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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3-09-22 21:39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2023 혁신 아이콘②이재용] 삼성전자 어닝쇼크? 초격차 기술로 넘는다
[2023 혁신 아이콘②이재용] 삼성전자 어닝쇼크? 초격차 기술로 넘는다
  • 손민지 기자
  • 승인 2023.01.06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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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영업이익 급락...소통, 기술‧인재, 글로벌 네트워크로 대응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 대형 M&A 과제 꼽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12월 23일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삼성전자>

[인사이트코리아=손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0% 가까이 급감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스마트폰·가전까지 대부분의 주요 사업이 전방위로 부진하면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재계는 부진의 강도가 업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이 더욱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해부터 그룹 총수로서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삼성에 닥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 이목이 쏠린다.

6일 삼성전자는 2022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83%,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2014년 3분기 이후 8년여 만이다. 삼성전자 측은 "글로벌 고금리 상황 지속 및 소비심리 위축 우려로 메모리 사업 고객사들이 긴축재정 기조를 강화한 데다, 전반적인 재고조정 영향으로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런 결과를 직감한 듯 올 초 신년사를 생략하고 삼성전자 사장단과 식사 회동을 가졌다. 지난 12월 26일에는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폐지 이후 처음으로 삼성의 전체 사장단을 한자리에 모아 경영 현안을 공유했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그룹의 위기 상황을 전 계열사와 공유하고 그에 따른 대비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위기는 글로벌 수요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얼어붙으며 촉발됐다. 문제는 반도체 수요 위축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3년 D램과 낸드플래시 글로벌 매출이 2022년보다 각각 18.0%, 13.7%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메모리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로서는 미국 인텔과 대만 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정중동' 행보...제2의 '신경영 선언' 나올까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 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 당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삼성전자>

일시적이긴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에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는 점에서 돌파구 마련을 위한 이 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위기 타개책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열을 올리며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베트남 출장 후 귀국하면서 새해 경영 계획에 대해 “열심히 해야죠”라고 짧게 답하며 그룹 총수로서 느끼는 책임감을 대변했다.

2023년은 '이재용 회장 체제'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원년인 데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을 발표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제2의 신경영 선언'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이 회장은 2020년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효도)’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통해 한국사회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도자)로 가야 한다고 주창한 경영자다. 그 아들인 이 회장은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리더십으로 뉴삼성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정중동(靜中動·고요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음)’에 가깝다. 공식적으로 비전이나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기보다는 국내외 사업현장을 찾아 임직원과 직접 대화하는 과정에서 노고를 격려하고 새로운 도전 의지를 고취하는 식이다. 예컨대 지난해 8월에만 삼성SDS 잠실캠퍼스, 기흥캠퍼스와 화성사업장,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등을 숨가쁘게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사업 구상을 논의했다. 이후 10월 총수를 맡은 지 8년 만에 회장에 올랐지만, 대관식도 없었다. 취임 이틀 전 사내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전한 게 전부다. 이는 자신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잡고 기다리는 직원을 말리고, 수행비서 없는 독행(獨行)을 즐기는 개인적 성향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뉴삼성' 키워드는 기술과 인재

이재용 회장이 2022년 12월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전자 법인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하고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27일 회장 취임 이후 이재용 회장이 내놓은 첫 번째 공식 발언이다. 이 회장이 제시할 삼성 신경영의 단초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기술 개발과 신성장동력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뉴삼성’을 구상 중이다. 삼성은 지난해 5월 배터리, 바이오, AI, 로봇 사업, 인공지능 미래 전략 사업에 총 450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이 회장은 유럽 출장 당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삼성이 생존해온 비결인 '초격차 기술'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술 중시 경영 기조는 2022년 연말 임원 인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 회장은 스마트폰·TV·가전 등 완제품(DX) 부문에 CTO(최고기술책임자) 조직을 신설하고, 반도체(DS) 부문에선 일본부품연구소를 만들었다. 또 미래 먹거리를 담당하는 삼성종합기술원(SAIT) 조직도 전면 개편했다. 기술 혁신에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DS)부문 2명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며 첨단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으며, 가전·모바일 등에서는 관록있는 경영진을 중용해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도록 했다. M&A 전문가 영입과 조직 구축을 완비한 점, 사내 최고 기술전문가를 뜻하는 '삼성명장'을 꾸준히 선정한다는 점도 이 회장의 경영 키워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장은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삼성의 경쟁력 제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에만 4차례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서며 동분서주했고, 올리버 칩세 BMW 회장을 비롯해 한국을 찾은 글로벌 주요 인사들과도 잇달아 회동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어뒀다. 사법 리스크로 5년 이상 발이 묶여 제대로 된 경영 활동을 하지 못한 이전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재용 회장이 2020년 6월 19일 현장 점검 차 들른 경기도 화성 반도체연구소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그의 글로벌 광폭행보는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16~20일 최태원 SK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함께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1~2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국제민간회의다. 이곳에서 이 회장은 전 세계 주요 기업인과 정치인, 경제학자들과 만나 글로벌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국내외를 아우르는 현장 소통 세일즈 경영은 결국 미래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의 동행과 상생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삼성이 이 회장의 리더십 아래 미래를 주도하는 일류 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 회장이 2030년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한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점유율은 15.5%로 56.1%을 점유한 대만 TSMC에 한참 못 미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자율주행차, AI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만큼 이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삼성의 신성장동력을 가늠할 수 있는 인수합병(M&A)에 대한 숙고도 길어지고 있다. 다만 시장은 삼성전자가 현금을 106조원 넘게 쌓아놓고 있는 가운데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에 나설 것”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시장에서는 빅딜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곧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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