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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5 19:1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스타트업과 ‘한 배 탔다’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스타트업과 ‘한 배 탔다’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 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 승인 2019.06.03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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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투자를 엣지 있게 잘하려 애쓰죠"

카카오벤처스는 초기 투자에 강한 벤처캐피털이다. 벤처캐피털 업계 평판도 대체로 그렇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초기 투자라고 하면 사람들이 카카오벤처스를 떠올리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는 “투자의 여러 단계 중 초기 투자에 집중하는 건 나름의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운용금액이 커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초기 투자를 엣지 있게 잘하려 애씁니다. 벤처캐피탈은 열 곳에 투자해 아홉 곳이 망하더라도 한 곳에서 대박이 나면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 문화를 지향합니다. 손실을 보더라도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키려 하죠. 단 망한 아홉 회사가 망했다는 사실에서 이들이 왜 망했는지 레슨은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 닥치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필요한 미래 앞당기는 개척자의 든든한 파트너

카카오벤처스의 비전은 ‘필요한 미래를 앞당기는 개척자들의 든든한 파트너(Copilots)’다. 정 대표가 지난해 말 단독대표가 된 후 제시했다. 스타트업 창업가를 ‘필요한 미래’를 앞당기는 개척자로 규정했다.

카카오벤처스 측은 “우리는 이들 스타트업이 ‘되는 이유’ 하나를 찾아내는 한편 나머지 빈자리를 ‘채워주는’ 든든한 동반자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파트너로 번역한 코파일럿은 부조종사다.

부조종사는 비행 중에 기장을 보좌한다. 특히 기장의 기기 조작이 항공기의 안전운항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여겨지면 기장에게 시정을 건의 한다.

정 대표는 창업가에게 있으면 좋은 비타민보다 위험 요소 제거에 꼭 필요한 항생제 같은 해법을 권한다고 말했다. 보스턴컨설팅 컨설턴트 출신으로 이베이·NHN을 거쳐 벤처캐피털에 몸담은 그는 “언젠가 직접 창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스타트업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창업은 어떤 사람이 해야 할까? “스타트업 대표는 똘끼(또라이끼)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저희가 1호로 투자한 왓챠의 박태훈 대표가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 플레이’를 내놓을 당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국내에 들어와 왓챠가 투자 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박 대표는 ‘자체 개발한 별점을 기반으로 하면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죠. 그 후 펀딩을 못 받아 1년 간 전 직원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지만 왓챠 플레이가 유저가 매긴 별점을 보고 추천 잘해 주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투자를 잘 받아 왓챠가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건넜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창업을 멈출 마지막 기회”

정부는 최근 ‘제2 벤처붐 대책’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세 번째 벤처붐이 곧 올 거 같기는 하지만 지금 붐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벤처업계에 4조원 이상이 풀리는 등 자금 면에서는 붐인 듯하지만 우리 경제 상황과는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어요. 벤처 붐은 디바이스가 대 대적으로 바뀌거나 새로운 기술이 특정한 서비스나 장치와 만날 때 옵니다. 단적으로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같은 새 기술은 나왔지만 붐을 실현할 디바이스가 아직은 안 만들어졌죠.”

그는 투자를 받으려는 스타트업들에 “역설적이지만 지금이야말로 창업을 멈출 마지막 기회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창업 자체는 어쩌면 쉽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일단 하고나면 정말 힘들어요. 대부분 문제 해결에 꽂혀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pain point)을 해소하는 솔루션을 제시하려 창업전선에 뛰어들지만 단적으로 그게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어요. 창업은 어쩌면 그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다음으로 팀워크가 중요합니다. 투자를 잘 받겠다고 투자 받기 좋은 팀을 만들면 안돼요. 마지막으로 투자를 받으려 계약서에 악성 조항을 집어넣어선 안 됩니다. 첫 계약서를 이렇게 작성하면 계속 투자자들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어요.”

그는 “미래를 앞당기는 인사이트는 창업가가 축적한 빠른 실행의 경험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가 있는 창업가는 이론적으로 가능한 모든 질문에 대해 이미 다 생각해 봤기에 만나 보면 대화가 길어지고,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도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죠. 중요한 것들과 리스크에 대해 파악하고 있고, 자신이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선선히 모른다고 인정합니다.”

