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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6 17:25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코오롱‧식약처 한통속, 700만원 짜리 가짜약 팔아 돈 벌려고 했던 것"
"코오롱‧식약처 한통속, 700만원 짜리 가짜약 팔아 돈 벌려고 했던 것"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4.24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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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인터뷰..."인보사 관련 논문 모두 조작된 것"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파문이 커지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과정도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최근 새롭게 밝혀진 인보사 주성분 중 하나에 종양을 유발하는 세포가 함유됐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코오롱 상대 집단소송이 추진되는 가운데, 인보사 허가 당시 주무부처인 식약처의 허술한 허가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식약처가 해당 약물에 대한 자체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코오롱이 제출한 자료만을 토대로 단순한 인과관계를 짚어보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내 최초 유전자 치료제이자 세계 최초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를 허가하는 과정에서 식약처가 PCR‧STR 등을 비롯한 자체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보사 사태 이후인 지난 15일 식약처는 추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식약처는 ▲시판 중인 인보사 제품(2액)의 신장세포가 최초 세포에서 유래한 것인지 확인(STR) ▲최초 세포 중 신장세포에만 있는 유전자(gag·pol)의 검출 여부 확인(PCR) 등 계획을 밝혔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환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허가 과정에서 진작 진행됐어야 할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근본적 문제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코오롱과 식약처가 인보사의 성분이 뒤바뀐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투약 환자들과 과학계 종사 연구원들의 피해만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코오롱은 “성분이 바뀌었는지 몰랐고 단순한 성분명 표기 실수다”, 식약처는 “코오롱이 제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허가 여부를 판단했는데, 그 서류가 잘못된 것이었다면 이제부터 검사를 시작해 파악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 게임'을 하는 모양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기 위해 정형준(재활의학과 전문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아래는 정 사무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식약처가 가짜약 허가 도운 셈, 코오롱과 한통속”

- 인보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허가 당시 식약처의 검증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인보사 관련 논문도 모두 조작된 것이다. 잘못된 자료로 쓴 것이라며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할 뿐이지, 논문이 잘못 쓰인 것은 코오롱에서도 시인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표준치료’와 비교했을 때 인보사가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논문은 단 하나도 없다. 표준치료라는 것은 해당 질환에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기존 진료를 의미하는데, 퇴행성 관절염에는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 애시드가 주로 사용된다. 이러한 표준치료와 대비했을 때 효과가 있어야 그 약효가 제대로 검증받는 것이다. 그런데 식약처는 당시 생리식염수를 투약했을 때와 인보사를 투약했을 때를 비교해서 허가를 해줬다. 이는 결국 아무 의미 없는 결과였다. 생리식염수와 비교를 하는 것도 연구라면 연구라고 할 순 있겠다. 그러나 식약처가 이러한 방식으로 7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약품에 대해 시판허가를 내준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다.”

- 허가 당시 식약처의 허술한 검증 과정이 가장 지적 받는 부분인 것 같다.

“그렇다. 식약처도 인보사 주요 물질에 대한 교차 확인을 하지 않았던 것을 시인했지 않았나.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일은 없다. 기업이 낸 보고서만 보고, 해당 약품의 주요 세포에 대한 기본적인 테스트도 하지 않은 채 허가를 내주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가. 국가 기관이라면 당연히 했어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해당 기관이 존속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갖는 역할은 식품과 약품의 성분‧위험성‧추적관찰 이 세 가지를 감독하는 것인데, 이것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 허가 당시 식약처가 시행할 수 있었던 검사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당시 식약처가 PCR도 돌려보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 역시 코오롱이 자체 PCR을 했다며 자료를 제출하자 식약처가 의심 없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본인들은 안 찾아봤단 얘기다. 혹시라도 어떠한 사유로든 식약처가 다 해낼 수 없었다면 한국생명공학연구소 등 다른 국가기관과의 위탁‧협업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었고 또 필수적으로 했어야만 했다. STR은 요즘 2시간이면 결과가 나온다. 개발 당시인 2003년에는 해당 검사기법이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서 몰랐다는 것이 코오롱과 식약처의 입장이지만, 시판하기 직전인 2017년엔 해당 기법으로 검사가 가능했다. 시판 직전에도 직후에도 시행할 수 있었던 STR을 양측 모두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간단히 말하면, 약품 허가 시 진작 모든 것을 관리‧감독해야 할 식약처가 여태껏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와서 식약처가 '다음주에 PCR 해보겠습니다' 'STR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며 허가취소 운운하는 상황은 그야말로 넌센스다.”

