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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19 19:01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좋은 자리 내치고 언론사로 복귀하는 까닭은?
좋은 자리 내치고 언론사로 복귀하는 까닭은?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3.02.01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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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기자의 명예와 자존심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3권 분립이 기본 원칙인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를 지칭 한다. 그리고 헌법 조항에는 없지만 흔히들 4번째의 권력은 언론이라고 한다. 그만큼 언론의 책임과 중요성을 강조한 말일 것이다. 

세계 전역의 언론 자유를 지키고 언론인들의 인권을 보호할 목적으로 1985년에 설립된 국제단체가 있다. 바로 ‘국경 없는 기자회(RSF·Reporters Sans Frontieres)’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 단체에서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는 가히 충격적이다. 2003년부터 2022년까지 20년간 전 세계 언론인 166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1년 평균 약 80여명의 기자가 업무도중 살인이나 청부 살인, 공격, 전쟁·분쟁지역 취재 중 입은 피해 등으로 숨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사망한 기자만 해도 8명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언론은 자기 힘을 과시하는 권력이 아니라 자기희생이 요구되는 고귀한 사명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2023년 새해를 맞이한 대한민국의 언론과 기자들은 어떠한가. 2021년 말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 시절 부터 불거져 나와 아직까지 시끄러운 이른바 ‘대장동 스캔들’. 이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법조계 인사들의 연루와 비리 혐의가 밝혀졌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일부 언론사 과거 법조팀장 등 상당수 고위 언론인과 기자들의 뇌물 수수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 중에는 전통의 보수 언론들 뿐 아니라 소위 자본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깨끗하다고 자부해온 대표적 진보 언론도 포함 되어 있어 충격을 넘어 큰 실망을 주고 있다.

과거 군사 독재시절의 언론은 사뭇 달랐다. 18년 독재의 종지부를 찍은 1979년 10·26을 지나 잠시 서울의 봄이 오는가 싶더니 12·12 사태를 지나 1980년 신군부 세력의 권력 탈취 과정에서 초래된 5·18 민주화 운동. 그 이후 자행된 권력의 언론 통폐합과 함께 보도 통제와 검열, 조작과 왜곡에 맞서다 수백명의 기자들이 펜을 빼앗기고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렸다. 이후 7년이란 억압의 세월이 지나고 비로소 1987년 6·10 민주 항쟁이 일어났다. 다시 민주주의가 봄을 맞이한 것이다. 그 무렵 해직 언론인 들이 주축이 되고 수많은 시민들이 주주로 참여해 만든 것이 바로 그 진보 색채의 신문인 것이다.

홍보실로 간 해직 언론인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쯤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 필자가 홍보맨 경력을 막 시작한 1984년 1월로 가 보기로 하자. 군대 복무 시절 대우그룹 입사 절차를 마친 필자는 제대 이틀 후 대우그룹 홍보실로 첫 출근을 했다. 

이후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 홍보실 구성원들의 이력을 보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대리, 사원을 제외하고 과장, 차장, 부장, 이사 등 상위 직급 거의 모두가 신문, 방송, 통신 등 언론사 출신이 아닌가. 그룹 홍보 실 뿐만 아니라 전자, 통신, 자동차, 중공업, 조선 등 주 요 계열사 홍보실들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세태와는 달리 당시만 해도 언론사 기자가 기업 홍보실로 옮기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자존심 강한 기자들 세계에서는 말도 꺼내서는 안 되는 등 거의 금기시 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얼마 후 궁금증이 풀렸다. 그 연유는 그들 대부분이 70년대 말, 80년대 초 언론사에서 강제로 축출된 해직 언론인들이란 점이었다. 마침 기업 경영에서 홍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홍보조직을 강화하려던 대우그룹이 서슬 퍼런 독재 정권의 눈치를 안 보고 과감하게 대거 그들을 영입한 것이다.

이후 1987년 6월, 시민들이 적극 참여한 민주 항쟁의 여파로 다시금 민주화의 봄이 찾아왔고 마침내 과거 해직 언론인들의 언론사 복귀가 시작됐다. 대우그룹에서 근무 하고 있던 전직 기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임원 직급에 계셨던 몇 분을 제외하곤 모두가 언론사로 복귀한 것으로 안다.

당시 어느 부장의 송별회 자리가 기억에 남는다. 모두가 술이 거나하게 취했을 때 대리 직급이었던 필자가 요샛말로 돌직구 한마디를 날렸다. “부장님은 그동안 최고경영 층의 총애도 받아오셨고 곧 임원이 되실 분인데 이렇게 돌연 대우를 떠나 언론사로 복귀하시다니 매우 섭섭합니다”라고. 떠들썩하던 자리가 일순 조용해졌다.

이윽고 그의 진지하고도 명쾌한 답변으로 섭섭하고 아쉬 웠던 분위기가 정리됐다. “안정적이고 장래가 보장되는 좋은 자리를 내치고 언론사로 복귀하는 것은 단 한가지 이유입니다. 언론인으로서의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고 싶어서입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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