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뉴욕 스카이라인의 변신을 이끈 도널드 트럼프, 샌프란시스코 규모의 놀이시설인 MGM 스튜디오를 늪지대에 건설한 월트디즈니, 중국의 상권 중심지인 베이징 왕푸징에 랜드마크 둥팡광창을 만든 리카싱. 황량한 토지에 상상력을 더해 가치를 창조하는 부동산 디벨로퍼는 도시를 변화시키는 마법사다. 땅을 맛있게 요리한다고 해서 ‘토지 셰프’라고도 불린다. 국내 손꼽히는 디벨로퍼인 문주현(61) MDM그룹 회장은 부동산 업계선 ‘한국의 트럼프’ ‘살아있는 이순신’으로 불린다. 문주현 회장은 2007년 해운대 ‘대우월드마크 센텀’부터 판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삼송지구 ‘e편한세상 시티 삼송’,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개발 신화를 남겼다. 문 회장은 지난 8월 18일 서울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리더스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도전과 성공,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단련하고 숙성시킨 철학을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가 그의 강연 전문을 정리해서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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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한국의 트럼프’라고 얘기한다. 디벨로퍼란 무엇인가. 디벨로퍼는 땅을 사서 설계, 시공사 선정, 입주·분양까지 전체 과정을 조율하는 코디네이터다. 음악으로 치면 마에스트로, 악기를 다룰 줄 모르지만 전체의 화음을 맞추는 능력자다. 지휘자가 잘하면 멜로디가 나오고 화음이 되지만 잘못하면 소음이 된다. 홍콩, 뉴욕 맨해튼, 두바이, 어촌마을에 지나지 않던 싱가포르를 모두 디벨로퍼가 바꿨다.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서울도 뉴욕 같은 도시가 될 수 있다. 요즘은 중국, 미국 간다고 하지 않고 뉴욕, 홍콩, 상하이 간다고 한다. 그 도시를 보러 가는데, 도시 건축물과 그 속에 담겨 있는 유통·쇼핑·외식 등 문화를 접하러 가는 것이다. 지금은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데 도시가 ‘스마트 시티’로 생활 속에 들어오는 게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가난한 어린 시절 무협지 읽고 바라는 세상 꿈꿔”

어렸을 때 무협지를 많이 읽었다. 시골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농사일과 바닷가 갯일을 했는데 밤에는 할 일이 없어 무협지를 많이 읽었다. 상상력을 통해서 세상을 꿈꿨다. 상상을 해야 생각을 바꾸고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내 고향은 전남 장흥이다. 이순신 장군이 배 12척을 숨긴 장소인 회진포가 바로 고향 집 앞이다. 어렸을 때 그 곳에서 김, 미역 양식을 재래식으로 했다. 김 농사를 망친 매생이 때문에 고생했다. 지금은 몸에 좋다지만 그땐 씻어서 팔고 팥죽 한 그릇 먹고 학교에 가곤 했다. 농사를 지었는데 농약을 뿌리다 중독이 돼서 3일 동안 물만 먹고 겨우 깨어난 적도 있었다.

어린 나이에 혹한의 추위와 육체적 고통과 싸워야 하는 김·미역 양식과 농사일을 하면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홍수나 폭풍·해일이 지나가면 1년간 고생한 게 다 휩쓸려갔다. 더 이상 자연과 싸우지 말고 인생의 판을 바꾸고 싶었다. 마침 직업훈련원생 모집 소식을 접하고 무작정 고향을 떠나 광주 직업훈련원(현재 한국폴리텍대학) 기계과에 원서를 냈다.

국비로 직원훈련원 가서 얼마나 일을 열심히 했는지 전교 1등을 했다. 그런데 “1등해서 뭐 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30~40년 후를 상상해보니 공장장밖에 안 되겠다 싶었다. 인생 한번 태어났는데 공장장이 내 꿈일 순 없지 않나. 또 한 번 인생의 판을 바꿔보자는 생각에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20살 때 검정고시를 준비한 지 3개월 만에 합격하고 군대갔다온 후 27살에 경희대학교 회계학과에 들어갔다. 당시 야전잠바에 율무차가 주식이었다. 형편상 돈이 없어 도서관에 있다가 후배들이 커피 한잔 하자고 하면 무조건 율무차를 먹었다. 지금 생각하니 매생이도, 율무차도 몸에 좋은 것만 먹고 자랐던 것 같다(웃음). 

