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정서영 기자] “청렴을 최우선 가치로 선포하며 모든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을 기본으로 한 윤리경영의 실천하겠다.”

조형익 코레일유통 대표는 취임 당시 이같이 말했다.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던 조 대표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알박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20년 12월 말 코레일유통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조 대표는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올해 말 퇴임할 예정이었으나, 후임자 내정 시까지 현재 잠정적으로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퇴임을 앞두고 조 대표가 코레일유통 인사심의위원회에서 이미 결정된 진급 대상자를 제외하고 측근 인사를 포함시키기 위해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코레일유통은 상임이사 3인과 1급사원 2인 총 5명의 심의위원이 참석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3급 진급 대상자 14명에 대한 진급 인사심의위원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총 6인의 진급대상자가 결정됐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조 대표는 본인과 동향인 A 직원을 승진시키고 의결회에서 선정된 승진자를 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이사가 이를 거부하자, 조 대표는 “그렇게 못마땅하느냐”면서 “사장이 이야기하면 들어줄만도 한 것 아니냐”며 당일 인사심의위원회에 전화로 승급자 변경을 강요했다.

이후 조 대표는 무주군과의 공식적인 행사 장소에 참석해서 동석한 유통이사에게 “왜 편을 가르느냐”며 “이래서 6개월 임기 채울수 있겠느냐”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조 대표는 철도청을 입사해 현장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부산역장, 대전충남본부장, 경영혁신실장, 전남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상임이사) 등을 두루 역임하며 철도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아왔다.

취임 이후에도 조 대표는 ESG 경영을 강화하는 등 윤리경영·인권경영을 내세우며 투명한 경영환경 조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혁신을 하겠다는 말을 반복해왔다. 때문에 보여주기식 경영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서 사실은 맞다”고 시인했으나, “조 대표와 연관 관계는 없는 직원으로 동향 사람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지난 16일 인사위가 열린 이후 19일에 다시 열어 원안대로 인사가 진행됐으며, 27일 승진 인사가 났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내용을 알린 제보자는 현재 코레일유통 내부에서 감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레일유통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공공기관 개혁에 속도를 내는 윤석열 정부에 따라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인원 감축을 확정했다. 코레일은 기존 정원인 3만2508명에서 722명을 구조조정한다. 계열사인 코레일유통도 30명의 정원을 감축할 예정이다.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과 수도권 광역 전철역 등에서 스토리웨이 편의점과 상업시설 및 광고매체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