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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5 14:13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 고배당 압박, 7대 은행지주 고민 빠졌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 고배당 압박, 7대 은행지주 고민 빠졌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01.10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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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배당성향 30% 등 주주환원 확대 요구
주주들은 은행주 저평가 탈출 기대…대출 문턱 높아질 우려도
국내 7개 상장 은행지주의 은행 본점.박지훈
은행권에서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박지훈>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은행권에서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잉여이익금을 대출영업에 집중 투입하기보다 주주에게 돌려주면 가계부채 확대, 은행주 저평가 등 고질적인 경제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한편에서는 주주환원(배당·자사주 매입 및 소각) 비율 증가로 인해 대출 여력이 이전보다 줄면 금리 인상, 한도 축소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개(KB·신한·하나·우리·BNK·DGB·JB) 상장 은행지주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이자 배당락일인 12월 29일 대비 평균 13.8% 올랐다.

올해 수익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은행주였다. KRX 지수 시리즈 가운데 지금까지 수익률 1위는 ‘KRX 은행’ 지수로 15.15%를 기록했다. 이어 반도체(9.04%), 정보기술(8.70%), 증권(7.56%), 건설(7.40%), 자동차(7.21%) 등의 순서로 높았다.

연초부터 은행주가 들썩거리는 이유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은행지주 경영진을 향해 주주환원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커져서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은 지난 2일 국내 증시에 상장한 은행지주에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해 오는 2월 9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본배치정책과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하고 공정공시를 통해 공식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국내 은행지주들이 수익성 개선에도 부족한 주주환원정책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떨어지거나 정체되고 있으니 이를 타개할 방안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7개 은행지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26배로 시가총액 수준이 장부상 자기자본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 4대 은행그룹(JP모건·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웰스파고)의 PBR은 평균 1배로 국내 은행지주의 4배다.

얼라인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사항은 ▲최소 배당성향 30%(업계 현재 평균 24%) ▲GDP 성장률(2~5%)에 준하는 대출성장률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충족시 초과분의 주주환원 ▲목표 주주환원율 50% 원칙 등이다. 쉽게 말해 잉여이익금을 대출에 투자하기보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하라는 주장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자본비율 12%를 충족하면 추가분을 모두 주주환원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얼라인도 해당 보도에 언급된 신한금융지주의 주주환원정책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업계 “얼라인 캠페인, 주가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요인”

증권업계는 얼라인의 주주환원정책 강화 캠페인이 은행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얼라인의 주주서한에 대해 “일정 자본 비율 수준 이상의 잉여자본을 배당 및 자사주에 할애한다는 내용”이라며 “주주환원에 있어 자본비율이라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생길 여지가 생기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당락 이후 3거래일간 은행주가 10.2%나 하락해 주가 하락 폭이 다소 과도했던데다 2023년 국토해양부 업무추진 계획에서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되자 기대감이 커졌고 주주환원 캠페인으로 배당성향 확대에 대한 기대 속에 신한지주의 경영포럼(자본비율 12% 초과분 주주환원)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주가가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4대 금융그룹 산하 은행 점포 현판.박지훈
미국 4대 금융그룹 산하 상업은행 점포.<박지훈>

대출 조건 엄격해질까

얼라인의 캠페인은 은행주주 입장에서 희망적인 소식이나 대출 수요자 처지에서는 좋지만은 않다.

일단 은행권 대출 절벽이 우려된다. 2018년부터 2022년 9월까지 약 5년 동안 7개 상장 은행지주의 연간 원화대출잔액 성장률은 약 7.6%였다. 가장 성장률이 컸던 해는 2019년으로 11.0%였으며, 가장 낮았던 때도 4.2%(2021년)로 GDP 성장률과 비교해 높았다. 얼라인이 요구하는 대출성장률은 연간 GDP 성장률 수준(2~5%)으로 5년간 평균 대출 성장률에 비하면 낮다.

대출 금리 인상이나 한도 축소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불가피하다. 국내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그룹의 지난해 상반기 명목순이자마진(NIM)은 1.89%로 미국 4대(JP모건체이스·뱅크오프아메리카·씨티·웰스파고) 금융그룹 2.07%보다 낮은 편이다. 한국의 예금이자와 대출금리 간 차이가 미국보다 적다는 의미다.

미국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상반기 평균 예대율은 51.7%로 고수익 여신 전략을 편다. 국내 금융그룹의 예대율은 박리다매 정책에 따라 100%에 육박한다. 국내 금융그룹도 적정 대출 성장을 지향하게 되면 이른바 돈 되는 대출에 지충하거나 NIM 수준을 현재보다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은행주 주주환원 강화는 고질적인 한국경제 문제인 부동산 등 가파른 자산가격 상승, 가계부채 폭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시각도 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17년 세계 8위에서 2022년 2분기 3위로 올라섰다”며 “지난 5년 동안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는데,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 좋은 일이 아니었고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렇게(가계부채비율의 추가 상승) 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은행 부문 수익 규모가 상업은행 부문에 못지않은 미국 금융그룹과 달리 국내 금융그룹은 상업은행 부문 의존도가 높은데 배당성향을 최소 30%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배당 자제를 권고하는 등 관치가 강한 국내에서 이번에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통한 은행주 평가 회복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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