- 현재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 양측이 내세우는 입장을 보며 드는 생각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 양측에 대한 감사 혹은 검찰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양측 모두 물 흐리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나는 코오롱과 식약처, 양측이 한통속이라고 보고 있다. 인보사를 허가하는 과정에서 식약처가 크게 도운 셈이다. 2017년 4월 식약처 허가심사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인보사 효과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식약처가 이를 알고도 어떻게든 허가해주려고 애를 쓴 것이다. 식약처는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정리를 할 생각은 없고 코오롱 탓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역시 책임이 크다.”

- 식약처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나.

“인보사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식약처는 기관 내 누가 인보사 허가에 깊이 관여했는지, 조작된 관련 서류들에 대한 의심을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은 누구였는지, 기업으로부터 자료만 받고 교차 확인을 하지 않았던 시스템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을 중심으로 색출하고 파악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행해졌어야 한다. 지금 식약처의 태도는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모습 같다. '허가 당시 코오롱 측이 줬던 자료엔 문제가 없었다'는 현재 식약처의 입장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코오롱이 제출한 자료 하나만 믿고 허가를 준 당사자가 식약처라는 것을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 아주 심각한 문제다.”

“국가 기금 250억원 받은 코오롱, 연구조작 후 책임 회피”

- 코오롱이 국가 연구기금을 수차례 받았다고 하던데.

“그렇다. 식약처의 무능함과 더불어 하나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그간 온갖 국가 연구개발기금을 받아왔다.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전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처에서부터 받아왔던 것들이다.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바이오스타 프로젝트’에서부터 지원은 시작됐다. 바이오스타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팔릴 수 있는 의약품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R&D 지원사업으로, 2005년부터 10년간 약 2600억원이 투입된 국가사업이다. 당시 코오롱은 ‘혁신적인’ ‘세계 최초’ ‘국내 최초’ 등 명칭과 언론플레이를 통해 이 자금을 계속 가져갔다. 그간 코오롱에 지급된 국가 기금은 바이오스타 프로젝트 등을 통틀어 15년간 약 25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 코오롱이 국가 기금을 받은 부분과 그 책임에 대해선 언급되지 않고 있다.

“코오롱은 애초부터 유전자 조작된 연골세포 하나를 가지고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 주장하며 국가로부터 15년간 연구개발비를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한 얘기가 전혀 없다. 그렇게 되면 결국 공적자금이란 것은 눈 먼 돈이 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받을 땐 받고, 문제가 불거지면 '나는 몰랐다'고 일관하면 책임 묻지 않는 것이니 말이다. 과학기술 분야 사기꾼들은 '몰랐다'고 하면 그냥 넘어가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어느 한 과학자가 민간 펀드 혹은 본인 자금으로 연구를 진행하다가 조작 정황이 드러났는데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이 또한 매우 큰 문제지만 상황에 따라 연구윤리위반에 그칠 수 있다. 그런데 코오롱은 공적자금을 받았다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국민들의 세금이 가짜약 연구에 쓰인 것이다. 식약처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고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 놓은 부처인데 교차 확인도 안해보고, PCR도 안해보고, 기업에서 제출한 자료로 허가 사인하고, 신약 관련 산업화에만 열 올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앞으로 비슷한 일은 계속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 인보사 사태의 근본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한 생각은?

“과학기술계 역사 청산의 문제다. 과거 황우석 사태 때 한국 사회가 그를 제대로 단죄하지 않아서 이런 일이 또다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계에 정말 열심히 연구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 반듯한 연구윤리를 기반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밤새 연구실에서 일하는 수만 명의 과학자들이 있다. 가짜약을 만들어 주가를 조작한 기업과 여기에 결탁한 공무원들 때문에 이런 과학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 한국 사회에서 기초과학 연구나 임상연구를 이제 누가 하려고 하겠나. 내가 과학자라도 환멸을 느껴서 하지 않을 것 같다. 쇼맨십으로 언론플레이 하면서 연구자금 다 받다가 조작 들통나도 아무런 책임 묻지 않으니 말이다. 제대로 된 줄기세포 연구에 15년, 17년씩 매달리는 연구원들이 박봉에 쪼들려 연구를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이런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아주 근본부터 다시 살펴봐야 하는 문제다. 이는 심각한 범죄행위이며 관련 공무원부터 수사를 받아야 한다.”

