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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원금 손실 말 없었다”...은행 믿다 은퇴자금 날린 70대 할머니의 ‘절규’
“원금 손실 말 없었다”...은행 믿다 은퇴자금 날린 70대 할머니의 ‘절규’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8.21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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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에 2억원 투자했다 1억원 날릴 판...“피해자 50대 이상 많아 노후자금 손실 우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 일명 DLF의 손실 논란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한 이 상품은 현재까지 잠재적 손실액만 4500억원에 이른다. 특히 가입자 상당수가 금융 지식이 부족한 노령층이라는 점에서 은행들이 불완전판매를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인사이트코리아>는 DLF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피해자 얘기를 들었다.

남편이 은퇴한 뒤 그간 모아둔 돈으로 살림을 꾸리는 70대 신아무개 씨는 지난 8월 15일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지난해 11월 가입한 한 시중은행 DLF 상품의 잠정 손실률이 원금의 절반을 넘겼다는 것이었다.

신씨는 “지난 1일 가입한 상품이 37% 손실이 났다는 문자가 왔는데, PB센터에 물어봤을 땐 ‘구간별로 손실이 틀리니 안심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런데 지난주 목요일 PB센터 직원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와 ‘원금 손실이 엄청 많이 났다’고 말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신씨가 가입한 은행의 파생상품은 만기 1년짜리 영국과 미국의 CMS(이자율 스와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러블리자드’ 형태의 파생결합증권(DLS)을 담은 DLF다. CMS 금리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이자율 금리로 국채 금리와 유사하게 움직인다.

이 상품은 만기 기준으로 최초 가입 시 스와프 금리의 55%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함께 총 3.5%의 이자를 준다. 하지만 금리가 그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신씨가 거래한 은행의 해당 상품 판매 잔액은 3876억원인데, 지난 16일 금리 기준 손실률은 50%를 넘긴 상태다.

신씨는 “은행 본점에 찾아가 따졌더니 ‘지난해 11월 상품을 팔 때만 해도 금리가 내려갈지 예상을 못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상품을 팔았던 PB센터 부장은 ‘판매 당시 원금 손실 우려를 고지했기 때문에 책임 없다’는 식으로 나왔다”고 하소연 했다.

“원금 손실 안 난다고 해 가입한 것”

신씨는 과연 원금 손실 가능성을 인지했을까. 정황만 봐선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씨가 그간 원금 보호 상품인 정기예금만 가입해왔고 이전까지 단 한 차례도 원금을 잃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씨도 인터뷰 과정에서 “나는 보수적 투자자”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정기예금이 만기가 되면서 돈을 빼려고 했더니 PB센터 직원으로부터 이 상품에 투자하면 금리 3.5%를 받을 수 있으니 가입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래서 ‘나는 원금 손실 나는 건 절대 안 한다’고 했는데 PB는 ‘이건 원금 손실이 나지 않는다’고 단언해 가입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씨가 가입한 DLF 상품은 금융상품 위험수준 평가에서 ‘초고위험’인 1등급이다. 투기등급(BB) 이하 채권이나 DLF와 같은 파생상품, 주식, 선물옵션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간 정기예금이나 적금만 들었던 신씨가 갑자기 스스로 판단으로 초고위험 상품에 가입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위험 고지를 사전에 했다는 은행 측 주장에 대해 신씨는 ‘말도 안 된다’며 일축했다. 그는 “은행에서는 투자자에게 위험성을 고지했다고 밖에 할 말이 없을텐데, 내가 그간 돈 넣은 건 모두 정기예금이었다”며 “노후자금으로 무슨 떼돈을 벌겠다고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지난 30년간 거래한 은행이 수수료를 챙기려고 우리 같은 노인들의 노후자산을 축냈다”며 “은행과 직원에게 개인적으로라도 소송을 걸어 피해를 본 액수 전액을 받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 불완전판매 가능성... 고령 노후자금 손실 우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DLF 관련 민원은 지난 16일 기준 29건이다. 현재까지 잠정적 피해자가 3500명에 달하고 있어 민원도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는 특히 은퇴한 노령층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DLF로 팔린 사모펀드 특성상 최소 투자액이 1억원을 넘는데, 이 같은 돈을 맡기는 사람들은 은퇴 시점에 가까운 고액자산가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있는 금융소비자원의 오세헌 국장은 “민원인들의 연령대가 50~70대에 몰려 있다”라며 “경제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인구의 노후자금에 손실이 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오 국장은 “노령층의 금융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노리고 은행이 위험 의무 고지를 불이행하거나 원금 손실 가능성을 감추는 등의 불완전판매를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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