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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반려식물’ 한국춘란, 단아한 자태를 뽐내다
‘반려식물’ 한국춘란, 단아한 자태를 뽐내다
  • 이호 대기자
  • 승인 2019.03.04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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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서 2월 23일~24일 ‘제1회 한국춘란 무명품 전국대회’ 열려

[인사이트코리아=이호 대기자] 춘란(春蘭)은 봄을 알리는 난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그렇다고 봄을 알리는 의미로만 난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사내대장부의 마지막 취미가 난을 기르는 것이라 할 만큼 기풍을 뜻하기도 하고 인생의 겸손을 지적하는 수많은 문구에 춘란이 자리 잡기도 한다.

태양이 떠오르는 동녘을 가슴 소복이 품어 안고

수줍듯이 혀마저 고개 숙여 홀로 피는 춘란/

깊숙한 산속 눈 덮인 추위에도/춘란은 결코 시들기를 거부했다/

살아남아야 축복인 것을/춘란이 가르친다.<송재>

한국춘란은 중국춘란과 일본춘란에서 따라올 수 없는 독창성이 뛰어나고, 그만큼 예측을 불허하는 독특한 화색과 개체와 기이한 형상의 신아가 솟아올라 애란인들을 사로잡는다.

서양란이나 동양란과 달리 한국춘란은 한줄기에서 하나의 꽃만 핀다는 일경일화(一莖一花)의 특징을 가진 개체로 흔히 고독한 화신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수맥과 전자파를 차단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서 오래 전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그러나 한국춘란이 엄청나게 고가(高價)라는 세간의 인식 때문에 아예 접근부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세계적인 명화(名畵)가 흔하지 않고 독창적이어서 고가에 거래가 되듯이 깊은 야산에서도 발견되기 어려운 춘란명품은 화예품(꽃의 색깔과 모양으로 평가)이든 엽예품(난의 잎 모습으로 평가)이든 그만큼 희귀성이 높고 우아한 자태까지 지녀 ‘비싸다’는 말이 무리는 아니다.

이제는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화훼산업이 농가의 부를 창출하고 특히 한국춘란의 산업화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 그동안 고가에 거래되거나 일부 애란인들 사이에서 그들만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어 왔던 온실시각을 벗어나 춘란의 대중화를 선언하면서 일반인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미등록 명품춘란’ 전시회 개최는 합천군이 처음

춘란을 동앙란이나 서양란처럼 화훼산업 품목 속에 진입시키면서 본격적인 품종개발과 시장개척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은 고무적이고 반가운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화의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를 경남 합천군에서 터트렸다는 것은 충분히 주목 받을 일이다. 지난 2월 23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 ‘제1회 한국춘란 무명품 전국대회’가 그것이다.

국내에 적지 않은 한국춘란 전시회가 있고 몇몇 지자체에서는 화훼시장 개척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춘란으로서 아직 호적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미등록 명품춘란’ 전시회를 개최한 것은 합천군이 처음이다. 독창적이고 흉내 내지 않은 명품을 발굴해 배양과 증식을 통해 반드시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시키겠다는 합천군의 야심이 표출된 셈이다.

기자는 무명품 전국대회가 열린 전시장에서 춘란계의 대부로 알려져 있는 김진공 국제난문화재단 이사장을 만나 출품 규모와 행사의 의미 등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 이사장은 무명품 전국대회가 수많은 야생난 산지들이 있음에도 합천에서 개최된 것은 합천의 습도와 기후가 난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문준희 합천군수의 귀농·귀촌을 독려하고 농가소득 창출을 위한 열정이 춘란을 통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것을 빨리 캐치한 것이 합천에서 전국대회가 열리게 된 배경이라고 했다.

“심재식 심사위원장을 포함한 난 협회 추천을 받은 38명의 심사위원들이 전부 난계의 원로급인데, 그분들이 그동안의 경륜을 모두 쏟아내며 이미 등록된 명품들과 유사한 품종은 철저하고 세밀하게 가려내면서 심사를 했어요. 꽃을 보는 화예품은 색의 선명도·화형·화육·자태·설판 등을 살피고, 잎의 아름다움과 특이성을 보는 엽예품은 무늬의 선명도, 바탕색과 대비, 엽선의 장단과 흐름 등을 아주 빡빡하게 평가하게 되지요. 오늘 특별대상을 받은 ‘서반단엽’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응모한 출품작 508점 중에 대상을 받은 ‘주금소심’을 포함해 수상작 115점은 틀림없이 호적에 이름을 올리고 명품춘란으로 탄생될 거라 확신합니다. 내 시각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시장을 찾은 수많은 애란인들도 공감을 했고, 특히 해외에서 식견이 높은 여러 화훼 전문가들이 여러 명 왔어요.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관람객처럼 입상작들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오늘 입상한 개체들은 춘란명품으로 등록될 것이 확실해 보이니까 자기들 나라에서 증식시키려고 사들이겠다는 욕심이 있는 거지요.”