“인보사 투약한 모든 환자 집중 관리 들어가야"

- 인보사 내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 새로 발견됐는데, 부작용에 대한 의견은?

“그 건과 관련해 참여연대 등에 소송을 요청하는 환자들이 꽤 있는 것으로 들었다. 부작용에 관해서는 복합적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 인보사처럼 관절강내 주사를 하는 약품의 경우엔 주사 행위를 통한 부작용일 수도 있고 주사제가 오염돼서 생기는 부작용일 수도 있고 경우의 수가 참 다양하다. 특히 인보사는 유전자 세포 치료제라서 아직 입증이 덜 됐다. 인보사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명확하게 입증되기엔 시기상 조금 이를 것 같다. 다만 인보사 부작용 중 제일 걱정되는 것은 종양이나 이상한 세포들이 체내 여기저기 증식하면서 오히려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나오거나 혹은 골 파괴가 일어나는 것 등인데 상당한 기간을 갖고 추적관찰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당장 지금 어떠한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면 인보사라는 약품이 효과가 없다는 것, 가짜약이라는 정도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기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추적관찰은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 식약처는 향후 15년간 추적관찰을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가 충분하다고 보여지나.

“일단 식약처가 15년간 추적관찰을 하겠다고 한 것 자체가 인보사의 유전자 조작을 시인한 것으로 여겨지는 점이다. 문제는 이 유전자 치료제의 부작용이라는 것이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것이다. 약품을 환자 본인의 세포로 만든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 몸에서 나온 세포로 만든 것이다 보니 동종세포로 만든 유전자 치료제의 경우엔 ‘조직 적합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항상 있다. 문제는 15년간 추적관찰을 ‘어떻게 할 것이냐’다. 코오롱과 식약처가 각각 추적 관찰하겠다고 말하고 간단히 끝낼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보사를 투약한 모든 환자에 대한 집중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미국국립보건원(NIH)과 비슷한 개념의 국내 질병관리본부나 그에 준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질병을 관리하고 사후에 후향적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단위에서 추적관찰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

- 인보사 사태 발생 여부를 떠나서 신약 추적관찰에 대한 시스템이 재정립돼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 역학조사와 추적관찰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금껏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들의 부작용을 관리해야 하는 의무도 있고, 또 유전자 치료제나 세포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것은 필수적인 부분이다. 더욱이 국내에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허가한 것이 처음이라면, 인보사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추적관찰 등은 반드시 진행됐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바이오 신약 사업이 얼마나 허술한지 극명히 드러난 부분이다. 임상은 보통 3상까지 생각을 하지만 4상이라는 개념이 있다. 출시된 약에 대해서도 그 이후에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이나 부작용 등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후관리 과정에서 드러난 부작용이 의외의 효과로 밝혀져서 등재되는 약들이 있을 정도다. 미국의 경우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약품 승인을 하면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추적관찰을 하고 후향적 연구에 어떻게 참고할 것인지 연구한다.”

- 인보사 사태를 둘러싼 현 상황에 대해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고자 하는 게 있다면?

“현재 식약처는 '모든 자료는 코오롱이 갖고 있고 코오롱이 알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인 신약인데 식약처가 이런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결국 자신들에게 보유한 사전 검증자료 혹은 사후 관찰자료 등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 처방에 대한 추적관찰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이렇게 고가의 실험적인 약물을 2017년에 허가해서 이후 1년 반이 지났는데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에서 아무런 추적관찰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주 근본적인 문제다. 이런 정도의 시스템으로 어떻게 첨단재생바이오의약품을 허가하고 해당 산업은 또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겠나.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면 코오롱과 식약처가 뭉쳐서 700만원 짜리 가짜약 하나 팔아 돈 벌고 해당 산업을 활성화 시키려고 생각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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