대학 졸업 후 나산실업에 들어가 죽기 살기로 일했다. 거기서 승부를 못 보면 인생 끝이란 생각으로 일했다. 일하다 죽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였다. 31살에 입사해서 36세에 이사, 상무가 됐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 때 다니던 회사가 부도났다. 무엇을 할까, 어떻게 할까 방황했다. 부도 날 줄 몰랐고 준비가 전혀 안 됐다.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이 때 대기업에서 50평 아파트 주고 개발사 사장 자리 준다는 스카우트 제안도 왔지만 ‘한 번 태어났는데 너 잘났으면 직접 한 번 해봐라’란 목소리가 내 속에서 들렸다.

요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부잣집 아들이 부잣집 여인한테 꽃을 선물하면서 ‘꽃처럼 살자’고 얘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여인(김태리)은 열사이면서 아씨인데 ‘불꽃처럼 살고 싶다’고 한다. 그 대사가 멋있었다. 그 때 나도 ‘한번 태어났는데 화끈하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월세 20만원짜리 원룸서 1998년 창업”

그래서 결단했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10평짜리 원룸 오피스텔을 월 20만원 주고 얻어 사무실을 냈다. 회사 이름 짓는 것이 중요했다. 그땐 동네이름·고향이름, 삼성·금성과 같은 별 이름을 따 사명을 짓곤 했다. 그때는 내세울 게 이름뿐이라 MDM(Moon Developmnet Marketing), 내 이름을 걸고 사명을 지었다. 그런데 미국은 전부 이름 걸고 하더라. 이름을 걸고 1998년 4월에 사업을 시작해 딱 20년 됐다.

처음엔 돈이 없으니 시드머니를 만들어야 했다. 내가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자본은 없지만 공기 보다 가벼운 아이디어로 시장에서 승부하자고 맘먹고 기획·마케팅·분양대행 시장에 도전했다. 아이디어를 밑천으로 시작하다 보니 시드머니를 만드는데 10년 걸렸다. 그 기간 동안 4만 세대를 분양했는데 분양매출액이 16조원이고, 컨설팅 분양매출도 1조10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신도시 하나를 만든 것과 같은 규모인데 이것으로 종자돈이 생겼다. 2007년 ‘부산 월드마크센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발 사업에 나섰는데 판교, 송파, 광교, 수서, 마곡, 위례, 상암DMC, 삼송, 부천 중동, 동탄, 원흥지구와 최근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에 이르기까지 직접 시행한 24개 프로젝트를 모두 성공시켰다. 10년 만에 연면적 100만평, 분양매출 11조원의 개발사업 실적을 거둬 명실상부한 국내대표 디벨로퍼 기업으로 우뚝 섰다. 

“과감하게 도전하고, 과감하게 판 바꿔야”

사회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변에 자수성가한 사람 많다. 이 사회가 불공정하면 나 같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겠나. 돈, 배경, 집안 없이 오직 아이디어와 자기 노력과 발로 뛰어서 만들어냈다. 

젊은이들이 사회가 불공평하다고 얘기하는데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도전해 봤나, 노력해봤나. 해보지도 않고 왜 사회 탓을 하나, 국가 탓을 하나. 가난하면 자식에게 가난을 물려줄 건가. 과감하게 자신의 대에서 판을 바꿔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캠코(자산관리공사)가 갖고 있는 한국자산신탁 M&A에 나섰다. 그땐 조그만 시행사가 신탁을 인수한다는 자체가 사회 정서적으로 안 맞았다.

요즘 디벨로퍼가 미국 대통령이 돼서 알아주지만 그땐 (디벨로퍼를) 업자 취급했다. 감히 업자가 금융기관을 인수한다고 말이 많았다.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 등 9개 회사를 상대로 경쟁하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굴지의 금융그룹을 이기고 인수할 거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결과는 한국자산신탁 인수에 성공했다. 

나약한 사람은 스스로를 약하게 생각하고 해낼 수 있을지 의심한다. 그런데 구멍을 무엇으로 뚫나. 작은 송곳이 구멍을 뚫는다. 이것이 중요하다. 크다고 뚫는 게 아니다.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해서 10배로 키우고, 상장도 시켰다. 인수할 때 연 270억 매출에 100억원 이익이던 걸 작년에 2200억 수주에 1200억 이익 냈다.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말한다. 디벨로퍼라서 오히려 부동산 신탁을 잘할 수 있었다. 한국자산신탁 인수로 부동산과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후 리츠 AMC 인가, 여신전문금융업인 한국자산캐피탈, 자산운용사인 한국자산에셋운용, 리츠 전문기업 엠디엠투자운용을 설립해 부동산 개발·신탁·리츠·캐피탈·자산운용을 수직계열화한 종합부동산금융그룹을 완성했다.