녹색보석으로 불리는 한국춘란

춘란의 등록은 ‘국립종자원’과 ‘대한민국난등록협회’에서도 하지만 주로 ‘한국난등록협회’와 ‘한국난문화협회’에서 심사를 한다면서 김 이사장은 한국춘란의 품격과 가치는 이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도 했다.

“우리가 애완견을 반려견이라고 하지요? 녹색보석으로 불리는 한국춘란은 반려식물, 장수식물이라고 합니다만 사실 거의 전부가 녹색 잎에 녹색의 꽃이 피잖아요. 그런데 주황·주금·적색·백색·흑색·황색 그리고 형태에 따른 원판, 두화 같은 특이한 꽃들이 예상조차 불허하며 피어나니까 애란인들이 미치도록 보듬고 환호하지요. 그게 춘란의 매력입니다. 흔히 변이종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산채를 하지 못하고 발견을 하지 못했을 뿐이지 다양한 DNA가 있었던 겁니다.”

전시장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내국인 못지않게 화형과 화색을 살피는 모습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구입을 하겠다는 걸 노출시키고 있는 겁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한국춘란이 관심의 대상이 된지 꽤 오래 됐어요. 일본이 150여 년 전에 중국에서 중국춘란을 가져갔어요. 그것을 일본춘란화 시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개종과 증식을 통해 중국에 역수출을 했어요. 어마어마한 로열티를 받고. 그때부터 일본이 세계 화훼산업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호언장담했지요. 근데 우리의 경우는 솔직히 조금 폐쇄적이었어요. 증식을 한다거나 종자를 받아 배양을 한다거나 수출을 한다는 건 생각도 못했으니까요. 좋은 난은 자기밖에 가진 사람이 없어야 된다는 식이었거든. 희소성의 가치지요. 그러다가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데, 지금까지 명품의 반열에 이름을 올린 한국춘란은 2700여 종으로 알려져 있고, 그것을 2만~3만 품종까지 탄생시키겠다는 게 우리 춘란인들의 1단계 목표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게 돼야 중국이나 일본의 역수입을 막을 수 있고, 그 정도 품종이 확보되면 2단계로 진입해 세계적인 춘란시장을 만들어내고 난의 산업화를 본격화 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중국, 2015년부터 한국춘란에 주목

한국춘란이 높은 부가가치를 지니고 농산품으로서만이 아니라 개발 여부에 따라 환경과 문화적 영역까지 세계인들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템이 될 수 있음에도 우리 정부가 아직 산업화를 시키지 못하고 있다거나,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미 국내 난 재배 전문가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언급되어 왔다.

그런데 뜻밖에도 2015년 3월 중국의 거대한 광저우(廣州) 링난화훼시장 축제 자리에서 총책임자가 한국의 춘란 명품들을 보고 깜짝 놀라 국내 난 전문가들 지적과 유사한 소감을 밝힌 적이 있다.

흔히 문화산업이라 하면 K-팝 같은 대중음악 분야를 생각하겠지만 중국은 이미 2015년에 한국춘란을 주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화훼산업 육성을 줄기차게 외쳐오다가 2015년에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마침내 핵심 분야 중 하나로 화훼산업을 선정하고 농업진흥책 5개년(2016~2020년)계획 속에 포함시켰다. 그러면서 그 성과를 2018년 중국화훼협회 연례보고서를 통해 화훼시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밝혔다. 2017년 매출 규모는 중국에서만 1400억 위안(약 23조원)이다. 2020년에는 1556억 위안(약 25조525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평균 20% 성장이다.

그뿐 아니다. 화훼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대목에서는 전자산업과 비교해보는 자신감까지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간 패널 품목 하나에 연평균 22조원씩 총 66조원을 LCD·OLED 설비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는데, 화훼산업에 투자하는 금액은 연간 1억 위안도 되지 않는다면서 전자산업과 비교해도 화훼산업의 메리트는 대단하다는 얘기다.

