도로 돌풍이 거세다. 현재는 서울·부산·경기 일부로 서비스 지역이 제한돼 있지만 점차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디지털 전환에 걸 맞는 네트워크 혁신에도 팔을 걷어부쳤다. 진 내정자는 평소 ‘돈키호테적 발상’을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이 말은 신한은행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도 언급했다. 당연하게 여겨져 온 생각을 엉뚱한 아이디어로 깨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행장이던 시절 진 내정자는 업계에서 점포 감축이 가파르게 이뤄질 때 오히려 오프라인 네트워크 리모델링에 박차를 가했다.미래형 금융공간 ‘디지로그 브랜치’, 디지털 소외계층 특화점포 ‘편의점 혁신점포’, 점포 방문 편의성을 높인 ‘이브닝·토요일 플러스’가 혁신 3종 네트워크다. 수익성만 따져 채널을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지역 특수성을 고려해 재무·비재무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신종 점포를 고안했다.

카페스윗
신한은행이 청각장애인 일자리 지원을 위해 오픈한 서울 명동 카페스윗 쏠 매장.<신한은행>

금융 공공성에서 합격점

신한금융은 금융보국(金融保國)이라는 창업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진 내정자는 신한은행장 시절 코로나19 비상금융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며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5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채권을 발행해 피해 소상공인 금융지원에 나섰고 주택담보대출 금리 5% 초과 분을 일괄 감면했다. 또 주택담보대출 12개월 이자유예 등을 통해 취약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를 선제적으로 펼쳐왔다.

신한은행은 2021년 사회공헌 활동(1450억원)과 사회책임 금융(9751억원)에 1조원 넘는 돈을 지원했다.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한 사회공헌 ‘1조원 클럽’으로 홍보할 만했지만 이 같은 사실은 은행연합회가 은행권 사회공헌 실적을 통합 발표하는 2021년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신한은행 사회공헌 활동에도 혁신성을 가미하는 게 진 내정자의 특기라면 특기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본점 등 채널 5곳에서 청각장애인 일자리 지원을 위한 ‘카페스윗 쏠(Cafe Swith SOL)’을 개점했다.카페스윗 쏠은 키오스크와 필담(筆談)을 통한 주문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과 직원이 모두 원활하게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도 2000원이 채 되지 않아 직원들과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카페스윗 쏠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청각장애인 직원, 바리스타와 제빵사를 꿈꾸는 청음복지관 청년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복지증진을 위한 기자재 구입에 쓰인다. 카페스윗 쏠은 진 내정자가 회장으로 취임하면 본격적으로 계열사 건물에 추가 입점해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에서 그룹 간판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진 내정자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높은 관심과 성과는 신한금융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이어져 결국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 금융업은 대표적인 고강도 규제 산업으로 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금융의 공공성 확대를 국정 운영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금융사의 공익적 활동에서 눈에 띈 성과를 보여준 진 내정자로서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얘기다. 신한은행이 104년 동안 우리은행이 독점한 서울시 1금고를 2018년 따내고, 지난해 다시 한 번 1금고 지기 자리를 지킨데 이어 2금고까지 탈환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진 내정자는 오는 3월 말 신한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2026년 3월까지 그룹을 이끌게 된다. 앞으로 3년은 금융권 판도에 대변혁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가 은행권 판을 흔들기 위해 스몰라이센스 기반의 특화은행을 인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개혁 분위기와 맞물려 퇴직연금과 자산관리 시장은 전례 없이 그 규모가 커질 예정이다. 진옥동 내정자가 결속과 혁신, 금융보국이라는 신한 문화를 통해 다시없을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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