2017년부터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거캐피탈(Gaw Capital)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해외 부동산개발, 투자 등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유학 갔다 온 것은 아니지만 이 플랫폼이 선진국 모델이라고 하던데, 한눈 안 팔고 집중하다 보니 무엇이 필요한지 보였고 뭔가를 만들었던 것이다.

현재 그룹 사옥으로 쓰고 있는 카이트타워도 국내 굴지의 그룹 금융계열사와 경쟁해서 매입에 성공했다. 현재 이곳에 개발부문인 엠디엠과 엠디엠플러스, 금융부문인 한국자산신탁·한국자산캐피탈·한국자산에셋운용·엠디엠투자운용이 있다. 
최근 서울 강남 삼성역에 제2사옥도 마련했다. 앞으로 삼성역이 교통 중심지가 될 것으로 판단해 매입해서 현재는 임대운영하고 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성공하려면 생각이 남달라야 한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절대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자기 인생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가다 보면 잘못 왔다는 생각이 들고 재미없고 돈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스톱을 해야 한다. 버스를 잘 못 탈수도 있지만 알았을 땐 바로 내릴 줄 아는 용기가 중요하다.

시골에서 영농 후계자로서 이장과 미역공장 경영 등 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바라는 세상이 아니었기에 과감히 판을 바꿔 직업훈련원, 검정고시를 거쳐 경희대 회계학과에 입학해 7살 후배들과 대학 다녔다. 회사에 들어오니 처음에 경리부에 배치됐다. 후행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기장 일 보다는 영업·마케팅을 하겠다고 지원했더니 왜 하필 마케팅 영업을 하려고 그러느냐는 말을 들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영업 하면 보험이나 자동차 세일이고, 조금 고급스러운 것이 제약회사 세일즈였던 탓이다.

하지만 영업·마케팅이야말로 시장을 알 수 있고 마케팅을 잘하면 회사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달라지고 돈을 벌 수 있다. 권력을 지향하든, 명예를 원하든, 돈을 추구하든 무엇인가는 해야 할 것 아니겠나. 나도 인생의 판을 몇 번이나 바꿨는지 모른다. 회계학을 전공한 사람이라 처음 부동산 개발할 때 용적률·분양률·전용률 등 너무 어려웠는데 알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선입견과 편견으로 어렵게 느낀 것이다. 한 강의를 들었는데 어떤 분이 사람한테는 ‘편견’과 ‘선입견’이란 개가 있다고 했다.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사람을 보는데 두 마리 개를 쫒아버리는 개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것이다. (이 사업도) 들여다보니 별 것 아니었다. 대학도 나오고 잘난 사람인데 왜 못하겠나 싶었다.

“멀리 보는 안목 있다면 성공 한다”

창업에서는 안목이 굉장히 중요하다. 멀리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모두 성공할 수 있다. 집값 오르면 집 사면 되고, 주식 오르면 주식 사면 된다. 떨어지면 팔면 되는데 그것을 어떻게 알까. 

미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이 사람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0.1% 창의적인 인간, 0.9% 안목 있는 인간, 99%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잉여인간이다. 창의적인 인간은 우리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안목이나 통찰력은 예측할 수 있다. 바람이 불고 태풍이 불면 비가 오겠다고 예상한다. 여러분은 어디에 속하는가.

돈을 번 사람은 통찰적 인간이다. 역사적으로 18세기 방적기를 만든 사람은 0.1% 천재다. 0.9%에 속한 사람은 이것을 보고 ‘원단이 많이 필요하겠다’고 예측한다. 감자밭을 갈아엎고 양을 많이 키우게 된다. 99%는 옆집이 돈 벌었다고 뒤따라서 감자밭에 양목장을 만든다. 이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예로 19세기 헨리포드가 차를 발명했다. 이때 0.9%에 속한 사람이 나타났는데 록펠러다. 그는 향후 자동차 대중화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미국의 정유공장, 주유소의 90% 이상을 샀다. 록펠러는 발명을 하지 않고도 미래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 미국 석유시장 90%를 장악한 것이다.

네이버는 삼성SDS 출신 몇 사람이 만든 것 아는가. 네이버가 연 4조7000억 매출에 7000~8000억원 이익을 낸다. 인터넷으로 메일 보내고 컴퓨터로 가상 세계에서 산 다는 게 신기한 때가 있었다. 지금 언론들이 네이버 밑에 들어가 있다. 네이버에 언론이 종속됐는데 검색을 네이버에서 하지, 신문 이름을 치지 않는다. 그런 시장이 올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겠나. 이 사람들은  그렇게 될 것을 알고 시장을 만들어서 돈 벌었다. 미래를 예측하면 돈 버는 게 너무 쉽다. 

