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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6 20:04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희윤 더부스 대표 "술이 맛있다, 그래서 '사고'쳤다"
김희윤 더부스 대표 "술이 맛있다, 그래서 '사고'쳤다"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7.08.3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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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접고 다니엘 튜더 전 기자와 수제맥주회사 차려

한때 창업하면 치킨집이 대세였다. 최근엔 수제맥주 브랜드가 부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 맥주 시장은 4조6000억 원대 이중 수제맥주는 2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재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4년 4월 주세법 개정안이 시행된 후 신세계·LF·SPC 등 대기업은 물론, 여러 프랜차이즈와 중소 수입사·브루어리(양조장)까지 속속 가세했다. 수제맥주 업체는 국내 약 80여개다. 이중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의 15평 펍에서 자본금 1억 원, 직원 2명으로 시작해 4년 만에 직원 90명, 8개 직영 매장, 거래처 400곳을 개척해 수제맥주의 지형을 바꾼 젊은 장사꾼이 있다.

그는 성남 판교와 미국 캘리포니아의 양조장에서도 맥주를 생산한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017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으로 선정한 더부스 브루잉컴퍼니(더부스) 김희윤(30)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한의사 출신이다. 2013년 설립된 수제맥주 1세대 스타트업 더부스는 대기업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매출 69억 원을 기록했고, 2020년 1000억이 목표다. <인사이트코리아>가 서울 마포구 더부스 본사를 찾아 김 대표를 만났다. 

한의사 출신 이력이 독특한데 수제맥주 회사를 창업한 까닭은?

“한의사로 일하면서도 원래 술을 좋아했다. 매일 환자만 보다가 ‘조금 더 재미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란 생각에 친구들(남편 양성후 대표, 다니엘 튜터 전 영국 이코노미스트 기자)과 펍을 하며 투잡을 했다. 그것이 운 좋게 잘 돼서 5곳(직영점)을 오픈하기까지 투잡을 하다 올인 해도 되겠다 싶어 (한의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왜 하필 수제맥주를 아이템으로 선택했나

“맥주를 원래 좋아했지만 수제맥주를 처음 접해 보니 너무 맛있었다. ‘죽자’하며 취할 정도로 많이 마시는 편인데 수제 맥주를 먹고 ‘술이 맛있다. 맛으로 먹는구나. 왜 사람들은 모르지?’란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맥주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단순함에서 시작했다.”

수제맥주 시장을 대기업들이 꽉 잡고 있다. 작은 펍에서 시작해 3년 만에 69억까지 매출을 올렸는데 비결이 뭔가.

“슬로건이 ‘재미주의(Follow your fun)’다. 인생에서 다양한 일을 하던 사람들이 맥주라는 공통점으로 재밌는 일을 찾아보자 해서 모였다. 팀이 훌륭하다. 실제로 재미주의자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판매하니까 잘됐다. 재미주의자들이 모였으니까.”

‘재미주의자’ 하니 방송인 노홍철이 생각난다.

“노홍철과 자사 제품 ‘긍정신’을 콜라보레이션 했다.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더부스의 차별화 포인트는?

“수제맥주 문화를 만드는 것. 음식과 술이 깊은 역사를 가진 문화의 한 축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회식자리에서 어색하니까 폭탄주부터 마시는 문화다. 요즘 많이 바뀌었지만 룸에서 양주를 먹거나 죽을 때까지 소주 마시는 식이다. 맥주도 실제로 페어링(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 있고 맥주 자체만으로 다양한 맛이 있는데 그런 맥주 문화를 알리려 노력을 하고 있다. 사람들 앞에 앉혀 놓고 페일에일·IPA·스타트를 구별하라하면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맥주를 접하는 순간 기억을 재밌게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미국 동부의 맥주 스타일을 재해석한 IPA(인디아 페일 에일), 세계 3대 브루어리 미켈러와 함께 제조한 대동강 페일 에일, 한약재가 들어간 썸머젠에일 등 창의적이고 이색적인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호기심을 가지고 재밌는 맥주 문화를 만들려는 이벤트를 많이 하고 있다. 수제맥주를 쉽게 접하는 플랫폼 ‘더 비어위크 서울’ 개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마지막에 맥주 한잔을 마시는 ‘더부스 라이딩 클럽’을 운영한다. 중요한 건 품질 좋은 맥주 생산이다. 한국에서 콜드체인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수제맥주를 냉장 컨테이너, 냉장차를 사용해 유통한다. 품질에 대한 고집, 재미있는 사람, 팀이 모여 하는 꿈 등이 강점이다.“

올해도 ‘비어 위크 서울’을 진행했나.

“‘더 비어위크 서울’은 작년 2회를 맞이했고 올 5월에 열렸다. 매년 1회씩 한다.”

수제맥주 품질이 매장마다 달라 불만이라는 사람도 있다.