올해 경영 화두 중 하나는 직장 내 ‘갑질’이다. 벤처 캐피털이 스타트업을 상대로 갑질 하는 일은 없을까.

“그랬다가는 패밀리(투자한 스타트업)들이 우리 회사를 투자자로 추천하지 않을 거예요. 이들 스타트업이 이 회사의 투자는 절대 받지 말라고 하면 되레 우리가 낭패를 보는 거죠. 갑질은커녕 을·병·정이 돼야 하고, 무엇보다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이 주인공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술 탈취 안 당하려면 여러 특허 등록해 놓아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대기업의 기술 탈취 문제가 심각하다. 그는 “대기업이 기술을 일단 카피하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송으로도 이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 회사도 스타트업 소송을 지원할 때가 있지만, 특허를 세 개 정도 걸어놔도 머니 게임에서 밀리고 유저들이 대기업 쪽으로 넘어가면 소송에서 지게 마련이죠. 소송 외에는 SNS를 통해 문제를 제기해 해 당 대기업을 압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술 탈취 문제는 언론에서 다뤄도 별 효과가 없는 거 같아요.”

그는 대기업에 기술 탈취를 당하지 않으려면 “복수의 특허를 등록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상대가 기술을 베끼더라도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기술을 카피 당하더라도 운영의 개가를 올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겁니다.”

당국의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 부동산 쪽은 정말 혁신적인 분야인데 여러 규제가 얽혀 있어요.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지 못한 업체는 결과적으로 사업을 하지 못하는 일들도 벌어지죠. 단적으로 금융과 자율주행 분야는 샌드박스가 혁신을 오히려 방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ICO(가상화폐공개·initial coin offering)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다 보니 한동안 케이먼 제도에 가서 법인 만들어 ICO를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취지야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을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ICO를 한 후 창업자가 돈을 빼 튀는 걸 막으려는 거겠죠. 사실 ICO 자체보다 사업 성공과 돈을 버는 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게 문제예요. 민간에 더 개방해 현업에 있는 사람들이 정부에 많이 들어가면 좋겠어요.”

카카오벤처스는 8년차 벤처캐피털이다.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란 이름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설립했다. 정 대표는 2013년 대기업을 떠나 이 회사에 파트너로 합류했다. 현재 열네 명의 구성원이 150곳 의 패밀리를 돌본다.

정 대표는 “각자 탤런트가 달라 서로에게서 배운다”고 말했다. 사실 교학상장(敎學相長) 만한 시너지도 없다. “직급에 관계없이 발언하고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곧바로 지적질 하는, 대기업으로 옮기면 적응하기 힘든 부류들이에요. 진심을 담아 솔직하게 말하는 이런 조직문화를 받아들이는 건 해당 조직 시니어들의 그릇 사이즈에 달렸죠. 리더는 팔로우어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사람이죠. 저부터 귀를 열고 굿 리스너가 되려 노력합니다.”

카카오벤처스의 네 가지 핵심가치 중 하나가 ‘팀’이다. 구성원 개인보다 팀, 나아가 회사가 투자한 패밀리까지 한데 뭉쳤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팀 스피리트가 나의 전문성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늘 깨어 있으려 필드 공부를 한다

그는 문제 해결 솔루션에 꽂힌 스타트업 창업가들도 실은 자금 못지않게 공감에 목마르다고 말했다. “자금만 대주는 투자자는 이제 필요 없다”며 “우리를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해 줄 수 있느냐”고 창업가들이 묻는다고 했다.

“스타트업에 자신의 인생을 건 사람들인데 당연히 이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통점)를 알아야죠. 창업가에 ‘빙의’하는 능력이 떨어지면 초기 투자자로서 투자의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감성적 공감과 더불어 스타트업이 처한 상황에 이성적으로 공감하는 능력도 잃지 않으려 애쓰죠. 늘 깨어 있으려 필드 공부를 합니다. 때로는 학교 앞에 가 지나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하죠. 스타트업으로 하여금 ‘우리와 한 배를 탔다’는 생각이 들게 하려면 공감 능력이 절대적입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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