하지만 예측 못하면 어떻게 되나. 130년 된 코닥이 망가졌다. 디지털 카메라가 1975년 나올 것이라고 제일 먼저 예측했고 임원회의까지 했다고 한다. 이들은 필름 공장이 많이 있으니 시장 점유율을 더 높여 디지털 카메라가 못 들어오게 하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했고 결국 망했다. 한마디로 연탄 공급 많이 해서 가스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겠나. 판이 바뀌었는데 기존의 판으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나. 

“집도 명품처럼 고부가가치 만들어야”

예전엔 생산을 하려면 공장(토지)·자본·사람이 있어야 했는데 지금은 아이디어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 파는 시대다.

부동산개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주거, 오피스텔, 상가, 쇼핑몰을 개발하는데 아이디어 없으면 안 된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부산 월드마크 센텀 개발 사업을 할 때 디벨로퍼로서 처음으로 시공사 지급보증 없는 PF(Project Financing)를  했다. 최초 성공 사례다. 이 내용이 현재 대학원 교과서에 나온다. PF는 프로젝트를 보고 돈을 빌려주는 것인데 우리나라 금융회사는 후진적으로 반드시 담보를 잡거나 시공사 지급보증 등을 요구했다.

프로젝트를 보고 성공할 것 같으면 돈 빌려주고 아니면 안 빌려주면 되는데 왜 보증을 서라고 하는지, 그것은 담보대출이고 관행이라고 애기하는데 PF가 아니다. 은행을 설득해서 시공사연대보증 위주의 모델을 탈피해 디벨로퍼가 주도하는 PF 시장을 만들었다.

직접 은행과 담판했다. 차라리 시공사연대보증에 따른 비용을 줄여 발생한 이익을 은행과 나누자고. 디벨로퍼와 금융이 사업의 헤게모니를 잡자고 설득했다. 

그 당시 부산 집값이 평당 800~900만원이었는데 우리가 최초로 2배인 1600만원을 받았다. 주위에서 ‘문주현 회장이 돈 번거 말아먹으려고 마지막 용을 쓰는 구나‘라고 빈정거리는데 진짜 용을 썼다. 일반적으로 계약금 10%인 시장에서 계약금을 20%로 받으면서도, 3개월 만에 100% 분양이 됐고 이 프로젝트로 번 돈으로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했고, 지금 엠디엠 그룹의 토대가 됐다. 

일반적인 회계법인 시장가격 조사를 보면, 주변시세의 +5~10%로 가격을 책정하는데 이 기준이 맞는가. 백화점 명품관을 떠올려 봐라. 가치를 왜 주변과 비교하나. 좋은 위치, 좋은 상품인데 옆의 가격과 같은 선상에서 평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20억짜리 집들이 3개월 만에 다 팔렸다. 집이 명품이었던 것이다.

다음은 판교 푸르지오 월드마크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사업자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민간임대분양을 통해 사업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문정동 송파 푸르지오 시티도 있다. 인접한 프로젝트 대비 4배의 수익을 올렸다. 유사한 상품, 유사한 사업이지만 이렇게 이익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지하 1층 개발 시 썬큰을 통해 기존 지하상가 대비 가치를 극대화 한 점과 부대시설 고급화를 통해 상품의 가치를 높인 것이다.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이 땅이 참 재미있다. 토지 리턴제라고 아는가. 금융위기 당시 토지매각이 원할 하지 않던 경기도시공사에서 계약 후 1년 후 개발이 무산될 시 계약금을 돌려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토지를 매각했다. 이것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계약금을 대출받아 토지를 매입했다. 이후 49층의 랜드마크 주상복합을 기획하니, 국내의 대표적인 시공사들이 수주전을 벌일 정도로 이슈가 되었다.

상품을 기획할 때 재미있는 것은 땅의 형태였다.용적률은 지상 용적률만 계산하고 지하는 계산 안한다. 반지하 상가를 다 팔아서 650억원이 나왔다. 반지하라서 금싸라기 땅인 것이다. 반지하를 1층으로 만들어 돈 벌었다. 무슨 일이든지 자기 전공에 대해 정말 집중해서 미친 듯이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계탑도 만들었다. 로드상가에 만남의 광장, 분수, 아이들 놀이터 등을 갖춰 랜드마크가 됐다.

