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김재훈 기자] #. 최근 A씨(53)는 대한항공으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지금껏 적립된 38만8649마일을 사용해 다양한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프로모션 메일이었다. 코로나 기간 여행을 다니지 못해 올해 7월 1일 1만6349마일이 소멸 예정이었던 A씨는 부푼 기대를 갖고 상품 교환 링크를 클릭했지만 그가 볼 수 있었던 건 품절(SOLD OUT) 마크뿐이었다.

지난 9일 대한항공은 2월 9일부터 3월 2일까지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스카이패스 딜 기획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 봄’이라는 테마로 진행된 이번 기획전은 전자 기기, 운동 기구, 의자, 치킨 등을 비롯해 총 32개의 품목으로 구성됐다. 560마일인 커피 교환권부터 11만마일인 태블릿까지 물품은 다양했지만 해당 행사는 이벤트 시작한 지 6일 후, 15일에 조기 종료됐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모든 상품이 품절됐기 때문이다.

메일로 기획전 소식을 접한 B씨는 “메일을 받은 건 행사 시작 전이 아닌 이미 진행 중인 13일이었다”라면서 “행사 시작 전에 미리 공지를 해줬더라면 구매 대기라도 했을 텐데 늦게 전달 받아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이 하나도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품절 이후 행사 소식을 접해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못한 C씨 역시 “지난해 기획전을 여러 차례 열어 조기 품절 사태를 겪은 바 있는 대한항공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예측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형식적인 기한만 길게 두고 재고는 늘리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항공권 교환 외에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소비처는 공식 홈페이지의 마일리지 몰이다. 해당 몰에는 KAL스토어, Food&Beverage, 호텔, 라이프, 투어·입장권, 코트룸 서비스가 있지만 구입할 수 있는 품목 종류는 제한적이고 수량 역시 넉넉하지 않다. 인기 카테고리인 Food&Beverage는 물과 한우 세트뿐이고 한우는 현재 품절 상태다. 

스카이 패스 딜 기획전 관계자는 “마일리지 보유 소비자들이 이렇게 많이 몰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각 상품의 수량 정보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현재 마일리지 개편안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까지 나서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이라며 “대한항공이 눈물의 감사 프로모션을 하지는 못할망정 국민 불만을 사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마일리지 개편안을 거세게 비판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인기·장거리 노선일수록 기존 마일리지에 비해 더 많은 마일리지를 들여 항공권을 구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