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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단독] LG전자 직원들, 유령회사 차려 회삿돈 수십억 빼먹었다
[단독] LG전자 직원들, 유령회사 차려 회삿돈 수십억 빼먹었다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05.3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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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부품 납품회사 설립해 통행세·리베이트 챙겨…LG전자 본사는 수년 간 '깜깜'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LG전자(대표 정도현·조성진) 직원들이 해외에 유령법인을 세워 회삿돈 수백만 달러를 빼먹은 사실이 드러났다.

<인사이트코리아> 취재에 따르면, LG전자의 전 해외 주재 직원들은 현지에 유령법인을 설립해 부품 공급 과정에 개입해 중간 이득을 챙기는 등의 수법으로 수년에 걸쳐 수백만 달러를 챙겼다. 하지만 이들이 아직까지 법적 처벌을 받지 않고 있어 LG전자의 후속 조치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 직원들이 회삿돈을 불법적으로 빼먹은 사건이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사건 당시는 남용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데 이어 구본준 현 ㈜LG 고문이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었다. 특히 LG전자는 당시 입은 손실을 현재까지 복구하지 못한 상황으로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건을 여지껏 공시하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LG전자 직원들이 해외에 유령회사를 만들어 부품을 납품한 뒤 '통행세'를 가로채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다.

당시 국내 전자업체들은 주로 중국에 있는 제조업체들로부터 부품을 매입해  ODM(제조자 개발생산) 업체로 하여금 완제품을 생산하도록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급 부품이 섞여 있는지를 가려낼 수 없어 완제품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었다.

LG전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직접 홍콩에 부품 생산법인을 설립해 ODM 업체에 공급했다. 하지만 2008년 4월부터는 홍콩 부품 생산법인을 폐쇄하고 모든 부품을 직거래하도록 내부 규정을 바꿨다.

같은 시기 홍콩 생산법인에 근무하고 있던 A씨는 본사에서 법인 폐쇄 결정을 내리자 홍콩에 다른 법인 P사를 설립했다. A씨는 P사를 세우면서 본사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 알리지도 않았다. LG전자 소속이면서 '딴살림'을 차린 것이다.  

 납품회사 세워 LG전자 ‘제품 구매사’로 끼워넣어 

그는 LG전자의 바뀐 규정, 즉 부품업체들이 LG전자의 ODM 업체들에 부품을 직접 납품하기로 한 점을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부품업체와 ODM 업체 사이에 P사를 ‘제품 구매사’로 끼워넣었다.

그러면서 A씨는 현지 부품업체들에 "P사는 LG전자와 같은 회사"라고 거짓말을 퍼트렸다. 그는 부품업체들에 "LG전자가 P사를 제품 구매사로 선정했다"는 내용의 거짓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부품업체들에 기존에 LG전자와 거래하던 것과 같은 가격에 납품하도록 했다. 가격을 높일 경우 P사의 정체가 탄로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대신 A씨는 P사를 통해 받은 부품 단가를 부풀린 견적서를 LG전자 ODM 업체에 제시해 차액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범행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2010년 중순부터는 LG전자 ODM 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챙기기도 했다. A씨의 범행엔 LG전자 동료인 B씨도 가담했다. B씨는 과거 A씨가 소속돼 있던 생산부서의 선배 직원으로, 범행이 이뤄지던 당시 개발팀 부장급 직위에 있었다. 

B씨는 A씨가 ODM 업체 선정에 개입해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행위에 동참했다. 특히 B씨는 개발팀에서 제품의 모델별·부품별 목표가를 파악하는 게 가능했던 만큼, ODM 업체 선정에 깊숙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A씨는 불법적으로 취득한 돈을 은닉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이 만든 유령회사 P사에 지인 C씨를 입사시켜 '통행세'로 받은 수익과 ODM 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리베이트를 C씨 계좌나 선배인 B씨 배우자 계좌에 송금한 뒤 다시 받아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LG전자의 오디오 관련 제품 중 ODM 업체를 통해 생산한 수량은 약 111만개였는데, 이중 74만개 이상이 P사에서 납품한 부품을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 사이 A씨는 P사를 통해 LG전자로부터 140만 달러의 '통행세'를 챙겼다.

이밖에 A씨는 ODM 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34만8000달러, B씨는 17만 달러, C씨는 연간 50만 홍콩달러를 챙겼다. 지난해까지 B씨의 배우자 계좌에 수억원이 입금돼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이라는 LG전자 내부에서 직원들에 의해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충격적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직원들이 공모한 범죄에 머물지 않는다. 3년여 동안이나 직원들이 바깥에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회삿돈을 빼먹었다는 것은 LG전자의 관리 시스템이 그만큼 부실하다는 뜻이다. 또 이들이 챙겨간 돈 만큼 LG전자는 손실을 입었고, 이는 결국 주주와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간다.

이 사건과 관련해 LG전자는 A씨, B씨 등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 관련 기사는 <2부>에서 계속됩니다.
 
kawskhan@insightkorea.co.kr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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