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이기동 기자] 32년간 줄곧 SK그룹의 브랜드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해온 정통 ‘SK맨’ 노찬규 SK그룹 부사장이 자신의 오랜 실전 경험을 정리한 <결국! 브랜드 Nothing but Brands(236쪽, 조선뉴스프레스 간행)>란 제목의 신간을 펴냈다.

이 책은 브랜드 관리의 개념에서부터 그 핵심인 아이덴티티의 정립, 복수의 브랜드 간 체계 관리는 물론 광고, PR 등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론과 사례들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생생한 현장 경험에 기반한 총체적 브랜드 관리(Holistic Brand Management)의 필요성과 브랜드 관리의 핵심 이론을 접할 수 있다.

실제로 노찬규 부사장은 과거 선경, 유공, 한국이동통신 등으로 나뉘어져 있던 선경그룹의 사명 체계를 SK로 통합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행복날개’로 상징되는 SK그룹 CI 체계의 개발은 물론 전반적인 브랜드 관리 체계의 기반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기업은 사라져도 브랜드는 남는다…“만약 우리 회사가 분해된다면 나는 공장과 장비를 내주더라도 브랜드를 지킬 것”

‘해태’, ‘갤럭시’, ‘에프(F) 킬라’…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기업은 수명을 다했어도 그 이름은 남아 여전히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또한 기업의 주인이 바뀌어도 브랜드는 건재한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모두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 자산인 브랜드가 실제로 시장에서 화폐 가치로 측정되고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날 수 많은 경영자들이 ‘브랜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브랜드 관리’를 광고를 하거나 ‘까칠한’ 언론을 상대하는 역할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B2B 회사의 경우에는 업종 특성상 브랜드 관리의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

브랜드 관리가 한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주요 의제(Agenda)로 설정되어 있지 않은 기업의 브랜드 관리는 파편적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오트밀로 유명한 퀘이커(Quaker)의 공동 창업자 존 스튜어트(John Stuart)는 “만약 우리 회사가 분해된다면 나는 공장과 설비를 내주더라도 브랜드를 지킬 것”이라고 단언했다는 말까지 인용할 정도다.

또한 대부분 기업의 경우 복잡한 조직 구성과 이들 사이의 역학 관계 등으로 인해 브랜드 관리가 분절되고 단절된 상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잊지 않는다. 따라서 성공적인 브랜드, 또는 평판(Reputation) 관리를 위해서도 마케팅 따로, 홍보를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부서 따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구조가 아니라 이들의 활동과 의사결정이 총체적으로 이루어지는 총체적 브랜드 관리(Holistic Brand Management)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저자는 독자들이 가급적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학술적 접근보다는 현장의 경험을 많이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SK그룹의 브랜드 관리 사례를 첨부함으로써 브랜드 관리가 실제 이루어지는 현장의 모습을 일부나마 전달하고자 했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지향해온 ‘행복 추구’의 정신을 SK 브랜드의 핵심가치로 정하고 이에 맞춰 그룹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브랜드 관리 활동을 전개해 왔다.

<결국! 브랜드>는 브랜드 관리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이론이 실제 기업 현장에서 적용되는 모습과 커뮤니케이션 사례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어 브랜드 관리론을 배우는 학생은 물론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등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