“최대한 품질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 신선한 홉과 효모를 얻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적인 브루마스터(맥주양조사)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인재를 모셔오는 등 맛과 품질에 신경 쓰고 있다.”

한의사를 그만두고 창업하겠다니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대학생 때부터 (부모님을) 포기를 많이 시켰기 때문에 부모님은 전혀 반대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누구랑 술집할거야?’라고 물으셔서 ‘술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거야’라고 답했다. 쿨하게 ‘한 번 해보라’고 하셨다(웃음).”

사업 규모가 점점 커지는데 힘든 점이 있겠다.

“사실 대기업을 다닌 경험도 없고 조직생활을 한 적도 없는데 90명 정도 되는 조직을 운영하다보니 무능력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이때가 가장 힘든 것 같다. 경력이 없다보니 겪는 고충이 있다. 외적으로 대기업과 경쟁이 너무 힘들다. 사실 주류라 하면 떠올리는 게 대기업 브랜드밖에 없다. 거기에 글로벌 대기업까지. 실제 매장 영업할 때 대기업들은 브랜드 파워에 냉장고, 대출 지원까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다. 우리는 맛있고 사람들이 좋아하고 제품력과 브랜드 이미지가 주는 가치로만 영업할 수밖에 없다. 아직 작은 회사라서 영업적인 어려움이 있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어떤 점이 가장 필요했나. 

“‘내 맘 같지 않다’는 것. 각자의 상황이 있겠지만 회사와 팀원의 관점이 항상 같을 수 없다.” 

조직 내 갈등을 조율하는 김 대표의 노하우는.

“우린 수평적인 문화다. 호칭도 직급이 아닌 ‘님’을 붙인다. 직원들이 ‘희윤님(김 대표를 지칭)’이라고 부른다. (조직 갈등 시) 회사 상황을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까라면 까’가 아니라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고 그거에 대해서 이런 불편함이 있지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해서 갈등을 푼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명심했으면 하는 한 가지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정말 뛰어난 사람이 많다. 해외 가도 사업에 도움 되는 곳을 찾아다닌다. 얼마나 꾸준히 할 수 있느냐 차이다. 스스로 항상 도전하고 대기업이 수제맥주 사업까지 뛰어들고 있지만 무엇보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실천하기 어렵다.

“모범적인 답이지만 감사한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세뇌시킨다. 짜증이 나도 감사한 상황이라고 한다. 노홍철 씨가 말한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에 동의한다. 감사해서 감사한 상황이 아니라 감사하다고 말하니 감사한 상황이 되는 것처럼 그 말을 떠올린다. 그게 신조다.”

창업 준비를 열심히 해도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해줄 얘기가 있나.

“진짜 모르겠다. 아는 동생이 예전에 두 번 음식점하다 망했고 다시 한다니까 많이 말린 적 있다. 본인이 한강 가겠다고(웃음). 그런데 그 동생이 식당 대박쳐서 잘하고 있다. ‘트레바리’라고 독서모임 들어보셨나? 4개월에 19만원 내는데 1~2년 만에 1000명 이상 사람들이 활동적으로 참가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맥주 매장을 열 때도 자영업자 50%가 3년 내에 망한다는데 말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해보라고 한다. 누구의 도전도 막을 순 없다.”

모 벤처캐피털에서 200억을 투자받았다는 보도가 있던데.

“사실이 아니다. 우리와 상관없이 나간 기사다. 기자분이 모임에서 들었다는데 어떤 기관이 명시돼 있고, 거기서 200억 받는다고 기사가 나온 걸 보고 놀랐다. 투자 유치 계획은 있다.”

술이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다. 한의사 출신으로 술을 건강하게 즐기는 팁은?

“과음은 당연히 안 좋지만 한의학에서 사실 사람들의 스트레스 레벨인 마음을 중시한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가벼운 한잔은 좋다. 과음하지 않으면 된다. 한약맥주인 ‘썸머젠 에일’을 추천한다. 맥문동, 황기 등 여름철 활기를 주는 한약재가 에일 맥주와 어울리도록 양조에 신경 썼다.” 

술 회사를 하다 보니 사내서 직원들과 술을 자주 마시겠다.

“회사에서 회식한다. 여기 맛있는 맥주가 많기 때문에 다른 데 갈 필요가 없다. 회사 내 생맥주 탭이 있어서 직원들이 수시로 내려와 많이 마셨다. 처음엔 잘 마시더니 점점 안마시더라(웃음). 맛있는 맥주 개발하면 우르르 같이 마시기도 한다.” 

직원들이 90명인데 정규직 비율은?

“본사와 영업팀은 100% 정규직이다. 매장은 아르바이트생이 있어 약 50%정도다.”

이번에 화제가 됐던 대통령 호프 미팅에 수제맥주 업체로 나갈 만한데.