“삼시세끼 식사 나오는 아파트 광고 보신 적 있나”

혹시 삼시세끼 식사 나오는 아파트 광고 보신 적 있나. 우리가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 얘기다. 우리나라 아파트가 1000만호인데 붕어빵처럼 같은 아파트만 지었지 주부를 위한 아파트가 있나. 

예전에 인터뷰를 한 번 했다. 붕어빵 아파트 그만 지어라, 올 봄에 새로운 아파트를 만들어보겠다 해서 광교 신도시에 10년 동안 안 팔린 땅을 사서 호텔 서비스를 집에서 받는 주거 상품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호텔처럼 클럽하우스를 만들었다. 삼시세끼 다주고 북카페, 와인바, 수영장, 헬스클럽, 사우나는 기본이고 애들 놀이교실, 실내체육관까지 만들었다. 이렇게 완벽하게 부대시설을 만든 곳이 있나. 우리나라도 주거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아침만 해준다는 흉내만 내는 아파트들이 나오는데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은퇴한 부부들이 점심, 저녁은 어떡할 건가. 아침만 해준다는 건 진정성이 없다. 

“불꽃처럼 살다 가려면 화끈하게 해야 한다”

도전하는 용기가 우리에게 부족하다. 있는 사람들은 잘 못한다. 우리같이 벼랑 끝에 있는 사람은 밑져야 본전이라 안 할 이유가 없다. 가정 생각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사업하면 안 된다. 우리처럼 도전적이고 성취적이고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면 사업해야 한다. 불꽃처럼 살다 가려면 화끈하게 해야 한다. 죽을 땐 빚도 안 가져간다.

결국 삶의 원동력은 간절함이다. 성공에 대한 간절함이든, 뭘 이루고자 하는 간절함이든 이거 아니면 죽겠다는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전쟁에서 배수진을 치면 거의 성공한다. 안 싸우면 죽게 되기 때문이다. 앞만 뚫고 가면 산다. 우리에게 간절함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실수할 수 있지만 결국 끈기, 인내, 지속성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열정이란 지속성이다. 직장에서도 ‘일에 미친놈’이란 소리 들으며 일했다. 성공하겠다는 열망과 하는 일에 최고가 돼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회사 일을 내 일이라고 했다. 그러다 5년 만에 쓰러져 1년간 산속에서 요양하기도 했다. 그땐 죽어선 안 되겠다 싶었다. 산속에서 인생을 새롭게 조명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 

“창업 후 10억 벌어 5억원으로 장학재단 설립”

사회는 우리라는 테두리에서 개인을 희생시키는데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내가 있어서 회사, 세상, 우주가 있다. 주체가 돼야 하는 일에 만족하는지, 잘한 건지, 행복한 건지 알 수 있다. 전체 행복을 위해 개인이 희생하는 것은 조직도 원하지 않는다. 매사에 주체적 생각, 주관적 생각을 사회 틀에서 올바르게 키우면 훨씬 보람 있을 것이다. 요즘 ‘흙수저’ ‘헬조선’이란 말이 유행하는데 듣기도 싫고, 큰 병이다. 내가 이 땅의 주인, 우주의 주인,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다 보인다. 생각이 중요하다.

나의 좌우명 중 하나는 ‘빚지고 살지 말자’다. 대학 3~4학년 때 너무 가난해서 장학금 받기 위해 자기 소개서를 썼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겪은 일과 직업훈련원 얘기를 썼는데 서울대와 한양대 학생만 주는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됐다. 그때 스스로 ‘세상에 아무 조건 없이 장학금을 주는 좋은 사람이 있구나, 세상에 빚을 졌으니 꼭 후배들에게 10~100배까지 갚겠다’고 다짐했다.

자본금 5000만원짜리 회사 만들어 10억 벌고 난 후 5억원 들여서 장학재단 만드니 직원들이 정치하려고 하는가보다고 했는데 자신과 약속을 지키려고 한 일이다. 2001년 장학재단을 설립해 장학기금 총 출연액 369억원, 대학생 2387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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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61) MDM그룹 회장 프로필

1987년 경희대학교 회계학과 졸업

1998년 MDM그룹 창립

2001년~문주장학재단 이사장

2010년 한국자산신탁 인수

2012년 한국자산캐피탈 설립

2014년~한국부동산개발협회 제3·4대 회장

2015년~한국자산에셋운용 설립

2016년~전국검정고시총동문회 제14·15대 총회장

2016년~한국기원 이사

2017년~한국부동산경제단체연합회 회장

2017년~엠디엠투자운용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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