일자리 창출에서도 화훼산업은 단연 돋보인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이 2017년 기준으로 2580만 명을 고용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것은 전체 중국 도시지역 취업자의 6.1%에 달하는 수치이고 중국 무역의 절반, 세수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런데 화훼산업 육성이 가져오는 연평균 20% 성장률과 일자리 창출에 비하면 고용 수치는 형편없이 보잘 것 없고, 특히 일본 정부가 발표한 중국 진출 일본기업의 75.7%가 다시 중국에서 철수를 검토 중이라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실직과 이직이 거의 없는 토종산업으로서의 화훼산업은 그 자체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획기적인 새로운 성장산업을 아직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헛된 소리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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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문준희 합천군수

“한국춘란 종자 보호하고, 여러 품종 적극 육성해 수출할 것”

한국춘란 무명품 전국대회 대회장인 합천군 문준희 군수를 잠시 만났다. 문 군수는 인터뷰 내내 한국춘란의 미래시장 개척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명품 춘란이 많이 나오는 합천이 한국춘란의 대표적 자생지라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합천군으로서는 한국춘란의 메카로 손색이 없도록 무명품의 명품화와 미래 한국난계를 책임질 신품종을 발굴해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 무명품 전국대회를 개최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번 행사가 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도 당연한 군수의 주요 업무였다고 강조해 춘란에 대한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했다.

-합천군은 생육환경이 뛰어나 명품 난이 많이 나오는 지역임을 전시된 난들을 보면서 확인한 셈인데, 춘란의 산업화를 위해서 합천군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어떤 게 있습니까.“난을 생육시키는 난실과 난

"산업의 종사자들이 계속 증가해 합천군에만 전문가들이 150여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난 재배와 유통을 자연스럽게 형성하고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아주 큰 자산입니다. 매년 한국춘란 전시회만 30회 이상 열리니까요. 춘란이 2017년 도시농업법에서 농업의 범주로 포함돼 대중화와 산업화의 길이 열린 셈이에요. 그래서 명품 춘란들을 집중 육성할 수 있는 아카데미 개최와 종묘장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요. 아마 전국 어느 지자체를 가 봐도 합천만큼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는 곳은 찾기 어려울 겁니다.”

-춘란의 특이성은 뭡니까. 대량생산은 가능한 일입니까?

"한국춘란은 무엇보다 평생을 함께하는 반려식물로 이미 인식이 되어 있고, 원예적 가치가 뛰어나 취미생활과 재테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이성이 있지요. 사실 대량생산은 기술적으로 가능은 합니다만 솔직히 대중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아직은 애란인들 사이에서 희소성 때문에 선뜻 내놓지를 않고 있어서 증식이 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배양과 증식이 지속돼야 한다는 공감대는 넓어지고 있는 중이지요.”

-춘란의 연간 매출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한국춘란의 매출 규모는 연간 7천억 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A/T(한국농림식품유통공사)의 통계로는 순수매출만 2017년 4270억 원인데 개인거래와 전시장을 통해 판매되는 것을 포함하면 매출 규모가 크게 늘어납니다. 춘란이 전체 화훼품 중에 약 9.7%를 점유하고 있고, 2014년부터 A/T의 경매제도가 도입되면서 연간 25%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단한 거지요.”

-지금까지 춘란의 대중화가 되지 못했던 이유는 어디에 있었다고 봅니까.

“경매 도입 이전에는 고가의 난이 음성적으로 거래가 됐고 무엇보다 대중화를 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부족했던 탓도 있지요. 이젠 뭐 열정만 있으면 됩니다.”

문 군수는 향후 최대 과제가 중국 화훼시장 본격 진출이라면서 그에 따른 계획과 야심을 나타냈다.

“지금 중국은 한국춘란의 명품 ‘태극선’처럼 원예적 가치가 높고 번식력이 왕성한 품종들을 어떡하든 수입해 첨단화된 자기들의 시설에서 대량 증식재배에 성공하면 전 세계로 역수출을 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어요. 이건 미래산업으로 보면 엄청난 ‘종자전쟁’입니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 합천군이 한국춘란 종자를 보호하고, 더 나아가 세계 속으로 춘란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태극선뿐만 아니라 명품으로 등록된 여러 품종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재배 중에 있는 겁니다. 이건 농민들의 소득증대와 직결되고 희귀한 한국춘란을 지켜내는 길이기도 한데, 우리의 계획이 차질 없이 성공하면 그땐 우리가 선제적으로 중국 시장에 역공을 하겠다는 계획도 마련하고 있어요. 우리 합천군 농업기술센터 전 직원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틀림없이 성공할 테니 잘 지켜봐주시고 성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시장은 계속 찾아오는 관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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