“양조장이 미국에 있어서 떨어졌다고 들었다(웃음).”

최근 10억 원을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조달했다.

“두 번 크라우드 펀딩을 했는데 처음에 200명 정도가 주주가 됐다. 그분들 매장 방문 횟수가 1년에 2000번이 넘는다.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이다.”

더부스 만의 주주를 감동시키는 방법이 있나.

“요즘 직장 다니다 재미가 없어 카페, 술집, 게스트하우스 등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창업해서 잘 됐던지라 주주들이 그런 스토리에 공감하시며 재미있어 하신다. 창업 이야기에 공감과 관심 덕분에 (저희를)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요즘 여성 CEO, 여성 장관 등 여성 리더가 주목받는다. 일과 가정을 양립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비결은?

“남편과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왜 힘든지, 왜 바쁜지 서로 이해가 잘 된다. 일적인 부분의 비판을 잘 수용한다. 부부로 같이 일하는 것의 장단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깨어있는 순간부터 잘 때까지 같이 부부가 일하니 일의 속도가 빠르다. 단점은 힘들 때 같이 힘들어서 의지가 안 되는 점이다. 너무 일만 하는 것은 안 좋은 것 같다. 원칙 2가지를 세웠다. 하루에 맥주 네 잔 이상 마시지 말기, 일요일 하루는 꼭 데이트하기. 결혼한 지 3년 차이고 원칙을 지키려 하고 있다. 아이는 아직 없다.”

여성 CEO로서 안타까운 점과 회사 차원의 복지 제도가 있다면?

“처음 제 명함에 ‘Cofounder CMO’라고 적었더니 어려서인지 마케팅 하는 여자라고만 생각하더라. 그런 것 때문에 명함을 Cofounder 대표라고 바꿨다. 그렇게 보는 시선들이 불리한 경우가 많았다. 아직 여자 직원 중 아이가 있는 경우가 없다. 앞으로 누군가 나이를 먹고 임신 및 출산을 할 텐데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 2주 전에 공동육아 워크숍도 갔다 왔고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는지, 워킹맘 친구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고 있다.”

여성 CEO의 장점은?

“여성 CEO의 장점은 ‘감’이다. 여성들의 공감과 캐치능력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남자들보다 말하지 않아도 잘 잡아낸다. 남편인 양 대표도 알아차리지 못한 경우가 많다.” 

직원들과 소통방식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봐서 1 대 1로 점심을 먹으며 소통한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나.

“좋아하는 것이 딱 4개다. 헬스장 러닝머신, 술(와인·위스키·맥주), 책(소설), 빵이다. 맥주도 마시는 빵이란 말이 있지 않나(웃음). 소설책은 서머싯 몸이 쓴 <달과 육펜스>를 추천한다. 40대 중년 은행원 남자가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꿈을 위해서 사는 이야기다.” 

캘리포니아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는데 굳이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미국은 5000개 양조장이 있는 큰 시장이다. 큰 시장에서 사업 확장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미국에 양조장을 두기로 결정했다. 다음 주에 미국에 한식 레스토랑 기반으로 영업할 예정이다. 아시아에선 태국 시장을 알아보고 있다.”

미국 ABC 방송에도 나왔는데.

“그쪽에서 섭외가 왔다. 맥주 종주국이 아닌 한국 사람이 미국에 와서 맥주 사업을 한다니 신기해했다.”

정형화된 맥주 브랜드와 다른 더부스 만의 브랜딩 전략은.

“회사지만 서로 간 ‘핏’이 잘 맞는 파트너를 만나서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있다. 최근 서핑을 하는 업체와 콜라보 했다. 기존 라거에 만족한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한다. 라이딩, 스타트업을 많이 하는 커뮤니티 중심으로 마케팅을 한다.” 

향후 계획은?

“스타벅스가 쓰디 쓴 아메리카노를 처음 한국에 소개했을 때 유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없었다. 지금은 믹스커피보다 아메리카노를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다. 스타벅스가 공간을 팔면서 문화를 만든 것처럼 10년 후 많은 사람들이 크래프트 비어를 즐길 때 더부스가 맥주 문화를 만들고 알리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인식되기를 바란다. 문화를 파는 수제맥주 브랜드. ‘커피=스타벅스’처럼 ‘수제맥주=더부스’가 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인사이트코리아> 독자들에게 한 말씀.

“많은 사람들이 행복과 재미를 추구한다. 관심과 재미가 있다면 무엇이든 작고 꾸준하게 시작해 보시라.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면 일단 에어비앤비부터 시작해서 숙박업을 경험해 보라. 최소한의 리스크를 가지고 꾸준히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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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윤 더부스 대표(30)

한영 외국어 고등학교 졸업
대전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내이플 한의원 부원장
더부스 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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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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